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하고 지저분한 이야기 하나.

 

술먹을 일이 생기면 걱정이 앞서는 H씨..
적당히 먹었을때는 상관이 없으나 정량을 벗어나는 경우는
아래배가 꼬여서 걸음조차 잘 걸을 수 없게 된다는..
오늘도 회식이 잡혀있다.
그것도 거부할수 없는 상위 부서와의 단합차원의 술자리다.
다행히 메뉴가 싫어 하는 삼겹살이 아닌 해물탕으로 정해진건
무척이나 다행한 일이다.
상견례가 끝나고 해물탕으로 먼저 속을 어느정도 채우고 있는데
전복이 분명 4개가 있는걸 봤고 서빙아가씨가 2조각으로 자르는
것까지 확인을 했는데..6개만 있고 2조각이 행방불명이다.
G "나는 두조각 다 먹었다"
J "나두..."
H,L "우리는 뭐냐고요..국자로 다 뒤져도 왜 없냐구요.."
    "아가씨 혹시 전복을 끓이면 녹아 버리기도 하나요?"
서빙 "예~ 그런 경우는 없는데요.."
H,L "도대체 어디로 간거냐구요.. 알수없는 미스테리라구요.."
G,J "우리는 결단코 두개씩만 먹었어요.."
....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자리를 돌아가면 서로 술잔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떠들석하다.
J "이럴때 몸 축안나게 요령껏 먹는건 쭈욱 제자리에 앉아서 컨디션
조절 하다가 다른사람들이 거의 다 돌아 맛이 갈때가 돼서 돌면
간단히 끝낼수 있어요.."
H "야아~ 정답이네요.."
한참더 그자리에서 오래도록 앉아있다.
틈을 봐서 돌기 시작 했다.
그러면서 상위부서 직원들과 술잔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무사히
마치고 술 컨디션도 적정해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내자리로 다시 돌아오자 여성분들이 몰려와서는..
폭탄주를 먹이고.. 러브샷을 시키고 ..핸폰으로 찍고..
소주를 연달아 먹다보니 H씨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돼어 갔다.
벽에 글씨가 군데군데 안보이기 시작했다.
증상이 이럴 정도면 더 먹으면 완전히 맛이 가는 단계로 H씨는 가방
을 챙겨 방을 나와서 복도 계단에서 가방을 안고 한숨을 잤다.
일어나보니 아무도 없다. 해물탕집을 나서니 수원역 가는 777번
버스가 왔다 비틀거리는 몸을 추스려 올라탔다.
수원역에서 신창가는 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없다. 술기운이 이제서
더 올라오는지 열이나고 속이 답답하고 다리는 힘이 없다.
세류역을 지나자 아래배가 꼬이고 걸음을 걸을수 없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가까스로 병점역에서 내려 2층 계단을 올라 가는데 그렇게
힘이 들게 계단을 올라간적이 없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실수를 할거
같아 살살 ...간신히 화장실에서 급한 볼일을 보고 나니 다리 힘이
더빠져 버렸다.
다시 전철을 타고 잠이 들어 버렸다.
깨어 보니 다행히 평택역을 지나치기 전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집사람보고 차몰고 좀 나오라고 하고 싶은데
너무 늦어 꾸욱 참고 내려 터덜터덜 걸어 갔다.
초등학교앞 횡단보드를 건너는데 웬차가 오는데 눈에 익다.
집사람이었다.
집사람이 이렇게나 반가울수가...
역시나 우리는 마음이 통하는 천생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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