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에게

오늘 회사에서 잠시 시간이 나서 웹서핑을 하다 "남편에게 보내는 아내의 마음 편지"란
책소개를 봤다(지은이 황경연)
소개 내용중에

"'주부'는 모든 식구에게 영원히 갚을 길 없는 빚진 죄인입니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놀다가 무릎이 깨져도 도대체 집에서 하는 일이 뭐기에 아이가 이 모양이냐고 따집니다.
아이가 성적이 떨어졌다든지, 친구들과 어울려 귀가가 늦어지면 도대체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들을 어떻게 가르쳤기에 이 모양이냐고 호통을 칩니다.
주부가 참다 참다 하루 이틀 몸져눕기라도 하면 '집에서 뭐 한 게 있다고 아프냐?'고
한마디 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곧 비수가 되어 주부의 가슴팍에 꽂혀 좀 빠지지 않습니다.
아침이면 남편과 자식들은 집안 곳곳에 뱀 허물 벗듯 훌렁훌렁 옷들을 벗어놓고 뛰어나갑니다.
 아내와 엄마인 주부는 짜증을 받아내는 바구니입니다. 이것저것 구분 없이 집어던져진
짜증을 가득안고 종일 삭히느라 가슴이 아립니다."

 

이부분을 보고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아내를 떠오리며 내가 잘못해서
아내가 아픈건 아닌지 뜻모를 죄의식이 몰려 옵니다.

 

아내가 몸이 안좋아 병원 가는걸 당연한걸로 알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것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수술날짜가 잡히니...갑자기 정신이 번쩍 나는게.. 괜히 눈물이 나네요.. 몸약한 아내가
괜찮을지...


아내 건강 회복에 도움될지도 모른다면 두서없는 고백성사라도 해야 하지 않을 지...

 

나이먹어 처음 아내를 알았을때는 정말 예쁜 나의 아톰 이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에 들어 거의 매일 만나다 시피 하고 같이 살면 너무 좋을거 같아
무드 없이 "왠만 하면 같이 삽시다" 했던거 같습니다.
신문 방송을 보면 요즘 남녀들은 프로포즈를 할때 그야말로 뻑쩍지근 하게 한다던데..
가끔 아내가 정말 멋도 없이 했어 하는 말에 가슴이 찔립니다.

 

그렇게 결혼해 살면서 크고 작은 잘못(?)으로 아내를 맘 고생을 많이 시켰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건..

큰애 낳고 얼마 안됐을때 남편이라는 사람이 몸관리를 제대로 못해 어린애 업고 서울병원으로
종종걸음으로 따라 다니며 그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하였습니다. 얼마나 맘이 상했을까요.

그리고 회사 사람과의 주먹 다짐으로 회사를 다니네 못다니네 할때 아내의 마음은 얼마나
속상 했을까요...거기다 병원에 입원한 상대방에게 작은애 업고 큰애 손잡고 병문안까지
가고..여린 몸으로 고생이 정말 심했을겁니다.


이래서 아내가 지금 아픈건 아닌지...눈물로 뼈저리게 반성 합니다.

또.. 영업으로 발령이 난후 혼자 강건하게 일을 처결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애기처럼
푸념만 늘어 놨습니다.
아내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가장을 보고 얼마나 마음을 조렸을 까요..

 

그리고 최근들어 복에겨워 짜증 내지 않아도 될것들을 가지고 화를 내고 말도 안한 경우도
반성 해야 겠네요... 허리 아픈 장모님이 몸아픈 아내를 생각해 집에와서 저녁 먹고 가라고
했는데 아내가 차로 태우러 오지 않는다고 삐져서 괜스리 트집잡아 또한 아내를
마음 아프게 했습니다.

 

이밖에도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겠지요..이런한 여러가지가 누적돼서 아내 몸에 이상이 생긴건
아닌지...후회를 하며...아내가 다시 건강한 몸으로 회복 되면 너무나 좋겠습니다.

정말 미안해요...여보야 ..지킬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건강해지면 ..정말 잘해줄께..
우리 행복하고 건강하게 함께 살아요..
그리고 꼬오옥 늙어서도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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