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시 통닭거리에 있는 이자수의 통닭집은 오늘도 파리를 날리고 있다.
이자수는 10년간 다니던 횬다 자동자 세일즈맨을 적성에 맞지 않아 퇴직하고 남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통닭집을 운영하기 위해 퇴직금과 은행 빛을 얻어 명성좋은 통닭거리에 기세 좋게 음식점을 개업했었다.
하지만 때맞춰 발병한 코로나로 인하여 배달위주로 영업을 변경 했음에도 직원 월급과 은행이자는 커녕
가게 월세까지 몇달씩 밀리고 있었다.
이자수는 오늘도 가게 안에서 쓴 깡소주를 마시며  "세상에 저런일이"를 보고 있다.
TV속에서는 조상님이 꿈속에 나타나 알려준 로또 번호로 123억에 당첨되어 세금을 떼고도 83억의 실수령액을 받았다는 중년의 아저씨가 얼굴에 벌집을 하고 나와 신나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자수는 세상에나..남들 조상은 저렇게 후손을 위해 노력들을 하는데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뭐하고 계신거냐며 씨부렁 거리고 있다.

이자수의 아버지 이춘식은 3년전에 심장마비로 쓸어져 70의 나이에 저승으로 왔다.
하지만 그가 태어날때의 수명은 92세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직도 19년을 이승에서 떠돌아야 한다.
이자수가 아버지를 위해 천도재라도 지내주면 좋겠지만 약식으로 해도 350만원 이상이라는 큰 비용을 지금의 아들이 부담할수는 없어 보였다.

한편 저승재판부에서는 이승이 발전함에 따라 인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정해진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이 이승을 떠도는 혼란을 줄이기 위하여 죽은 귀신 특별 정리 기간을 정하였다.
즉 특별히 거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식이 간소하게 천도재 형식을 빌어 기도해주면 저승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빠르게 극락 또는 지옥으로 가게 해주는 퀵 서비스를 개설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중 10명을 추첨하여 정성을 다해준 이승에 있는 후손들에게 로또 1등 번호를 알려 줄수 있는 조상 덕 기회 또한 마련 하였다.
이러한 방을 숙지한 이춘식이 아들 이자수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데 3년동안 이승을 배회하여 기력이 많이 소진한 그로서는 매일 술에 쩔어 졸고 있는 이자수의 꿈속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여러궁리를 하던 이춘식은 수운시 외곽에 위치한 해월신당을 운영중인 무당 춘화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아들이 이런 내용을 알고 천도재를 지내 줬으면 하고 만약에 춘화가 도와줘 아들이 로또 일등에 당첨된다면 당첨금을 반반씩 나눠 가질수 있을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다음날 오후 통닭집을 찾은 춘화는 장사 준비는 커녕 술에 취해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는 이자수를 보고 그대로 나가 근처 약국에서 깬다술 10포를 사서 반강제로 자수의 입속에 털어 넣었다.
한시간이 지난후 약효가 있었던지 정신이 돌아온 자수가 당신이 누군데 나를 죽일려고 이많은 걸 먹이냐고
투덜거렸다.
춘화가 투털거리는 자수의 입을 틀어 막아 버리고 아버지 이춘식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자수는 그동안 안 도와준다고 불평만 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데 감동해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춘화는 이자수를 도와 아버지의 천도재를 부족함 없이 지내 드리게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시고 있는 저승재판부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연줄이 좋은 장군신을 불러 앞으로는 더 잘모실테니 저승재판부에 손을써 이춘식이 조상 덕 서비스에 당첨 되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그후 로또는 한달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고 그 금액은 600억이 넘어 있었다.
동내 로또 판매점을 자신감 있게 밀고 들어간 이자수는 아버지가 알려준대로 1게임 1000원어치만 적었다.
그주 토요일 오후 8시에 로또 일등번호가 발표 됐고 일등 당첨자는 정확하게 10명이 나왔다

세금을 제하고도 이자수는 40억원을 받았다.
현금을 좋아하는 그는 모든걸 오만원권으로 받아 여행용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새 돈냄새에 눈이 먼 그는 춘화와 반반 나눠야 한다는 약속을 어기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뒤늦게 이사실을 안 춘화는 노발대발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시고 있는 장군신을 다시 불러 내었다.

그시간 이춘식은 기분좋게 저승 재판정에서 판결을 받기위해 줄을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승에 살아 있을 동안 특별히 나쁜짓을 한것도 없고 해서 지옥으로 갈 이유는 없을거라며 은근히 극락으로 갈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때 시커먼 옷을 입은 험상굿은 저승사자 2명이 이춘식을 찾고 있었다.
자신을 빠르게 극락으로 보내주나보다 하고 기대에 부푼 춘식이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들은 춘식을 거칠게 다뤘다. 
너에 대한 모든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며 춘식을 다시 삼도천 밖으로 던져 버렸다.

십년뒤 알콜중독이된 이자수의 어께 위에는 아직도 이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춘식이 올라 타 있다.
이자수는 도박등으로 모든 돈을 잃고 카지노 근방에서 구걸로 살아 가고 있었다.
이춘식은 무당춘화의 장군신 분노로 죽었으면서도 저승에는 발도 들여 놓치 못하고 이승을 떠돌고 있었다.
오늘도 위태롭게 차도를 걷고 있는 자수의 어깨 위에서 춘식은 아들의 목숨을 지켜기 위하여 갖은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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