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다섯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요즘세상에서야 한지붕아래 사는 가족이 다섯개로 분류된다면 이는 말이 안돼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어떻한 조직이 풍비박산이 나서 제살길을 찾느라 몇개의 줄중에 하나씩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을 빗대어 한지붕 여러가족이라 할수 있겠다.
하지만 전체를 외부적으로 봐서는 분명히 하나의 조직이고 관리자도 하나 뿐인데 각개인별로 담당하는
분야가 틀리다고 여러가족이 되는 경우도 있을수 있다.
김시진은 설비업무에서 감리분야로 직무를 변경하여 10개월째 근무 중이다.
그가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이상하게(odd) 느낀것은 조직으로서의 뭉쳐지는 맛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각자가 담당하는 분야가 건축,토목,소방,전기,기계로 나뉘어 있으니 그럴수 있다곤 하겠지만
한달에 한번정도 같이 저녁을 먹을때야 어렁더렁하긴 하지만 그때일뿐 지나고 나면 각자의 업무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점심 시간에는 각 분야별로 점심을 따로 먹으러 가고 점심식사 장소에서조차 같은 자리에 앉는
경우가 드물고 그런후 같이 산책등 운동을 같이 하는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고 나이가 있는 한분같은 경우에는 점심도 같이 먹으러 가지 않고 바나나, 미숫가루등으로 점심식사를
대용하는 경우가 많아 식사비용 지불시 다섯회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토목분야의 일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보니 담당이 현장에서 빠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분야는 건축,전기,소방,기계 네계의 분야가 있다.
통신과 조경은 아직 담당자가 오지 않았으니 한지붕 네가족일텐데 아직도 다섯가족이다.
왜일까?
대부분의 감리 분야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곳인데 여기의 특성상 젊은 사람으로 30대가 3명
있다보니 그들이 점심시간에 햄버거등을 먹으러 별도로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들이 나뉘어진것까지
포함하면 다섯가족이라 할것이다.
김시진의 경우는 성정이 조용하고 잡기에 놀아나는것을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편이니 이렇게 지리멸멸해서
남의 분야나, 사생활에는 간섭을 하지 않는걸 즐겨하고 있다.
그는 이런생활이 주욱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직장같은 경우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알수없는 사훈같은게 있어 모든일정을 전직원이 같이 공유를 해야하고 같이 즐겨하고 참여를 해야만 했다.
특히 휴일에 열리는 경기마라톤이나 손기정마라톤대회의 경우는 자신들의 돈으로 대회참가 신청을 하고 
참석해야 한다는건 정말 좋치않은 조직생활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봄 가을에 한번씩 열리는 야유회에서는 그걸 즐겨하던 아니건간에 무조건 노래를 한마디씩 해야 하고 개발이라고 족구에만 열심인 부서장의 비웃음을 사는 족구를 해야만 했다.
물론 그런날은 회사일은 하지 않고 오후 일찍 퇴근할수 있으니 좋은면도 있지만 마라톤대회의 경우는
그의 휴일을 까먹으니 조용히 쉬고 싶은 김시진으로선 기함을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선듯 저는 이번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을 할수 없었다.
회사분위기가 그럴수 없었고 혹시나 고과에 영향을 갈수도 있으니 싫은 내색없이 새새 거리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에너지가 제로상태로 되고 그다음주를 보내는건 지옥에나 있을법한 상태였다.
그러다 감리분야에서 일을 하니 서로 터치하지 않는것이 좋긴 하지만 이번엔 반대로 너무 서먹서먹한것 같아 그가 직원인지 아니면 그냥 동네 지나가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약간의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한명씩 직원이 추가될때마다 좀더 사근사근한 사람이 오겠지 했다 실망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희망의 나래를 펴고 싶은 김시진이다.

한지붕 다섯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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