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대한 잔상/글
하루만의 가을
hhbin2
2011. 9. 19. 13:24
하루만에 다가온 가을
비가 흐적흐적 내리는 오후..
우산을 쓰고 서호천가로 나섰다.
궂은 날씨로 인해 폐기해 버린 여름 바닷가의 추억을
뒤로한후 많은 날들의 어색한 햇살이 가을날을 실종시켜 버렸다.
그러하게 시작된 늦여름의 이상기후는 문득, 하루밤새 사라지고
오늘, 시원한 바람이 나부겼다.
얕은 다리 사이로 오늘따라 맑아 보이는 물아래 물고기
몇마리가 숨으려 하고 있다.
그들도 별안간의 차가움에 놀랐는지 활동성이 줄어 있다.
한참을 멍하니 물속을 바라다 보다 다리에 힘을주며 일어서 서호천
상류로 걷기 시작했다.
물가 버드나무의 빛갈은 누르스름한 색조를 띄기 시작했고..
가을을 노래하는 억새는 어린 벼의 연한 쭉정이를 흩뿌린듯 하다.
몇방울씩 산개하는 비..
맑아 보이는 물속으로 흐르는 물고기들..
키를 넘는 바랜 버드나무..
물주변으로 피어나기 시작한 억새..
흐린 탓에 더욱 또렷해지다 피로한 눈에 파스텔톤으로 옅어져
가는 아~ 이좋은 가을, 그리고 고즈넉함은 인간의 감성을 심히
자극하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