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봉명동 정애식당의 냉동삼겹살의 고소한 맛
점심먹고 휴식시간에 김수현작사 조영남작곡의 지금을 듣고 있다가
문득 어제저녁에 먹은 정애식당의 냉동 삼겹살이 떠올랐다.
삼겹살 이야기를 하기전에 조영남이라는분은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많은 미움을 사기는 했지만
노래하나는 정말 잘한다.
오래간만에 삼겹살회식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네분이나 되었다.
그래서 많이 먹어도 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정애식당의 위치는 봉명로 우체국 옆에 있다.
식당으로 들어서는데 구조가 좀 특이하다 싶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니 홀이 있고 냉장고 옆으로 다시 내려가는 계단으로
테이블이 3개 있는 1.5층이 나온다.
우리의 인원이 10여명이니 이곳이 딱이다.
식당의 주력메뉴는 스페인산 냉동삼겹살이니 머뭇거릴필요는 없다.
나뭇잎 모양의 불판은 고기의 기름이 밑으로 잘빠지고 기름이 빠지기 전에
고춧가루를 쏙뺀 김치가 볶아지고 있는데 삼겹살과 곁들여 먹으면 맛갈난다.
고기굽는 자리를 서로 양보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다행히도 젊은분이 그자리를 차지 했다.
그 젊은이가 적당한 화력으로 휘리릭 한번으로 많은양의 삼겹을 구워내는
신통력을 발휘하니 남은 분들은 그저 입에 넣기가 바쁘다.
최종적으론 남은 삼겹을 잘게 쪼사가지고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데 그게 또한 일품이다.
이런게 진정한 삼겹의 맛이며 그래서 우리가 이를 좋아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맛난 삼겹의 이야기라면 남은 이야기는 재미없는 나의 독소가 배어 있는 가십일것이다.
나는 술을 잘마시지 못한다.
아니 잘마시고 싶지만 힘들어 못먹는다.
하지만 나의 이런말을 믿지않고 내가 어느분야를 차별해서 술을 먹었다가 안먹었다가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뭐라고 그런 디스크리머네이션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사태의 원천적 요인에는 나하고 같은 분야에 있으면서 내가 술한잔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걸
본 사람이 자꾸만 내가 술을 잘마신다고 떠벌린것이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그 첫째를 차지할것이다.
술을 못마시지만 그 처한 상황이 마시는척이라도 해야만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생성될때가 있다.
그때는 어쩔수 없이 한모금 입에 알콜을 물면 얼굴이 금새 붉어지고 그런후론 적당한 페인트모션으로
분위기를 맞출 뿐이다.
술을 잘마시는 사람들은 못마시는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이해한다면 비틀린 시각으로 몰아가지는 않겠지
분위기를 맞춰야만 하는 모임에서는 힘들게 그러겠지만 안그러고 편하게 음료수를 즐길수 있는
식사자리에서까지 그럴필요가 있을까 가뜩이나 힘들게 사는 세상에서
그사람들에게 변명같이 술마신고 나서의 내몸의 상태라던가 건강진단서까지 시시콜콜하게
까발려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얼얼한 마음에 이른 귀가를 서두른다.
천안역사에 들어서자 전동차가 바로 출발해 놓치고 말았다.
그다음은 신창에서 오는 급행전동차다.
헐 이시간에도 객실안에 남는 좌석이 없다
수원까지 서서 강인한 나의 다리에 의존해서 간다.
화서역에서 정차하는 전동차로 갈아타고 문앞에 서있는데
뒤에서 노인전동휠체어가 방향을 잡는게 유리너머로 보였다.
어차피 문이 열리는 틈사이로는 전동휠체어가 내릴수 없으니 내가 먼저 내리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서있는데 수원역에서부터 몸을 못가누고 비틀대던 중년남성이 노인좌석에 앉아서 나에게
큰소리를 친다. 전동휠체어가 내린다고 하면서 왜 안비켜 주냐는 식으로 투덜거린다.
얼굴을 돌려 째려보면서 저도 내립니다.하고 차갑게 말했다.
속에서는 니가 홍반장이냐..왠 오지랍이냐고 한소리 하고 싶었지만 꾸욱 눌러 참았다.
삼겹살은 좋았지만 일진또한 사나운 하루가 되어 가고 있었다.
정애식당의 삼겹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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