무언가에 대한 잔상/글

신념화 교육-단체 활동에는 도움이 돼겠지만 독창성, 예술성에는 독이다

hhbin2 2010. 4. 11. 13:04

신념화 교육-단체 활동에는 도움이 돼겠지만 독창적 예술적 감각은 말살해 버리지 않을까..

 

신념화 교육을 받았다.
예전에도 세일즈기법 교육 또는 다단계식 판매 교육을 받아보면 그 당시에는 모든것이 자신
있게 잘될거란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그렇지만 세상의 풍파를 겪으면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신기루 같은 것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좀 생소한 신념화 교육이란
신경-언어체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언어, 사고, 습관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참가자
들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 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항목을 보면 신념화 교육을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격한 움직임을 준비하는 체조훈련
자기혁신훈련, 행동력 강화훈련, 훈련평가및 피드백, 발표력 훈련, 자심감 훈련등이 있다.
백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동하기에는 좀 비좁아 보이는 공간에 집합을 하고 교관을 소개 받
았다. 교관은 특전대 출신의 여자분이었는데 특히나 놀란것은 조교로 온 젊은 남성분의 시범
이었다. 큰행동과 뒤따르는 뱃속의 기운을 밖으로 토해내는 듯한 격한 외침은 우리들을 놀라
움과 두려움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쓰벌 저런걸 쪽팔리게 어떻게 따라해 라는 탄식이 머리속을 울렸다.
그러나 어찌하랴 ..여행을 온것도 아니고 더욱이 내마음대로는 할수 없는 회사 차원의 단체 훈련
이 아닌가..그러니 튀는 반항적 행동을 할수는 없는것이 아닌가...
나혼자 뒤쳐지는것은 괜찮겠지만 한사람이 뚫리면 우리 모두가 뚫린다는 조직력 빌딩 강화
훈련이 아닌가 ..체질상 하기 싫지만 ..옆동료를 위해 최선을 다할수밖에 없지 않는가..
우선적으로 혈압, 관절등이 안좋은 분들은 다른 조로 편성을 했다.
아~얼마나 힘이든 훈련이길래...
조편성이 마쳐진 다음 옆 옥상으로 가 체조대형으로 벌렸다 다시 모이는 훈련을 실시했다.
얼마간임에도 불구하고 두다리가 저려 온다.
다시 실내로 자리를 옮긴후 드디어 본격적인 신념화 교육이 실시 됐다.
여성 교관이 피끓는 창을 하는듯한 내뿜는 목소리와 두다리가 공중을 나르고 두팔은 절도
있게 앞으로 내 뻗어진다.
한동작씩 따라서 실시하니 몇동작 안돼서 목이 간질간질 기침이 나고 ..숨이 벅차 오른다.
마치 백미터를 전력질주 하고 난듯 하다.
연속동작으로 10여개의 표어...목표지향점등을 외치니 완전 기진 맥진이다.
모두 지친것을 눈치챈 교관에 의해 휴식시간이 주어지고 잠시후 조별로 평가의 시간이
있단다.
걱정이다. 어제의 본 헤드 플레이(bone head play)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혼자 왔습니다. 둘이 왔습니다. 셋이 왔습니다. 넷이 왔습니다. 셋이 왔습니다. 둘이 왔습니다.
혼자 왔습니다...를 하면서 둥글게 늘어선 조원들끼리 빠르게 숫자를 맞춰 일어섰다 앉는게임
이었는데...상대조와의 시합에서 승부가 안나..한바퀴가 갑자기 늘어나는 바람에..셋이 왔습니
다를 해야하는데 혼자왔습니다를 너무나 자신있게 외치고 말았었다.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하니..
부담감 백배다..혼자 머릿속으로 열심히 다른 분들과 보조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 신경이 무척
이나 쓰인다.
드디어 복도에나가 어느정도 서로간에 맞춘 실행력 동작과 구호를 외쳤다. 제법 일사불란하게
잘 맞았다.
점수발표는 우리조가 일등이었다.
당연히 다른 조들보다 일찍 집에 돌아갈수있는 특권이 주어졌다.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이것또한 신념화 교육의 효과중의 하나일까..
나는 이런 교육을 무척이나 싫어 한다. 소심한 A형 성격상 남 앞에서 더욱이 멋진
행동도 아니고 이런 해괴망측함을 보인다는건 도저히 용서가 될수 없는게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됐던간에 남에게 보여진다는 민망함이 잠시 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라진것 만은
확실했다..가슴이 무언가가 꽉찬 느낌이 드는건 자신감이라는 존재 때문일까...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오는 중에도 입은 다른 잡담을 하고 있었지만 머릿속 중앙에서는
구호가 외쳐지고 행동이 행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