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강원도 횡성 마옥저수지에서는 식인 물고기가 나타나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열대어종인 피라니아가 우리나라에서 자연 서식할수는 없고 누군가 키우다 몰래 버렸을것으로 추정되었다.
당국에서 추가 개체를 확인하기 위하여 저수지 물을 모두 배수 했으나 다행히 번식은 하지 못한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사건후 피라니아를 수입하거나 국내로 가지고 오려면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했다. 
피라니아가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이자수는 천안 왕초 초등학교 학생이다.
그는 천안역 서부광장측에 새로 신축된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다른 아이들과는 색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공부방 한쪽 벽면에는 수족관들이 있고 그곳에는 피라니아 마뉴엘리종과 페루블랙이 각각 헤엄치고 있었다.
피라니아를 공식적으로 구매하는것은 불가능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공공연하게 수입하거나 분양한다는 안내문구가 많이 올라와 있다.
이자수 역시 명절에 받은 용돈을 모아 그들을 구입하게 되었다.
피라니아는 정말 멋진 어종이다. 눈매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공포감을 불러오는 이빨은 남성미를 뽑내는 사나이라면 한눈에 반하고 말것이라고 이자수는 생각했다.

오늘도 이자수 소년은 방의 모든 불을 소등한채로 수족관의 블루라이트에 의존하여 붉으스름한 비늘에 은빛 몸통으로 뻗어 있는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에 반해 최면에 걸린듯 힘풀린 눈으로 피라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소년은 문뜩 피라니아가 정말로 사람의 살을 좋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소년은 책상옆에 있던 커터칼을 들어 왼손 검지에 살짝 자국을 낸후 수족관 커버를 벗기고 그안으로 손을 쑥밀어 넣었다. 
검지로부터 절정의 순간을 지나 힘없이 나부끼는 장미꽃잎처럼 검붉은 한장의 피가 수족관속으로 퍼져 나갔다.
그순간 페루블랙의 눈동자가 희번득하더니 날카로운 이빨로 소년의 검지를 사정없이 물어 뜯었다.
으악~하는 비명소리를 듣고 그의 아버지가 방으로 뛰어 들어와 손가락에 붙어 있는 피라니아를 뜯어 수족관으로 던져 버렸다.
병원을 다녀온 후 왼손 손가락에 두꺼운 붕대를 감은 이자수는 피라냐를 통에 담아 천안천으로 나왔다.
그의 아버지로 부터 당장에 피라니아를 없애 버리라는 말을 들었으나 차마 죽일수는 없어 냇가에 방생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천안천을 따라 운동하는 사람들의 편리성을 위해 횡으로 연결되는 다리 밑은 깊이가 있어 피라니아가 당장 죽지는 않을거라고 그는 생각하고 놓아 주었다.

7년후 이자수는 건장한 대학생이 되어 있었고 아침을 천안천을 따라 천안역에서 일봉산만수사까지의 조깅으로 시작했다.
그런던 어느날 사람들이 냇가 옆에 놀란 모습으로 모여 있었다. 그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 바라보니 새의 깃털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오리의 몸체엔 선명한 이빨자국과 그로인한 핏자국이 선명했다.
사람들은 주변에 들개가 많으므로 그들이 그랬을 거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이후 겨울철 냇가를 따라 많이 보이던 오리가 점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몇일후 이자수가 참여하고 있는 천안천을 사랑하는 모임의 사람들은 모여서 들개가가 오리를 모두 잡아 
먹은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그대로 반영하여 2명씩 조를 짜서 심야시간대 냇가를 순찰 하기로 하였다.
새벽 2시 랜턴을 든 이자수와 그의 동료가 냇가를 순찰하고 있었다. 
천천히 걷고 있는 그들이 봉명교 앞에 다다랐을때 거무스름한 형태의 물체가 쓰러져 있고 찌이찍거리는 기괴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랜턴을 비추자 사람이 쓰러져 있고 그의 목을 물어 뜯고 있는 거대한 이빨의 둥근물체가  흰눈을 희번덕 거리고 있었다.
이자수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주변에 있던 막대기를 집어 들어 그 물체를 한대 후려 치자 찌이익 소리를 
지르며 물속으로 뛰어 사라지고 말았다.
그다음날 경찰이 출동하여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봉명역에 자주 보이는 노숙자로 밝혀 졌다.
그의 주변에 솥단지와 나무가지가 쌓여 있던것으로 미루어 보면 배고픔에 천안천 들개를 잡아 고아 먹으려다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 이었다.
그 다음날 천사모 사람들은 이자수의 강력한  의견으로 투망질을 하였고 채집한 물고기들 중에 잉어 이지만 이빨이  피라니아를 닮은 작은 치어들이 많이 섞여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자수가 이 치어 샘플들의 유전적 분석을 위하여 대학 동기가 있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 의뢰한 결과 잉어와  피라냐의 혼종이라는 결과가 밝혀졌다.
그후 천사모에 의한 천안천 정화작업이라는 이름하에 남모르게 행해진 대대적인 혼종 제거작업을 통하여 많은 카피라 (carp+piranha=capira)가 사라 졌다. 하지만 이자수의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었다.
그날밤 사람을 물어 뜯던 카피라는 그 크기가 120cm를 넘는것으로 추상 되기 때문이었다.
이자수는 지속적으로 경찰에 대형 카피라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 했으나 경찰은 그럴수가 없다며 그의 의견을 묵살했고 노숙자는 추운겨울 들개를 잡으려다 물려 사고를 당한것으로 처리 한후 대대적인 들개 체포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자수와 천사모사람들은 대형카피라를 잡기위하여 삼지창을 여러개 만들어 천안천 주변을 순찰 하기로 했으나 경찰로부터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사유로 불허 되었다. 
하는수 없이 이자수와 천사모는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새벽시간대에 카피라 제거작업을 하기로 하고 밤 12시에 모여 각 다리 밑 주변을 살펴 보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봉명교 첫번째 교각밑에 큰 구멍이 있는것을 발견하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대형 카피라를 물 밖으로 꺼내는데 성공 하였다.
삼지창에 상처를 받은 카피라가 죽은줄 알고 들어서 살펴보던 이자수가 갑자기 발작하듯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든 카피라에게 목을 물리고 말았다.
사람들이 급하게 카피라를 떼어 냈으나 그의 목에서는 검붉은 피가 흘러 나왔고 병원에 입원한지 3일만에
이자수는 급성 폐열증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은 이자수가 경찰의 의견을 무시하고 카피라라는 근거없는 괴생명체를 잡는다는 명분하에 한밤중에
천안천을 배회하다 넘어졌고 그로인한 상처로 사망했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천사모 사람들을 상대로 다시는 카피라라는 망상된 공포감을 조장하면 모두 엄벌에 처할것이라는
공문을 발송 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천안천에 흔한 잉어들이 이자수가 방생한 피라니아와 유전적인 결합으로 괴생명체인 카피라가 탄생하였고 그 모체인 대형카피라가 필연적인 이자수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수는 없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천안천을 따라 운동을 하고 있고 그 물밑에는 제거되지 않은 카피라가 부활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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