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모시기에 대한 모라토리움이라도 선언하고 싶다.
이번의 추석은 연휴기간이 다른해 보다 상당히 긴편이다.
무엇을 하며보낼수 있을까..
물론 으뜸으로 혼자서 고생하며 추석준비를 해야 하는 집사람을 도와 주야만 한다..
(설거지, 시장 같이 봐주기, 마늘 빻기, 꼬막 까기, 청소하기)
우리집은 설명절이면 막내작은 아버지 내외분과 어머니, 형님 이렇게 4분만 오시는데도
설거지를 하다 보면 그릇이 너무 많다. 반찬이 싱겁다며 간장이 없다고 어린애처럼 투정을
부리시는 어머님이 설거지거리를 늘리는거로 생각돼어 짜증스러울정도다
이러니 명절에 여자들이 힘이 들다는 말이
나올수 밖에 없겠다. 왜 4분만 오는가를 설명해보면
형님은 결혼을 안했고...어머님은 연로하시고..둘째 작은 아버님은 멀리 남쪽으로
이사를 가셔서 오기 힘들고...막내 작은 아버님댁에서는 가끔 오셔서 설거지 정도 도와주시던
작은 어머님은 발을 다쳐서 그나마 도와 달라고 할수도 없고... 도움이 될만한 나와 같은
세대인 사촌들은 결혼해서 첫해에만 오고 그다음 부터는 전부 나몰라라 이핑계 저핑계로
오지 않으니 참 내 입장에서는 집사람 얼굴 볼 면목이 없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조상모시기에 대해 왜 관심들이 없냐고 다그치거나 명절의 의미를
가르친다는건 오히려 역효과만을 불러 일으킬것이다. 왜냐고...그들 부모인 작은 아버지들
조차 말씀을 안하시는건지 아니면 권고를 했으나 그들이 받아 들이지 않는건지..알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둘째 작은 아버님댁의 불운으로 인해서 그네들이 오고 싶어도 올수 없는 면도있어
보이지만...그렇다고 막내작은 아버님댁 처럼 사촌댁이 간호사라 올수 없다라는 핑계는
너무나 진부하다. 그저 오기 귀찮고 처가집으로 가는게 편하다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야기
를 해주면 오히려 편하겠다.
이렇게 전통적인 유교적 기반에 자리한 일년에 두번 있는 명절 친지간의 모임이 모래알
처럼 산산히 부서져 버린다면...너무나도 소원함의 후유증으로 길가다가 사촌간에 멱살잡이해서
경찰서에서 만나 전후 사정을 알고 허탈해 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이럴 바에는 조상모시기에 대한 모라토리움이라도 선언하고픈 심정이 굴뚝같다.
'무언가에 대한 잔상 >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덱스터 시즌2-흥미롭긴 한데 독백이 약간 지루하다 (0) | 2010.09.24 |
---|---|
긴 추석연휴기간에는 일드, 미드 몰아 보기가 딱이다. (0) | 2010.09.22 |
피라냐-여자가슴과 씨뻘건 호수물외에 남는게 없다 (0) | 2010.09.21 |
이끼-정확한 설명이 없는 부분이 있지만 흥미로웠다. (0) | 2010.09.21 |
소라닌-뭔가 할수 있을거란 막연함과 현실의 괴리 (0) | 2010.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