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날씨가 화창해 졌다.
겨울에 왠 화창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한 열흘간 겨울을 느끼게 하는
추위가 있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대충 입맛으로 해결하고 나니 시간이 12시 6분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곧있으면 이사올 아파트까지 한번 걸어 보는것이었다.
일부러 골목길을 선택해 연꽃마을까지 도착해 시간을 보니 12시 17분이다.
신호를 무시하고 간것을 감안한다면 넉넉 잡고 한 15분 정도면 도보로 가능한
거리다.
아파트를 올려다 보니 내가 얼마간 살아야 할곳이라서 인지 앞에 경찰서, 소방서
등 층수가 낮은 건물 덕분에 다른건물과 확연하게 다른 많은 일조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두번째 와본것이지만 이곳이 너무 좋다.
옆 상가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이 북적이고 있다.
안성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안성은 내가 태어난 곳이지만 왠지 모르게 뜨내기 같이 살아온곳이다.
나의 성격 탓도 있겠지만 정이 이상하게 많이 들지를 못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생활을 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속에서부터
올라와 내 머리를 따뜻하게 덮혀 주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이곳으로 이사오기까지 우리 가족에게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처음 둘러 보러 왔을때는 아파트 물량도 없었을 뿐더러 가격도 격차가 너무
심해서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두번째는 집사람이 인터넷과 전화로 어느정도 정보를수집한 상태에서 와서인지
두번째로 둘러본 지금의 아파트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안성 아파트 파는 문제를
간과 하고 덜컥 가계약을 하고 말았다.
안성에 돌아오고 나서야 아파트를 전세 또는 팔것이냐를 고민을 하고 부동산등에
내놓았다. 처음에는 금방 작자가 나설것이라고 장담하던 부동산이 난색을
표하기 시작하면서 집사람은 머리를 싸매기 시작했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속에 없는 소리를 해서 집사람 마음을 더 속상하게 한적도
있었다. " 우리가 너무 서둘렀어.. 팔것두 미리 생각 해야 했는데.."
다른 부동산을 전전긍긍 돌아다니며 얼마냐 됐냐고 물어 보는 그분들에게
일주일 됐다고 하자...웃고 만다..기간이 너무 촉박 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급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했던가...집사람은 아파트 현관에 가위를 매달아 놓았다.
그 덕분인지 전세를 얻겠다는 분이 와서 가계약금으로 백만원을 입금 시켰다.
그러나 다음날 부동산에서 온 소식은 돈을 구하기 어려워 계약을 지키키 어렵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면서 백만원을 돌려 줬으면 한다고 했다.
부동산 말로는 그돈은 안돌려줘도 상관 없는 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돈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남의 가슴을 상하게 만들까..집사람이 부동산이
고생 했으니 십만원 주고 나머지는 돌려 줬다고 했다.
그리고 몇일후 교차로에 낸 기사를 보고 전화가 왔다.
집을 팔기로 계약했다.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제일 심했을 집사람과 아이들에게도 미안하
다고 말하고 싶다.
어느날 집에가 저녁을 먹는데..막내가 하는말..
아빠만 일찍일어나서 출퇴근 고생하면 되는데 왜 온가족을 힘들게 하냐고 해서 몹시 놀랐다.
너희 교육도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둘러 대긴 했지만 괜히 속이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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