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소망과 눈물 그리고 미안한 아빠
큰딸이 올 겨울 방학에는 왜 스키를 타러 안가냐고 계속 말을 했다.
작년, 재작년에는 홍천 대명 비발디, 무주 리조트 등으로 백설의 슬로프를 즐기러
모임 분들과 몇번 다녀왔다.
하지만 작년 말과 올초는 이사와 겹쳐서인지 몰라도 변변하게 여행한번을 다녀오지
못했다.
당연히 아이들로서는 겨울방학의 기대는 완전히 무너진체로 끝이 나버렸다.
2월 7일 대명콘도를 1박 빌렸다고 모임에서 스키를 타러 가자고 연락이 왔다.
하지만 5집 가운데 2집만이 월요일을 쉴수 있고 나머지 3집은 당일치기를 할수 밖에
없다.
우리집도 마찮가지 사정이라 딸들에게 출발전부터 다짐을 받았다.
하지만 큰딸의 입은 계속 나와 있었다.
북수원-의왕간 도로를 올라타고 얼마 가지 않아 서울외곽 순환인 100번을 달렸다.
그리고 이어진 서울 ~ 춘천간 고속도로를 20여분 걸려 설악 톨게이트로 빠져 나갔다.
하지만 가까울줄 알았던 대명 리조트는 아직도 25킬로미터를 더가야 한단다.
고개를 넘고 S자 코스를 무수히 지나 목적지에 일등으로 도착 했다.
안성 팀들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우리가 마중 나가는 셈치고 더 나아가 닭도리탕 집에서 만나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여자 아이들은 옆에 있는 전원주택에 마음을 뺏아겨 이쁘다,,멋지다..이런데서 살고 싶다
를 연발했다.
남자 아이들은 축구공에 빠졌다.
요즘 말썽인 차를 달래가며 리조트로 들어가 엄마와 두딸이 열심히 스키를 타는걸 보다
지루해 자동차에서 한숨을 잤다.
4시쯤에 콘도에 들어 갔으나 아직도 청소 정리중이다.
1시간 정도를 더 기다렸다가 입실을 했다.
언제나처럼 막걸리, 맥주, 소주에 고기 파티다. 식상한 메뉴이기는 해도 즐거운 사람들과
의 담소는 기분좋다.
아이들도 지들끼리 어울려 신나게 논다.
드디어 갈사람들이 출발한 시간이다.
큰딸의 눈이 뻘개지며...우리는 왜 못자고 가냐고 난리다.
그심정을 왜 모르랴..
아빠 때문이라고 하며 대드는 아이를 보니 ...할말이 없다.
공연히 화가나..
엄마하고 너희들만 쉬고 와 나는 먼저 갈테니..
하며 소리를 쳤다.
....잠시후 큰딸아이가 울면서 따라왔다.
죄송하다고 하면서 우는 아이를 보니 나자신이 너무나 싫어졌다.
차를 타고 오며..딸아이가 알아 듯든 말든 나자신에게 위안이 될말을 해댔다.
아빠가 작년처럼 휴가를 다 쉴수 없는 사유를...
..
착한딸은 그냥 아빠한테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헉...그런데 어찌 이리 가슴 한쪽이 저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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