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순은 오늘도 신창행 전동 열차에 몸을 실고 있다.
긴 가뭄끝에 어제 비가 내려서 인지 오늘까지 전동차안은 한산 하기만 하다.
빈좌석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지만 유언순은 계속 서서 가면서 그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올 초만 해도 코로나사태로 병점역 아침 6시 35분 전동열차는 빈좌석이 너무 많아서 좋은 좌석을 
골라서 앉을 수 있었다.

(여기서 좋은 좌석이라는건 옆에 앉는 사람이 몸집이 있어도 같이 어께가 부딪힐일이 없고 쩍벌남으로
부터도 나의 고유영역을 지킬수 있으며 아침부터 대책없이 졸아 머리방아하는 사람으로 부터도 어느정도
안정감을 갖을수 있는 100% 반디지(bondage)가 아닌 50% 프리덤(freedom)의 7인석 좌우끝을 말한다.
물론 혹가다 6좌석의 열차를 만나면 그날은 100% 프리덤의 아주 쾌적하게 출근을 할수 있지만 말이다.)

그러던것이 코로나가 완화되고 학생들의 입학과 개학 시즌이 되면서 전동차 한량에서 빈좌석이 2~3개로
줄면서 병점에서 승차 인원이 많을 경우엔 되도록 앞줄에 서있다 빠르게 올라 빈좌석을 선점하는 경쟁에
나서야 했다.
그후 5월들어 코로나가 실내 마스크외의 제한이 거의 다 풀리자 병점에서 승차한후엔 바로 앉을수 없는 
현실에 맞닥뜨릴수 밖에 없었다.
이럴경우 비상대책으론 문옆 모퉁이에 편히 기대 가기 보다는 사람들 앞에 서있다가 좌석의 변동폭이 큰
오산대역에서 매의 눈으로 내리는 사람을 캐치해 그자리를 잽싸게 차지하는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끌어온 유언순이 내면에 대해 강하게 말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혼잡스러워 졌음에도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외에 부가적으로 승객의 수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사유
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물론 월요일의 경우에는 언제나 좌석이 비좁습니다. 그건 주말에 서울등 본가로 갔다 원룸이 아닌 직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봉급쟁이들과 대학생들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주중에도 고무줄과 같이 탑승인원에 변동이 있는건 왜 일까요?
그건 아마도 아침 전동차 안을 보면 답이 보일 겁니다.
신발을 유심히 보면 안전화를 신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실 겁니다. 물론 신경 쓰지 않아도 안전모와 신호수
복장을 한 사람도 보이지만 말입니다.
이사람들은 비가오거나 화물차운송파업등으로 공사현장에 작업이 없을 경우는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경우 공강이 많은 날이거나..요즘처럼 과별로 엠티를 갔을경우 아니면 학교 건립일 등에는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치밀하지는 않지만 간단히 전동차 승객이 대부분 많지만 어느날 갑자기 고무줄이 오무러 들듯이
주는경우에 대해 말씀드려 봤습니다."

유언순 그녀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리에 앉기위하여 위의 모든 상황을 고려한 작전을 동원했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꾸준히 서서 가기 시작 했습니다.
이제 그녀가 왜 서서 가는지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그녀의 키는 160센티미터 몸무게는 70킬로 그램입니다.
여기서 보듯이 그녀는 몸집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그렇듯 유언순도 다이어트를 여러가지 해봤습니다.
포도다이어트가 유행 할때는 포도를 씨채로 몇송이씩 먹다가 변비에 걸려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구요.
고기다이어트가 좋다고 할때는 돼지 살고기는 싫어서 소고기만 사먹다가 월급 차압이 들어올뻔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말도 안되는 엉덩이로 이름쓰기등 유투브 코미디 내용까지 해봤지만 조금 빠지는듯하다 다시 살이 붙곤 해서 다이어트를 거의 포기 했었습니다.
그러던 유언순이 직장을 수원에서 평택으로 옮기면서 부터 다이어트에 다시 목을 매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전동차를 출퇴근에 이용하면서 유언순이 좌석에 앉으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좌석으로 옮겨가며 노골적으로 그녀를 기피하기 시작 했습니다.
처음 몇번은 그러려니 했지만 째려보며 피해가는 사람들의 눈총속에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시작 됐습니다.
그녀가 애마로 출퇴근하기 위한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던중
유언순의 눈에 웹서핑의 정보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것은 특별히 돈을 들이는것이 아닌 일상 생활방식을 약간 변경하면 다이어트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정보는 이러했습니다.
TV 볼 때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앉지 말고 똑바로 앉아서 보기
할인점에서 바구니 이용하기
지하철에서 서 있기
움직이면서 전화 통화하기
자녀와 몸으로 즐기는 활동하기
리모콘 없애기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기
집안일 할 때 신나는 음악 틀어놓기
서서 대화 나누기
서서 빨래 개기

물론 이것들만 가지고 획기적으로 다이어트가 되진 않겠지만 꾸준한 운동, 식이요법과 병행을 하면서
유언순의 몸무게는 한달만에 4킬로 그램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유언순은 빈자리가 있어도 전철에서 앉기를 거부하고 앉아도 옆사람이 다른곳으로 피해가지 않을 좋은 날을 맞기 위하여 서서 가기를 꾸준히 실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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