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을 울리는 그녀의 이상형
변죽을 울리는 그녀의 이상형
그녀의 사무실에는 언제 부터인가 구두닦이 아저씨가 드나 들고 있었다.
그녀 어릴적 동네 어귀에서 듣던 "구두딱어~"하는 익숙한 문장 때문인지 그
아저씨의 인상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리곤 뜸금 없이 변죽을 울리는 것 같은 인상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뜻은 그저 히죽히죽 웃는듯 하면서 무슨 소리를 해도 화를 잘 내지 않고
처음과 끝이 같은 높낮이 일거 같다는 기분에서 사용 한 단어였다.
나중에 국어 사전을 찾아 보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의 생각과 실제의 뜻사이
에 괴리가 컸음을 인정 해야 했다.
(변죽을 울리다 -> 비로 집어 말을 하지 않고 둘러서 말을 하다.)
언젠가는 구두 수선을 맡기고 나서 수선비가 비싸다고 깎아 달라고 했으나
아저씨는 그저 심플하게 변죽을 울리며 " 그러면 안되야" 라고 한마디 했다.
그녀가 다시 돈이 지금 오천원 밖에 없다고 말하자 "그러면 안돼는데.."
하면서도 히죽히죽 웃는듯 보이는 인상에 얼굴이 붉어 보여서 인지 언제나 술한
잔 한거 같고...바지는 곤색, 상의는 회색 계통의 점퍼 차림의 구두딲어 아저씨는
솔직단백, 심플한 문장 몇단어를 구사하곤 그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 야~ 그래도 딲어 아저씨 Cool한데..."
그런 아저씨가 몇달간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그 쿨한 아저씨보다 젊어 보이거나
한 분은 몇번 왔었지만 말이다.
지긋한 비만 오던 여름 휴가 철이 끝나갈 무렵에 또다시 쿨한 딲어 아저씨가 나
타났다. 비척비쳑, 히죽히죽, 술한잔, 곤색, 심플한 언어 습관 등의 말을 떠올리게
하면서...
쿨한 아저씨가 사라진뒤 그녀가 말했다. "난 저런 타입이 좋아..."
"나중에 회사 그만두면 저아저씨 밑으로 들어가서 일할까봐..."
그말을 듣고 누군가 말했다. "처음엔 딲을 구두를 모아 오는 영업을 해야 하는데
못한다고 혼날수도 있을텐데..."
그러자 그녀가 대꾸했다. "혹시 알어 그러다 러브가 싹트게 될지...호호호"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게 진심인지 우스개 농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
게 되었다.
호탕한듯 하면서도 아사무사한 포카페이스 때문이리라...
진심인지는 그녀가 십년뒤 쿨한 아저씨와 같이 구두를 딲고 있다면 사실이 되는것
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