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번째 시설업 근무지는 수원역에서 가까운 센트럴타운 3단지로 17개동 1,019세대로 제법 규모가 있는 아파트 였으며 첫번째로 진정한 의미의 과장 업무를 시작한곳이었다.
관리비 부과를 위하여 원격검침 자료를 다운로드 가공하여 전산 Xperp에 입력하는 방법조차 몰랐던 내가
관리과장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것을 극복하는데는 전 직장동료로 같은길을 가고 있는 임돈모선배님의 도움이 아주 컸다.
그곳에서 1년여를 동대표회의에 참석하는등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한 실력이 배양될 즈음
센트럴타운 3단지의 업무적 폐단이 지겨워 지기 시작했다.
현회장과 반대파 세력간의 기나긴 법정 다툼은 관리소 업무를 힘들게 했으며 일부 동대표들의 튀는 업무간섭은 도를 넘고 있었다.
특히 행정감사(정안식)라는 자는 전에 아파트 관리과장 경험이 있다고 하면서 어째서 부과내역서 사용량이
소숫점 3자리 이하까지 일치 하지 않냐고 따지기 일수 였고 일반 회사에서도 걸고 넘어 지지 않는 매월 공동구간의 전기사용량 증감분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요구해 왔다.
통상적인 범위에서는 통합적인 사용량의 파악은 가능하나 세부적인것은 계량기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거짓말로 하지 않는 이상 분석 자체가 불가능 하니 형식의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하니 동대표회의 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하는것인지 아니면 관리사무소를 영원한 을로 생각하는 것인지 큰 목소리로 강압적인 태도를 반복적으로 취했다.
(이자는 나중에 안것이지만 청소분야 재입찰시 전업체 부장의 폭로로 뇌물을 받은것이 밝혀져 다른 동대표
들에게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러한 강압과 아파트에서는 전혀 불필요해 보이는 과중한 행정 업무는 나를 힘들게 했고 1년을 채운뒤 다른곳으로 옮기기로 결심을 하였다.
사표를 쓰고 마직막 동대표 회의 참석후 전임회장의 몰락으로 선임된 신임 회장에게 인사차 잘 배우고 간다고 했더니 일만 배우고 가냐고 반문을 하더라..ㅎㅎㅎ

그후 3번째로 간 호매실의 삼익3차 아파트는 700세대로 지역난방 시설이 없어 관리가 훨씬 쉬우리라는
일반화 논리를 깨고 낡은 각종 설비로 잘못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농후 했다.
발전기는 연료계통에 문제가 있어 연료에 물이 섞이고 있어 언제 멈출지 모르고 유압변압기는 노후화로 여름철 과부하시 폭발의 위험성이 있었으며 지하주차장은 폭우시 배수 시설이 낡아 전기실등 주요 시설이 침수될 위험성이 상존해 있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배수로에 별도의 수중 펌프를 임시로 설치해 작동시켰으나 그기동이 기전실 요원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감전의 위험이 있었다.
또한 인터폰 시설이 낡아 전체 세대를 대상으로 교체 해야 했으며 아파트 구역내에 있는 한전 고압 변전시설의 건물외 이전이 필요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소방 주펌프는 작동 불능 상태로 이를 방치하고 있는것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수 있었다.
그러한 문제점들 중에서 가장 큰것은 동대표회의에서 수리를 위한 큰비용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근근히 관리소직원들의 임시방편으로 버티고 있다는것이었다.
그러다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을 관리소가 떠안게 될것이었다.

시설업 근무지가 내가 있을곳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고질이 되기 전에 가장 빠르게 전직하는게 최고의 선택
이라는 이분야 명언에 따라 2주일 만에 다른 후보자에게 인수인계하고 4번째 관리소로 옮겨 간곳이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였다.
여소장이 있는곳으로 내인상이 좋다고 토요일 전임자로 부터 인수인계 받고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그곳은 기존의 아파트가 아닌 신개념의 주거 공간으로 서울에서 이사해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대수는 268세대로 층이 4층 이하이고 동이 많은 광교산 자락의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입주자들의 시각에서 였고 관리소 직원들에게는 좋은 정보는 절대 아니었다.
