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속 관리사무소2
(도토리와 족장)


사전지식
1. 업타이:깐깐이 중년 아줌마 Uptight
2. 페잇리:족장 전직은행장 Patriarch
3. 키퍼:관리인 Keeper
4. 매니저:과장 Manager
5. 북키핑:경리 Bookkeeping
6. 가아드:보안 Guard
7. 에이콘:도토리 줍는사람  Acorns

이곳은 광교산 자락의 테라스 하우스다.
오늘도 정문 출입구와 실개천으로 갈라지는 부분이 소란 스럽다.
그 소음의 근원은 페잇리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페잇리:아니 이것들이 뭔데 공동주택 주변으로 시끄럽게 다니면서 도토리를 줍고 난리들이야
에이콘:뭐~요 당신이 뭔데 산에 있는 도토리도 못줍게 하는거냐고 광교산이 전부 당신네꺼야
페잇리:야~너네들이 도토리 줍는다고 여기까지 차몰고 와서는 우리 테라스에다 주차하고 나가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고 민원이 들어 오니 말이지
에이콘:그럼 버스타고 와서 테라스 담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가면 아무말도 안할거요
페잇리:아니지..그건 아니지 우리 담으로 다니면서 시끄럽게 하면 안돼지
조용하게 살려고 왔는데 그깟 도토리 때문에 시끄럽게 하냐고
그냥 다람쥐 먹게 내버려 두라고 정부에서도 말하는데..
에이콘:이거 순 억지네 담밖에 있는게 당신거냐고..그리고 정부에서 말하는건 권고지 강제 사항이
아니예요..못사는 사람들이 도토리좀 주워다 묵만들어 팔기도 하고 먹기도 하겠다는데 참 못됐다.
페잇리:뭐야 이것들이 정말...야 가아드 경비실에서 두눈 똑바로 뜨고 보다가 우리 입주민이 아닌
도토리 따러 오는 놈들이 보이면 우리 아파트 내로 못들어 오게 하고 또..담옆 실개천길로도 산에 
못올라가게 철저하게 막아..
가아드:(속으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라고 뇌까리며) 네~ 알겠습니다.
페잇리:그리고 실개천가로 가는길에 차 못가게 있는 볼라드도 관리 잘하고..
시에 요청해서 특별히 우리가 관리 하기로 한거니까..
에이콘:오..그렇쿠만 산에 있는 텃밭에 농작물 실러 들어가는것도 못가게 하는게 당신들이었구만
이거 뭐 일당 독재체제에요..뭐예요..일개 개인이 길을 통제하다니...기가막히네
이때 소란스러움에 나타난 업타이가 한마디 거들었다.
업타이:(거만한 눈빛을 하고) 아니 이것 보세요 우리 족장님을 일개 개인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족장님은 우리 공동주택의 대표시고 전직 은행장이세요.
에이콘:뭐야 이여자는 또...마른 멸치 대가리 같이 생겨가지고..
업타이:뭐예요 (얼굴이 벌개졌다) 당신들 나한테 뭐라고 했어
(뒤돌아 페잇리를 보며) 족장님 이사람들이 저보고 멸치 대가리래요..
이거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도 되는 거지요.
페잇리:맞아 명예훼손이야 업타이씨 고소해 버리세요.
소란이 커지면서 서로 몸싸움 직전까지 가자 가아드가 나서서 양쪽을 뜯어 말렸다.
페잇리:야 가아드 얼릉 경찰에 신고해..
가아드:예 알겠습니다. 우선 키퍼에게 보고하고 신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키퍼:뭐..족장님이 신고하라고 하면 즉시 해 뭘 나한테 전화를 하고 그래..
얼마있다 경찰차가 도착 하였다.
폴리스:페잇리, 에이콘님 전부 아실만한 분들이 왜 이렇게 문제를 크게 확대 하고 계십니까?
휴게실로 가셔서 조정안을 만들어 보시죠
관리소 휴게실에서는 폴리스, 페잇리, 에이콘, 키퍼등이 모여 고성이 오간 끝에 협정안이
마련 되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금번 아파트 옆 도토리와 실개천 길 사항에 대해
양쪽이 잘못한 사항이 있으니 서로 한발씩 양보한다.
우선 남의 공동주택에 주차하고 시끄럽게 하고 한것은 에이콘측의 잘못이고
실개천길을 개인들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것은 페잇리측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법으로 가면 서로 피해가 커지니 다음과 같이 타협하고 서로간에 협조한다.
에이콘은 아침8시전과 오후 6시이후에는 도토리, 텃밭을 사용하면서 시끄럽게 하지 않는다.
페잇리는 일반인들의 실개천로 출입제한을 강제로 하지 않는다.
이사항들을 어느 한쪽이 파기 할시 모든 귀책 사유는 파기한쪽에서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한다.
그리고 에이콘이 업타이에게 멸치대가리라고 한말에 대해서는 에이콘이 업타이에게 정중하게
사과한다"
라고 기록후 날짜를 적고 페잇리, 에이콘이 서명을 했다.
경찰이 떠나고 페잇리가 가아드와 키퍼를 조용히 불렀다.
페잇리:말은 이렇게 했어도 저것들이 언제 어길지 모르니 야간 근무자들에게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서
에이콘들의 불법사항을 즉시 적발하도록 해...
만약에 졸다가 시끄럽게 하는 그들을 사전에 발견 못하면 모두 목아지 될줄 알라고..
키퍼,가아드: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테라스의 밤은 깊어 가고 있었으나 페잇리와 에이콘 사이에 반강제적으로 경찰에 의해 체결된 내용은 언제든지 깨질수 있다는 긴장감은 전혀 사라지지 않고 가아드의 핏발선 눈속에 살아 숨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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