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휴가의 잔상

올여름 휴가를 단어로 나열한다면 
장모님, 천등산휴게소, 제천, 낚시, 삼겹살, 단합, 삼계탕, 전복, 약초밥상, 카페, 흉가, 치과, 엘리멘탈, 바울아저씨등과 같을 것이다.
평택을 경유하여 장모님을 모시고 평택 제천간 고속도로를 우리의 노랑이는 신나게 달려가고 있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기위해서 어디선가 멈춰야 한다면 이름으로 한몫 먹어주어 산속같은 느낌을 주는 천등산휴게소가 제격이다.
우거지 국밥을 먹었는데 꽤나 괜찮았다.
제천 역시나 햇볕이 너무나 뜨겁다 못해 무언가를 익힐거 같은 온도다.
시원한 피서로 추천받은 제천천에서의 피래미 낚시는 올 휴가의 백미라고 할수 있다.
낚시대에 낚시바늘을 묶고 서너가지의 떡밥을 섞은후 물로 개어 준다.
냇가로 내려가 낚시대를 던져 넣기 무섭게 피래미가 줄줄이 따라 올라온다.
제천에 있는동안 오후 다섯시경에는 영낙없이 피래미 낚시를 했는데 파르르 떨리는 낚시대를 낚아 올리는 재미가 솔찮다.
잡아온 피래미로는 처형이 도리뱅뱅이를 해주었는데 그맛이 비린맛을 싫어하는 딸들의 입맛을 홀리기에도 충분했다.
3일내 잡은 피래미로 도리뱅뱅이 맛을 보고 그중에 큰것들은 집으로 가져와 내방식대로 매운탕을 해먹었다.
제천에서의 첫날은 어느정도 불볕더위가 꺼진다음 잔디밭 정원에서 삼겹살을 구워 소맥에 술한잔씩을 하고 아이들은 노래방에서 뮤지컬 한판을 벌렸다.
늦은시간에 합석한 파도리 형님내외가 해산물을 풍부하게 가져왔고 다음날 가마솥에 푹삶아 먹는 삼계탕에 전복을 추가하여 먹는 호사를 누릴수 있었다.
둘째날은 학창시절의 국립공원의 소란스러움을 떠올리며 치악산 구룡사로 향했다.
그러나 상상은 그대로 사라지고 계곡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이따금 보일뿐 예전의 상품팔고 음식파는 상인들은 온데간데 없고 자동차로 구룡사 앞마당까지 올라갈수 있었다.
우리가족만 용두사미의 구룡사를 살펴보고 나머지분들은 시원한 기념품가계앞에서 머물러 있었다.
치악산으로 더 가보고 싶었지만 삼복더위에 그러기엔 모두 나이가 찬 덕분에 노랑이에 몸을 싣고 아쉬움을 갖고 내려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계곡에서 좀 떨어진곳에서 옛향기를 떠올릴수 있는 산채비빔밤에 동동주를 한잔씩 할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제천에서 구룡사까지는 네비에서 50여분이 걸린다 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 하여 한시간 반이 걸리는 고난의 행군이 되고 말았다.
저녁에는 삼계탕과 죽으로 속을 든든히 채울수 있었다.
그다음날은 파도림 형님과 제천 처형이 극찬한 대보명가로 향했다.
약초 달인물에 버섯과 소고기를 샤브샤브식으로 먹는데 내입맛에는 그저 밍밍할뿐 큰 감흥을 느낄수는 없었다.
그모습을 안타까워하던 제천 처형이 이음식은 맛이 아니고 건강을 위하여 먹는것임을 강조 하고 있었다.
메인메뉴 다음으로 나온 남자밥, 여자밥은 먹을수록 구수한맛이 더해가며 먹을만했다.
더불어 된장찌게는 인공조미료가 빠져서 된장의 원본의 맛을 충분히 공감할수 있었다.
건강을 제천 처형이 사주셨다면 그다음의 더블록의 후식은 파도리 형님이 극구 사주셨는데 그앞의 정원은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잘꾸며 놓아 뜨거움에도 감상할만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길에 우리나라 3대 흉가라는 건물을 보고 왠지 모르게 등이 시원해짐을 느끼고 있는데 너나나나 할것없이 인터넷으로 그집의 이력서를 들여다 보고 말았으며 여기저기 퍼져 있는 소문은 어느정도 과장이 되어 있음을 알수 있었다.
삼일의 피래미 낚시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시린 이를 고치기 위하여 치과를 다녀 왔으며 그다음날은 엘리멘탈이라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했는데 한국적 정서가 깃들여 있어서인지 눈물바다는 아닐지라도 부분부분 공감의 눈물을 훔칠수 있었다.
올 여름휴가의 마지막은 화덕피자가 어린시절 어머니의 국수 꼬랑지를 연상시키는 바울아저씨에서 그 끝을 맺었다.
파도리형님과 제천처형덕에 즐겁고 편안한 휴가를 보낼수 있었다.

여름휴가의 잔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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