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밸리의 여름휴가...눈앞의 아이돌(엠블랙) 오빠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돼고 모두들 더위를 피해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야 할 때이다.
우리 가족은 좀 이른편이지만 아빠회사에서 마련해준 오크빌리지로 피서를 다녀오기로
돼어 있다.
7월 23일 출발일이다.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 하더니 아침에는 천둥번개까지 동반 하였다.
학교나 친척 언니들을 보면 부모님과 같이 떠나는 여행에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부모님, 여동생과 같이 떠나는 여행이 좋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같이 다니는 걸 싫어 한다는건 절대로 아니다. 학교에서 하는 걸스카우트
행사에 마음이 들뜨고 기분이 좋은걸 보면 나는 충분히 사교적이라고 생각 한다.
수원으로 이사온지 얼마 돼지 않아 집에서 동생과 어울리다 티격 태격 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십년된 늙은 트라제가 불쌍하게 폭우속을 뚫고 안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동차 나이로 십년이면 노안이 올만도 한데다...비가 억수같이 퍼부으니..1시간여면 족할 거리를
두어시간이 걸려서야 도착했다. 


안성에서 할머니와 큰아빠를 모시고 다시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로를 거쳐 문막 IC를 빠져
나왔다.
다행히도 그사이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다.
오크밸리로 향하는 길을 도중에 몇번 물어 봐가며 도착했다.
요즘같은 세상에 길을 물어 보는 사람이 있냐고...길치들을 위한 문명의 이기인 네비게이션이
있는데...여기서 나는 아직도 아빠의 속내를 알수가 없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신이 길치인것은 무시하고 엄마가 길안내를 잘못했다고 다투기를 여러번
하면서도 네비를 왜 마련 하지 않는건지...그것도 TV 홈쇼핑을 보면서 묵언의 압력을 가하는
엄마의 핍박에도 굳굳히 버티며 말이다.
아마도 소심한A형에 ...돈이 아까워서가 아닐까 짐작을 해본다.
아빠 본인은 절대로 그게 아니고...일년에 몇번 안다니는데 그것 때문에 네비라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무수히 주장을 하지만 설득력은 별로 없어 보이니 말이다.
구불 구불한 산언덕길을 통과해 들어선 오크 밸리는 잘가꿔진 골프장과 정원 한가운데 덩그러니
슈퍼가 있는C동과 수영장이 있는 D동이 놓여 있다.
알뜰한 엄마는 안내에서 수영장 50% 할인권을 한장만 더 달라고 말하였지만 냉정하고 깨끗한 정장
차림의 그 아저씨는 한칼에 거절을 하였다. "이건 저희가 드리는게 아니라 회사에서 드리는 거라
저희가 마음대로 해드릴수가 없습니다." 나는 약간 창피한 생각이 들었지만..쫀쫀한 아빠와 사시는
엄마를 이해하기로 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