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대한 잔상/글

바람귀신이 맺어준 커플-2

hhbin2 2010. 11. 8. 16:14

바람귀신이 맺어준 커플

 

지미가 근무하는 부서는 이십여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민원처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료들이 7시경 퇴근을 하지만 한명식 돌아가면서

밤 10시까지 대기를 해야 했다.
지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미 : 하필이면 오늘같은날 대기순번이 걸릴께 뭐람...
그러면서 히터의 세기를 최강으로 돌렸다.
히터를 틀면 온몸에 들었던 냉기가 금새 빠져 나가는게 당연 한일이지만 오늘은 좀처럼 추위
가 사그라 들지 않는다.
그리고 웃으며 넘어간 바람귀신이라는 단어가 자꾸 머리속을 맴돌고 있었다.
어려서도 할머니의 도깨비 방망이 이야기가 무서워 이블을 뒤집어 써야만 했던 그녀였다.

 

저녁 7시가 넘어서면서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을 하고 지미 혼자 대기를 하고 있었다.
8시경까지는 각 지점에서 들어오는 민원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9시가 다가 오면서 걸려오는 전화도 뜸해지고 한숨을 돌릴수 있었다.
지미 : 아 이제 한숨 돌리고 편안하게 내가 좋아하는 이승기 노래나 들어 볼까나..
그러면서 이어폰을 귀에 꼽고 흥얼 거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이승기 노래에 빠져 있던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너무나 급하게 일어서는 바람에 의자가 뒤로 넘어가고 말았다.
그리곤 그녀는 비명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 창가를 바라 보고 있었다.
창문으로 부터는 냉기가 쏟아져 들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어두운 창너머  한복판엔 붉은 빛을 내는 두개의 점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사냥감을 노려보는듯 그녀를 쏘아 보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지미 : 으아...으아..으아...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려는 그녀가 엎어진 의자에 걸려 넘어지고 이어폰줄에 걸려 있던
PC와 모니터가 앞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선우가 사무실로 뛰어 들어 온건 바로 그 순간 이었다.

 

다음날 오후 지미의 동료들은 수원의료원으로 지미를 병문안 가고 있었다.
이소연은 오늘 아침에 있던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어제밤에 지미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고 아침에 출근을 해 난장판이 된
사무실을 보고 한번 더 놀랐다.
사무실안은 컴퓨터와 모니터 그리고 낙엽이 뒤엉켜 있었다.
한참 동안 사무실을 청소하고 정리를 한후에야 일을 시작 할수가 있었다.


경비아저씨 : 어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선우씨가 마침 잊어버리고 간 서류 가지러
되돌아 오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했어요."


병원에 도착해 호실을 물어 보았으나 면회가 안된다고 했다.
환자의 상태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담당의사가 말을 했다고 한다.
잠시후 어제 저녁부터 병실에 같이 있던 선우가 밖으로 나왔다.
선우 : 지미씨가 정신적 충격이 커서 인지 아직도 이상한 소리만 하고 계세요.
소연 : 뭐라고 하는데요..
선우 : 창가에 ...창가에...붉은 눈이..붉은 눈이 라는 말만 반복 하고 있어요.
이소연은 그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소연이 이곳 사무실로 옮겨오기전 들은 기분나쁜 소문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다름사람들이 기분 나빠할까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섬득한
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