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그로부터 수십년후 약골, 강골 호랑이 이야기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이야기가 있은지 수십년후 이곳은 경기도 안성..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교통의 요충지로 이곳의 장터는 유명하였다.
파는 물건이 서울보다 두세가지는 더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오늘도 상돌이는 어머니가 만든 떡을 안성 장터에 내다 팔기위해 베티
고개를 터덜터덜 걸어 넘어가고 있었다.
아직 시월이지만 때이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온몸이 떨려 온다.
초입에 들어 서자 포졸들이 늘어서 바가지로 약재를 오솔길에 뿌려 대고 있었다.
요즘 진천쪽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안성으로 전염병이 넘어오는것을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여기 저기 생석회가루를 뿌려 대고 있는것이다.
상돌 " 포졸 나리들 고생 많으십니다."
포졸 " 그러게 말이여...날도 추운데 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그려.."
포졸 " 돼지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베티 꼭대기에 호랑이가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자네도 조심해야 할거야."
포졸 이야기를 들으니 상돌은 그렇치 않아도 추워 오그라든 몸이 더욱 움츠러
들었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장사를 안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돌은 안성장에서 좌판을 열고 떡사세요를 열심히 외쳐 댔다.
그덕분인지 가지고간 떡중 한상자만 빼고 전부를 팔수 있었다.
상돌 " 인심좋은 최첨지 어르신을 만나 후한 값에 떡을 거의 다 팔았으니
       오늘은 기분이 아주 좋네 그려"
가져간 떡이 거의 다 팔리자 기분이 좋아진 상돌은 오후내내 주막에서 막걸리를
거나하게 걸친후 베티고개를 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어둑어둑한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반대편 길의 나뭇꾼이 걱정
스런말을 건네온다.
나뭇꾼 " 이보게 젊은이 왠만하면 날도 저물었으니 내일 가지 그러는가..베티 꼭
         대기에 호랑이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 한마라도 아닌 두마리 씩
         이나 ..그래서 한낮이 아니면 인기척이 뚝끊어 진다는데.."
상돌 " 저도 그러고 싶은데 진천 집에 늙은신 어머님이 걱정하고계실거 같아 넘어
       갈수 밖에 없습니다. 그려.."
상돌 자신도 걱정이 안돼는건 아니지만 술을 한잔 걸쳐 배포가 커져 있었다.
한참을 비척 거리며 올라서자 베티 꼭대기가 가까워졌다.
날은 이미 칠흑같이 어두워 지고 찬바람이 매섭게 불기 시작했다.
찬바람을 막기위해 걷옷을 부여잡는 순간 숲속으로 부터 시커먼 물체가 튀어
나왔다.
상돌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움찔 뒤로 몇발자국 물러섰다.
시퍼런 불빛을 뚝뚝 떨구던 중송아지 만한 물체가 다가 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호랑이 였다.
호랑이 " 어이 인간...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상돌 " 저저저...정말인가요..떡하나만 드리면 저는 무사 할수 있는건가요"
호랑이 " 어이 어이..그건 네가 하기 나름이지.. 나두 뭐 인간한테 떡이나
       얻어 먹으며 살고 싶지는 않아..그런데 요즘 이근방의 돼지며 소,
       오리, 닭등이 남아 나는것 없이 전염병이 돌아 모두 땅속에 묻혀 버리는
       바람에 먹을 것이 없어...그러니 이렇게 이근방을 지난는 인간들에게
       떡이라도 얻어 먹으며 이 어려운 시기를 벗어 나는 수밖에는 없는게지..
       만약에 떡도 안가진 인간이라면 그러곤 싶지 않지만 잡아 먹을수 밖에
       는 없어...우리도 살아야 하니까.."
상돌은 팔다가 남은 떡 한상자를 열어 인절미 몇개를 꺼내 호랑이에게 건네 주
면서 말했다.
상돌 " 호랑이님 제가 가진 떡은 이게 다니...이것만 드시고 저는 제발 용서를
       해주세요. 집에서 저만 기다리고 계시는 어머님이 계십니다."
호랑이가 인절미 몇개를 먹은후 상돌에가 다가와 얼굴을 들이 밀며 말했다.
호랑이 " 인간아 너의 효심이 기특한듯 싶고 인절미도 맛이 있어서 이번 한번만
         은 특별히 자비를 베풀테니 어서 여기서 사라져라.."
상돌은 걸음아 나살려라를 외치며 산중턱을 한참을 내달리다 지쳐 앉아 쉬고
있었다.
상돌 " 아 정말 오늘은 천지신명이 나를 도왔구나" 하면서 안도의 숨을 쉬는
순간 또다시 숲속에서 아까보다 약간 더큰 덩치의 호랑이가 튀어 나왔다.
상돌은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약골호랑이 "야..인간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상돌은 나간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상돌 "호랑이님 방금전 떡을 드려서 저에게 자비를 베푸신다고 하시고 다시
      저를 잡으시는건 너무하시는거 아닌가요..."
호랑이가 피식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말을 했다.
약골호랑이 "야 자식아 아까 그분은 베티고개에 새롭게 부임한 신흥강호 강골 호랑
            이님이고 나는 약골호랑이님이야...너..내가 힘없는 약골이라고 해서
            나를 웃습게 보는거냐..."
상돌 "네 그럼 이 베티고개에 호랑이님이 두분이시라는 건가요.."
약골 호랑이 "맞아..아쉽지만 내가 술을 많이 먹다 보니 몸이 많이 약해져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니 대한강골호랑이 협회로 부터 현직에서 짤리고
             강골호랑이가 이곳에 부임 돼어 온거지.."
상돌은 떡상자에서 남은 인절미를 꺼내 약골 호랑이에게 건네 주었다.
약골 호랑이 "인간 떡 더 없냐...나두 강골 호랑이에게 뇌물을 받쳐야 이곳에서
            연명을 할수 있는데..."
상돌 "더는 없습니다. 아까 강골 호랑이님에게 드리고 남은건 이게 다라서요.."
약골 호랑이 "그래 ...그럼 어쩔수 없군 내배는 인간 너를 잡아 먹어 채우고..
            이떡은 떡을 좋아하는 강골 호랑이에게 갔다 받쳐서 이곳에서 하루라도
            더 버텨야 겠다."
상돌 "호랑이님 제발 집에는 저만 기다리시는 늙은 어머님이 계십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 주세요"
약골 호랑이 " 불쌍한 인간..안됐지만 내가 이곳에서 살아 남을려면 어쩔수 없다.           
              어흥~"
그 후로 베티 고개를 넘는 사람들은 반드시 세상자의 떡을 준비 해갔다고 한다.
하나는 강골 호랑이에게 받칠 떡과 또하나는 약골 호랑이가 먹을 떡,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약골 호랑이가 강골 호랑이에게 뇌물로 받칠 떡 상자였다고 한다. 
사람들사이에는 강골 호랑이가 갈수록 게으름에 빠져 약골 호랑이가 가져다 주는
떡만 먹고사느라 인간들만 더욱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문이 안성 바닥에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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