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한번 가서 계셔 보세요...

 

어머님이 몸이 않좋으셔...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하여 병원을 매일 다녀야 했다.
집사람으로서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분을 모시고 다니기가 만만치 않고 넘어지시
기라도 하면 다칠수도 있었다.
하는수 없이 간병인 실에 입원을 시켜 드렸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입맛 좋아지는 약과 배변이 쉽게 되는 약을 드시면서

기운이 많아 좋아 지신듯 싶은데..간병인이 꼴보기 싫으시단다.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에서 집사람에게 전화가 온다.
퇴원시켜달라고 말이다.
처음에는 큰일이 난듯 싶어 급하게 병원으로갔다.
간병인 아줌마와 이야기 해보면..별일이 아닌것을...오히려 간병인 아줌마가 
항의 할 사안들이다.
미안해 음료수를 사다 드리기 일쑤다.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이렇다.
화장실의 휴지를 너무 조금씩 사용해 뒤처리가 미흡한건
당연지사로 손에 묻히시거나
옷에말라 붙어 그걸 옷사이로 흘리고 다니시니...아주머니가 귀저기를 차게

하시고 휴지를 많이 사용하시라고 하면 어기 대시면서...아껴야 한다고 하거나..
틀니를 빼지 않고 주무셔 간병인 아주머니가 억지로 빼려고 해서 생기는 
실갱이...
더러운 옷 갈이 입으라고 하면 들은척도 안하기...
게다가..약때문인지 치매 때문인지 가끔 엉뚱한 짓을 하셔서 사람을 놀래키시
도 했다...한밤중에 벌떡 일어 나신다거나...6인 병실을 기도하는곳으로 착각
해서 다른분 문병온 사람들한테 기도도 안한다고 뭐라고 하신다거나..
오죽하면 간호사가 간병인에게 힘드시면 보호자에게 개인 간병인을 쓰라고
말해 보라고 이야기 했단다.
우리 부부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치매까지 걸리시면 어쩐다 말인가..
또다시 일요일 퇴원시켜달라고 걸려온 전화에 집사람은 방사선 치료를 다
받으시면 퇴원 시켜 드린다고 달래드리고 일요일날 의사선생님 이야기 없이
퇴원 할수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속으로 어머니가 기운이 많이 회복 되셨나보네..간병인 밉다고 사보타지 까지
하시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일뒤 퇴원 하는날 간병인 아줌마가 집사람에게 고맙다고 하더란다.
집에 와서도 문제가 발생 했다.
입맛과 배변이 좋아 지는약의 역효과인지..그것을 변기와 벽에 묻히시고
제대로 닦지 않아 그것 가루를 바닥에 흘리며 다니시니...아이들이 싫어
하는건 당연했다.
그렇다고 집사람이 옷 갈아 입으시라고 하면 그것도 싫다고 하신다.
게다가 집사람이 청소기만 들면...나 안성 갈테니 간후에 청소 하라고
역정을 내신단다.
집사람 입장에서도 반찬 한가지라도 더 신경 쓰느라 이래저래 힘이들텐데...
내가 저녁에 퇴근해 보면 저녁을 안드신다고 하시기 일쑤다.
죽으려고 하나 보다고 하시면...하는수 없이 집사람이 작은 상에
먹으것을 차려다 방에 갔다 드리며 빈속에 약먹으면 좋지않다고 나중에라고

드시라고 하면 먹기 싫다는 사람 자꾸 먹으란다고 화를 내신다.
그래서 내가 어머니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드셨냐고 하면 ..점심때 보신탕 한그릇
드셨고...저녁무렵 튀김등 간식거리도 꽤 드셨다고 한다.
참 걱정스럽다. 다른 친척분들이 전화하면 본인이 드신건 말 안하고 입맛없어
못드신다는 말만 하시니..며느리 입장은 생각을 하시는건지...
왜그러실까..요즘 똥, 오줌 받아내면서 까지 시부모를 모시는 며느리들이 과연

있을까..그런것 감안 하시면 본인께서도 물론 아프셔서 힘이 드시겠지만 최소한
며느리가 갈아 입으라는 옷이라도 바꿔 입어야 하지 않겠나..
지린내 나는 옷을 그대로 입고 있으면서 애들이 싫어한다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오늘은 일요일이다.
작은아이 책상 유리가 깨져 치우고 창문을 열고 청소를 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다시 나 안성 갈테니 그후에 청소 하라고 역정을 내신다.
그러면서 안성 형한테 버스타고 내려 가신다고 전화를 하셨다.
내가 말했다. 정 그러시면 한번 가서 계셔 보세요..계실수 있는지..
어머니 정말 계실수 있는지 한번 안성 내려가셔서..계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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