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 대한 단상
건강검진에 대한 단상(斷想)
오늘 일년에 한번 받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매년 행사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젊었을때는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러던것이 일년일년 나이가 먹어갈수록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기는건 아마도
주변인들 중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짐을 직시하게 돼면서
부터라고 할수있다.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집사람과 수원 시청 근처의 건강 검진 센터에 들어
섰을때 대기 의자에 들어찬 사람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리 사람이 많은데 언제 다하나..
전부들 정기검사 받으러들 왔구만..
자동차들처럼...정기검사를..
더 사용해도 상관이 없는지...최소한의 수리를 받아야 하는지..
폐차를 해야 할지..도 결정을 해야 한다.
사람도 자동차와 신세가 같다는 상념이 머리속을 헤집고 들어와 혼자서 싱겁게
웃고 말았다.
초음파 검사를 받기위한 지리한 기다림 끝에 모든 과정이 끝나고 다시 대기의자에
앉아 집사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또다시 기다림에 지쳐 검진센터 여기저기를 헤메며 집사람을 찾아 봤다.
..어디에도 집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브레이크 다운이라는 커트러셀 주연의 1997년 영화가 떠오른다.
"여행중에 차가 고장나자 대형컨테이너에 부인을 먼저 태워보내지만 아내는 물론
운전수 조차 찾을수 없다. 그때부터 아내를 찾기위한 커트러셀의 사투가 벌어
진다."는 내용이다.
나두 병원 곳곳을 헤메며 아내를 찾아야 하나.. 싸움도 잘 못하는데 어쩔까나..
이럴줄 알았으면..평상시에 에어백 역활을 하는 배를 식스팩으로 만들껄..
하며 싱거운 상상력을 동원하고 있을때 집사람이 내시경실 문을 열고 현실
속으로 걸어 들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