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어느날의 기록


  우리는 모두 유한한 삶을 영위하고 있기에 알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을 알아야 하고 접해야 한다.
이런것들 말이다. 상조회사, 장례식장, 납골당, 묘소, 공원묘지, 제례, 2일장 또는 3일장, 화장장등 평소 입에 올리기 조차 어려워 하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하나둘 철저히 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젊어서는 아니고 나이들어 가면서 어쩔수 없이 알게 되는것일 게다.
상조회사에 가입하는것이 좋은것인지 아니면 장례식장에서 처리 하는것이 나은 것인지 말이 많치만 어찌됐든 이런일을 당하면 잘아는 분들의 조언대로 절차를 진행하고 마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부모님을 하늘로 보내 드렸을 경우에는 이것 저것 행정 절차가 남아 있기 마련이다.
사망 신고 부터 통장 정리, 그리고 정리 되어 있지 않다면 재산 상속등에 관해서도 머리 아픈 이야기들을 나누고 마무리 지어여 한다.
나의 경우는 TV에서 나오는 상조회사 광고를 보는것이 너무 싫다.
나도 어머니가 돌아 가셨을때 상조 회사를 이용 했지만 그냥 싫다.
짧은 순간이지만 채널을 돌려 버리기 일수다.

8월 7일 오후 3시경 이제부터는 무더위를 날려 버릴수 있는 (입추) 일요일 오후를 느긋하게 TV를 보며 보내고 있다가 집사람의 날카로운 소리에 제정신을 차렸다.
"아버지가 왜......." 이렇게 말한것 같은데 평상시 지도자 같은 말의 톤이 아니었다.
장인어른은 이번주 강원도 정선으로 친구분들과 물놀이를 가셨다고 했는데... 물에서 사고가나 병원에 계신가 하다가...
이어지는 집사람의 통곡 소리에 뭔가 잘못 됐다는걸 알수 있었다.
가슴을 두드리며 울던 집사람은 가슴이 아프다고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큰처남이 절차를 위해 정선으로 가고 있다고 하고 막내처남과 처형도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우리보고는 집에 있다가 평택으로 가라고 했다.
친구분들과 민박집에 도착 식사를 하시고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신발이 떠내려가 그것을 쫒아 물에 들어갔다 심장마비가 오셨다는게 정리된 내용 이다.
집사람이 어린이집 정리 할게 있다고 가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나는 살겠다고 일을 하러 가고 있다고 탄식을 하였다.
그순간에 나는 뭔가 찔리고 괜스리 미안했다. 미안해..어쩌나...
평택에 도착하니 장모님과 막내 처남이 제천 처형네 가 있어 비어 있을줄 알았는데 눈가가 붉어진 큰처남 아들 태준이가 있었다.
장인어른은 법적 절차가 남아 이동이 11시 가까이 돼서야 승인이 떨어졌다.
새벽 2~3시경 장례식장에 도착..큰처남이 3일장을 치르기로 했다.
8월9일 입관절차때 직계 자손들의 큰 슬픔은 장례식장을 뒤덥고도 남았다.
그리고 3일밤을 장례식장에서 보내면서 큰처남과, 둘째 처남의 인맥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장례 화환만 70여개 가까이 왔으니 옆호실과 작은 복도를 나눠사용하는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8월10일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한 운구차는 아파트를 거쳐 천안 화장장으로 향했다.
집사람과 처형은 쓰러질듯 울어 댔다.
집사람의 가슴을 보니 하도 두드려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큰처남도 좀더 잘해 드릴껄 하면서 울고 있었다. 내가 등을 두들기며 충분히 잘하셨으니 너무 자책 하시지 말라고 위로 해 드렸다.
장인 어른을 평택시립추모공원에 모신후 각자의 집으로 갔다.
그날 저녁 형제중 일부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테스터기로 감염 여부를 조사 했으나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음날 삼오제사에 큰처남이 오지 말라고 했으나 걸린 사람 빼고 추모공원에서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해 제사장소를 정리 하고 준비상이 오자 제사를 지냈다.
음복을 해야 한다고 하여 모두 한가지씩 음식을 먹었지만 나는 입맛이 없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날 코로나에 안걸렸던 사람들이 모두 감염이 되고 말았다.
불행중 다행인지 나는 4번에 걸친 테스트에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금요일 집사람과 둘째딸이 병원으로 가 약을 타왔다.
목아픔, 약간의 기침, 몸살끼등이 있으나 약을 먹으나 많이 좋아 졌다고 했다.
16일 출근한후 집사람이 보내준 동거인 수칙을 보니 해당 보건소에 가서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사무실에 이야기 한후 팔달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 결과를 받아 보니 음성 이었다.
다시 출근한 사무실에는 평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던 사람들도 입을 막고 있다.
속으로 괜히 검사 한다고 하지 말것을 했으나 말해주는것이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 했다.
평택시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놀이 사고 보험이 가입 되어 있다고 형제들의 인감증명서가 필요 하다고 한다.
요즘 자치단체는 예전과 달리 시민을 위한 일을 많이 하는듯 하나 아는 사람만 누릴수 있으니 이는 시정이 필요 하겠다.
아니면 혼란스런 틈에도 관공서에 여러가지를 알아 봐야 하니 이는 불합리 하지 않는가
아무튼 장인어른 장례와 코로나로 정신없이 8월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22년 8월 1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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