아파트와 달리 지하 시설물 공간은 동마다 위치가 다르고 드넓었다.
처음 입사하여 지하 저류조에 들어간날 고장난 방류펌프를 수리하고 나오다 미로같은 공간에 갇히고 말았다.
핸드폰을 보니 통화 불가 지역이었다. 
어둡고 퀘퀘하고 기분이 불쾌하고 무서운 지하공간에서 한시간여를 헤메다 간신히 탈출 할수 있었다.
그후 모든 공간을 들어갈때는 퇴로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노끈을 끌고 들어갔다.
아마도 전임자는 분명히 이런 공간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을듯 싶다. 
그러던중 봄철이 오자 테라스하우스에 걸맞게 광활한 조경시설에 잡초가 무성해 졌다.
하지만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관리소에서 자체적으로 잡초를 제거하기에는 작업자수가 너무 부족했다.
그곳 관리사무소 직원은 소장, 과장, 경리, 교대주임 2명, 청소아주머니 3명, 외곽청소원 1명, 보안 4명등
13명 정도 였다.
여기서 13명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고 할것이다.
하지만 보안반장이 법률 운운하며 보안원을 다른 업무에 투입하면 불법이라고 강변하자 보안이 예초
작업에서 제외되었고 청소아주머니는 남자가 아니라 열외, 외곽청소원은 자기 고유업무하기도 벅차고
소장은 여자라 제외, 경리는 민원전화로 제외한후 교대비번자 마저 빼고 나면 잡초제거 및 예초 작업에 투입 될수 있는 인원은 과장(나)과 기전주임 딱 2명 이었다.
그러니 과장은 한달 가까이를 잡초제거만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것이다. (교대기전주임은 2일에 1번만
작업을 한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여소장(임현자)에게 용병 할머니들을 투입하여 진행 하지 않으면 잡초제거는 거의 불가능함을 설득하여 2일에 걸쳐 외부인원을 투입하기로 하였다.
버스로 투입된 20명정도의 인원이 하루를 작업하자 50%정도의 잡초가 제거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입주자 대표 회장에게 혼날것이 걱정이 된 여소장이
용병투입을 하루로 끝내 버린 것이다.
입주민을 위한 추석전까지 잡초 제거 작업은 어찌할것인가?
결국 예초기를 짊어메고 과장(나)과 기전실 직원이 도맡아 할수 밖에 없다 그것도 추석까지 2주를 땡볕에...
게다가 문제가 편의점 2+1식으로 발생 했다.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이 과장(나)한테 관리동에 있는 소나무 조경수에 본보기로 설치한 투광기를 본 입주민의 반응이 열화와 같으니 투광등을 추석전까지 전동에 설치하라는 특명이 떨어 진것이다. 
예초기를 돌리며 여소장에게 회장님의 특명대로 투광등을 설치 하려면 잡초제거 작업을 할수 없으니
그사정을 회장에게 말해달라고 하자 여소장의 표정이 바뀌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여자하고 싸우기도 뭐하고 해서 사표를 쓰겠다고 하자 그때부터 미안한지 낫한자루 들고 예초작업에
따라 다니기 시작했다.
생 고생끝에 예초작업을 끝내고 ...투광등 설치도 최소한으로 마친후 사표를 내고 돈으로 주지 않는다는
연차를 사용하기로 하고 같이 있으면 불상사가 날것 같아 가능하면 전기실등에 점검을 많이 나가자 대놓고 사무실에 앉아 있지 않는다고 경리 핑계를 대며 생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그럴거면 내일이라도 나갈테니 연차를 돈으로 달라고 내가 말하자 그렇게는 할수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며
업무방해로 경찰을 부르겠단다.
나는 노동법에 해박한 보안 반장과 상의를 한후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내가 고용노동부를 찾아가겠다고 하자 여소장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연차휴가외에 추가로 내일부터 그냥 푹쉬다 나가란다.
관리업, 시설업에 종사하는 직원중에는 여자소장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이는 여자소장들이 별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로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을 한다.
나는 이 한가지의 사례를 가지고 일반화 하는데 동의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리업 시설업에는 정말
특이점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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