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1. 업타이:깐깐이 중년 아줌마, Uptight
2. 페잇리:족장 전직은행장, Patriarch
3. 키퍼:관리인, Keeper
4. 매니저:과장, Manager
5. 북키핑:경리, Bookkeeping
6. 가아드:보안, Guard

관리사무소에 있다 보면 11월쯤 고민에 빠지게 되어 있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명확하게 설치하라고 하면 좋겠지만 그쪽도 양쪽으로 갈라져 논쟁을 이어가기는
마찮가지다.
한쪽은 겨울 테라스 하우스의 밤을 멋지게 빛내줄수 있는 조명이 필요하다는 쪽과 쓸데 없는데 돈을 
들일 필요가 있냐는 쪽이 명확하게 갈라진다.
설사 트리 조명을 설치하자는 쪽으로 기울어 진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어느정도를 할것인가를 가지고
또 논쟁이 벌어지기 일수였다.
전문업체에 맡겨 사슴모양등을 갖추고 가지각색의 총칼라의 트리구조체를 세운곳 아파트가 몇군데
있기는 하지만 그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도 쉽사리 결정 짓기 어렵다.
그렇게 보름여를 설왕설래만 하더니 마침내 페잇리가 결단을 내렸다.
페잇리:이봐요 키퍼 내가 유성우하고 그물등 트리전구를 인터넷에서 중국제 싼것으로 사다 줄테니
설치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하도록 해요
키퍼:(잘보이기 위해 허리를 굽신거리며)네 족장님 위치는 정해지는 대로 족장님께 상의 드리 겠습니다.
옆에 있던 매니저와 엔지니어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하고 있었고 사다주는 트리를 어느곳에 설치할것인
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매니저:키퍼님 정문에서 주차장 들어가기 까지의 길양측 관목에는 그물등을 설치하고요 정문 가운데
있는 느티나무에는 유성우 트리를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키퍼: 아 그래요 그럼 족장님께 상의 해 보겠습니다.
몇일뒤 유성우 트리 3개의 세트와 그물등세트 10개가 관리사무소로 배달 되었고 그 영수증은 족장이
북키핑에게 전달하여 관리소 비용으로 처리 되었다.
이제 부터 매니저는 전원을 어디서 끌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느티나무 유성우 트리는 바로 옆에 있는 가로등에서 전원을 인입하고 양측 도로중 좌측은 역시 가로
등에서 우측은 주차장 조명에서 설치하기로 하고 풀박스와 누전차단기 그리고 옥외용 전선을 구매
하였다.
매니저가 뺀질이 기사 립과 전원을 설치하는데 거의 혼자 하는것과 진배 없다.
립은 전기에 전자도 모르는 엔지니어 이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2~3일이 지나 저녁 시간대 가로등에 전원이 들어오자 트리도 불이 켜지고 빤짝거리기
시작 했다. 수량이 부족해 보이지만 나름 운치 있는 따듯한 연한 주황불빛 이었다.
이때 업타이가 나타나 한마디 했다.
업타이:에이 이게 뭐야 트리를 꾸밀려면 좀더 멋지고 풍성하게 하지 볼품 없는데..
매니저:업타이님 이거 족장님이 사다주시고 이렇게 설치하라고 해서 한겁니다.
감당하실수 있으시겠어요.
업타이:(얼굴색이 변하며) 오 그래요..그럼 이정도면 됐어요 돈도 아끼고 경치도 어느정도 살리고
호호호...
매니저:(속으로 간신쟁이라고 생각하며) 그러시죠..ㅎㅎㅎ
몇일뒤 키퍼의 생각에도 트리수량이 너무 부족해 보였는지 유성우 트리를 몇개 더 사와서 정문앞
가로수에도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려 왔다.
매니저가 그쪽은 전원을 끌고가기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월요일 출근을
해보니 익스피 엔지니어가 3개의 가로수에 사다리를 놓고 트리를 설치해 놓았다.
전원은 정문 구조물에 들어가는 인입선에서 따와서 설치를 했다.
그렇게 그해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별탈 없이 족장의 카리스마에 찍어 눌린 입주민들이 말없이 지나
갔다.
그다음해 기존 매니저가 일의 배분 문제로 키퍼와 불화가 있어 사직서를 낸후 새로운 매니저가 왔다.
올해는 멋진 트리를 꾸며 보자는 의견들이 나오자 뉴 매니저는 잘보이기 위해 트리 설치 업체에 
멋진 구조의 견적서를 받아 실행하고자 결제를 신청 했으나 그 비용이 몇백에 이르다 보니
퇴짜를 맞고 말았다.
몇일간 고민에 빠졌던 뉴매니저는 전매니저가 인수인계를 하러 오는날 본인도 그만 두겠다고
말을 하고 퇴사를 하고 말았다.
자신이 처음와서 의욕적으로 한 일의 진행이 어렵게 되자 낙담을 하고 그만둔것이라고 엔지니어들
은 떠들었지만 어찌 꼭 그것 뿐이랴 이곳 테라스 하우스 관리소 일의 진행 구조가 하는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 방식임을 눈치채고 관둘거면 3개월 이전에 다른곳으로 가는게 현명하다는 이바닥의
진리를 잘알고 있었을 뿐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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