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돌이와 1박2일의 여행-3
민박으로 돌아왔다.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남편보고 숯불을 피우라고 하고 나는 파채에 양념을 하고 밥솥에 밥을 앉혔다.
그리고 나서 투돌이 남편에게 다시 조개를 우선 구우라고 내주었다.
불판위에서 익어가며 입을 벌린 조개들을 꺼내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연한 바다맛이
온몸으로 전달돼어 온다.
아이들도 덩달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이번에는 태안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맛있는 삼겹살이라고 준 포크를 숯불에 굽기 시작했다.
노릇노릇 숯불향이 배어 있는 삼겹을 쌈위에 얹고 파채, 구운김치등으로 싸서 먹는 맛은
어느곳에서도 맛볼수 없는 일품이다.
내 투돌이 남편의 지론으로 쇠고기 보다 얕은 맛은 삼겹이 최고라는 주장에 백프로
동조는 안해도 이럴 경우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듯도 싶다.
우리 부부는 맥주 한잔씩 아이들은 오렌지 주스및 사이다를 마시며 흥을 돋웠다.
여흥에 춤과 노래가 빠지면 섭하다.
내가 먼저 소녀시대의 오를"오!오!오!오! 오빠를 사랑해.." 한곡 부르자..남편이 역시나 노래방 트로트
순위의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 열차에..."를 신나게 불렀다.
딸들은 선호도 1순위의 소녀시대의 노래와 동요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서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추어 춤까지 꼍들이니 가족끼리의 행복한 밤은 깊어만 갔다.
숯불이 다돼어 갈즘 남편에게 나무좀 해오라고 하자 어디서 잔가지만 몇개 주워와
후루룩 타버리고 만다. 그래도 캠프파이어 기분은 최고조다.
늦게 잠이 들즈음 나는 속이 뒤집혔다.
배가 뒤틀려 한참동안을 꼼짝을 못했다. 남편이 바닷가 슈퍼로 소화제를 사러 갔다가 이미
가게 문을 닫았다고 허탕을 치고 돌아올 즈음 나는 먹은것을 모두 확인 하는 절차를 마친뒤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과하다 싶으면 영락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두통, 배꼬임 이들을 징벌할 방도는 정녕
없는것인가..
다음날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보니 남편이 마당의 그릇을 거두어 설걷이를 하고 김치찌게
를 끓여 놨다. 이럴때는 그냥 신통 방통 이쁜 투돌이 그자체다.
하지만 김치 찌게는 어제 먹다만 숯불 삼겹을 넣어서 인지 탄내가 나는듯 했다.
아침 식사후 남편이 딸들과 홍합을 따러 간다고 바닷가로 가고 나는 집안을 대충 정리 했다.
남편에게서 전화가왔다. 지금 만조라 홍합을 딸수가 없단다.
그냥 바닷가에서 비석치기 놀이와 예쁜 옥돌 콘테스트 놀이를 하면서 놀다가 들어와 점심을
먹었다.
예전 같으면 오후 2~3시면 집으로 출발할 시간이다.
하지만 어제 내려올때의 막힘은 오늘 올라갈때의 교통 체증으로 이어질건 뻔한일이니
저녁까지 먹고 느지막히 출발을 하자고 결정을 했다.
민박집 대문 밖에 어릴적 하던 사방치기를 했다. 사각형, 삼각형을 그려놓고 넓적한 각자
의 돌을 던져 넣고 께금발을 뛰어 순환을 하며 가정먼저 모든 칸을 통과하면 돼는 게임이다.
깔깔대며 자빠지고 넘어지며 신나게 놀다가 큰딸이 일등, 남편이 이등을 해버리자 내가 파투를
내버리고 말았다. 나머지 시간은 바닷가와 파도 초등학교를 산책하고 돌아왔다.
저녁으로 깔끔한 된장찌게와 고등어 구이를 해서 먹고 7시 20분 집으로 출발을 했다.
서산시내까지는 순조로웠으나 삽교호 방조제는 정체 서행이다. 안중코스를 포기하고 평택
팽성을 통과 17번 고속국도를 타고 북수원에 도착 하니 10시가 넘었다.
아이들을 대충 씻기고 나니 11시가 한참 넘어 잠자리에 들수있었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모처럼 가족만의 조촐하고 즐거운 1박 2일의 활력 충전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