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1. 업타이:.깐깐이 중년 아줌마. Uptight.
2. 페잇리:.족장 전직은행장. Patriarch.
3. 키퍼:.관리인. Keeper.
4. 매니저:.과장. Manager.
5. 익스피:.노련한기사. Experienced engineer.

광교산 자락의 테라스하우스는 12개동 4층으로 그 범위가 꽤나 넓다.
외부에서보는 범위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정도로 광활하니 설비시설등으로 가득찬 지하 내부는
더욱 복잡하다.
대부분의 아파트의 경우는 한동의 지하 시설을 보면 다른 동도 대동소이해서 이해하기 쉬운 편이나
이곳 테라스의 경우는 각 설비들의 위치가 동마다 천차만별인 미로같은곳 여기저기에 위치해 있어 
그것을 익혀 긴급시 대처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매니저가 이곳 테라스에 온지 얼마 안된상태에서 자동제어 감시반에 1동 지하 빗물저류조 펌프에
고수위 경보가 발생하였다.
한동안 각동의 전원분전반, 수도, 온수, 난방, 조경수, 분수대 배관의 SW등의 위치를 파악하여
수첩에 기록하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그 미로를 혼자서 선듯가기가 망설여 졌다.
경보를 몇일간 방치하던 어느날 굳은 결심을 하고 1동 지하에 가보기로 하였다.
1동 세대 복도 맞은편 피트로 통하는 작은 문으로 들어서자 조명이 약해 어두 컴컴하고 인테리어가
안된 콘크리트 벽이 눈에 들어온다.
천정의 설비용 배관 밑으로 걸어가자 2층 높이의 지하로 내려가는 쇠기둥 수직 계단이 나타난다.
사다리를 손과 발로 잡고 한참을 내려가자 여기저기 바닥에 물이 고여 있고 누수로인하여
방수액을 주입한곳에서 누런 거품모양이 나와 있어 흡사 에어리언의 둥지에 온듯 하다.
어두운 조명하에서 미로같은 곳을 한참을 가니 빗물저류조 배수펌프 분전반이 나왔다.
마그네틱 스위치를 리셋 하고 다시 투입해도 여전히 오류가 발생하여 정상 작동이 안된다.
하는수 없이 그옆으로 시커멓고 넓은 빗물 저류조로 내려가는 또다른 쇠기둥 수직 계단으로 내려갔다.
어두운 물속에서 괴물이 튀어 나올거 같다. 혼자 실수로 저류조에 빠진다면 자신의 죽음을 알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란 공포감이 몰려 온다.
랜턴을 켜 배수펌프를 살펴보는데 누군가 펌프를 저류조에서 꺼내 놓았다.
그러니 배수가 안돼 고수위 경보가 발생한것으로 보인다.
힘겹게 배수펌프를 틀에 맞춰 저류조 물속으로 넣고 오뚜기를 정상상태로 만들고 수직계단을 
올라와 분전반을 리셋하니 정상으로 돌아왔다.
한숨을 돌리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방향감각이 하나도 없다.
핸드폰을 꺼내 보니 통화 불능 상태다.
하는수 없이 불이 있는 쪽으로 계속 걸어가니 누런 거품같은 건축재 폼으로 천장이 덮혀 있고
허리를 반쯤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
아 이곳은 아니다. 하여 다시 되돌아 나왔으나 도대체 출구가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30여분을 헤메다 보니 진땀이 나고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매니저는 내가 왜 이런곳을 혼자 들어왔을까를 원망하며 한참을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러다 정신을 한참 가다듬고 몇번을 더 헤맨다음 처음의 수직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올수 있었다.
주차장을 걸어가면서 환한 광명이 이리 반갑기는 처음이었다.
매니저가 빗물저류조 지하에서 한참을 헤맸다는 소식을 들은 키퍼는 다시는 혼자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뭔가를 모르는 소리다.
기사가 휴가상태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설 책임자인 매니저가 혼자여도 가볼수밖에 없는게 아닌가
그렇다고 키퍼나 가아드 보고 가자고 하면 이핑계 저핑계로 협조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아니던가
그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익스피가 지하미로를 들어갈땐 노끈을 끌고 들어가는 방법을 제안 하였고
지금도 1동 지하 빗물저류조에는 노끈이 바닥에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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