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경우
어머님의 경우
나의 어머님은 본인의 몸을 많이 아끼시는 편이시다.
나이가 드시면서 조그만 이상이 있어도 병원을 자주 들르신다.
그러니 안방 농서랍에는 약봉지가 수푹히 쌓여 있다.
게다가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과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지키신다.
예를들면 약을 식사후 30분 이내 드시라고 했다면 그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버렸을 경우 작은 소동이 일어날 정도다.
물론 그런점을 자식된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는 딱히 없었다.
늙어 몸이 아파 자식 신세를 안지기 위해서라면 어찌 반대하겠는가..
그런데 말이다. 말도 안돼는 경우가 발생했다.
안성의 소도시에서 작은 병원들을 다니시면서 약으로 버티신분이 한달전
만해도 전혀 알지못하다가 갑자기 폐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았으니 참으로
허망하다 할뿐이다.
감기기운이 있다고 약을 자주 드셨고 가슴이 좀 결리신다고 하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으셔 왔는데...
작년 10월경부터 쉰목소리가 나더니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몰론 일반 내과
에서 감기약을 조제 받아 복용을 했음에도 증상에 차도가 별무였다.
집사람이 이비인후과를 가보시라고 했다.
그 병원에서 큰병원가서 뇌검사를 해보라고 했다.
수원으로 올라오셔 아주대 병원을 외래 방문 했다.
다행히 뇌는 이상이 없고 이비인후과에서 약물로 마비된 성대를 치료해
어느정도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우리는 안심을 하고 어머님을 안성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몇일뒤 어머님과 같이 계신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머님이 입맛이 없다고
식사도 못하시고 가슴이 결리신다고 해서 안성 의료원에가서 가슴 사진을 찍으
셨는데 이상소견으로 CT를 찍어봐야 한다고 했다.
집사람이 목소리 치료때문에 아주대 병원에도 가셔야 하니 일단 수원으로 오시라고
했다. 수원의료원 CT 결과는 폐암 말기같으니 큰병원으로 가라는것이었다.
토, 일요일을 긴장속에 보내고 월요일 아주대 병원으로 갔다.
병실이 없으니 응급실로 들어 가란다.
집사람과 어머님이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지새고 나서야 응급병동의 병실로 들어
갔다. 전문의의 말은 폐암 말기시고 치료시기를 놓친데다 항암 치료를 해야 하는데
노인양반이시라 체력적으로 버티시질 못하시니 체력적인 보강이나 해드리면서 모
셔야 한단다. 6개월정도를 볼수 있단다.
내가 의사에게 볼멘 소리를 했다. 그동안 엑스레이를 한두번 찍어 본것도 아닌데
아무 이상소견이 없다 갑자기 말기라니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께냐고..
의사말은 자기같은 폐암 전문가라도 CT를 찍어 보지 않고는 판별 할수 없으며
목소리에 이상이 생긴 경우는 3기나 4기에 해당 된단다.
암중에 조기발견하기가 가장 어려운게 폐암이라는 말이다.
고여있는 물과 조직검사를 위한 시술을 한후 오늘 결과가 나온다고 했는데...
고여있는 물에서는 음성결과가 나왔다니...실낫같은 희망이 있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