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지지 않아 왠지 포근해 보이는
단풍나무로 와서 쉬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이른 아침 매서운 출근길에 졸린눈을 비비며 보는
전철역사안의 그 나무는 무척이나 편안해 보였다.
그래도 그때는 내 자신이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올해는 어째서인지 그곳에 누워 출근하지 않고
쉬었으면 한다.
물론 얼마 가지 않아 지금 출근하는 곳에 계약 종료가 되므로
다른곳으로 옮기기전 쉬게 될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타들어가는 촛불의 심지처럼 조바심이 나고
익숙함이 끝난다는 불안감에 설레발을 치며 벌써 그곳에
가곳 싶지 않아 지고 있다.
왜 그럴까
아쉬우면 하루라도 더 가고 싶을 텐데 왜 가기 싫을까
그곳에서 오만정이 다떨어져서 일까.
젊은 애들은 지들끼리 삼총사라 몰려다니면서 술마시고
밖에 모여서 수다만 떨고
나이좀 먹었다는 인간은 기침에 코를 풀어 대면서도
남을 배려하지 않고 마스크한번 끼려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출근하는 자는 인사해도 모른척해
나도 아는척을 안하고 있으니 정이 떨어 질만도 하다.
그래도 그래도 왠지 서글픔이 드는건 어째서일까.
세월이 지나가고 나이가 들어감에서 오는 자괘감일까
아니면 익숙한것이 끝난다는 불안감일까
아무튼 연말에 이러나 저러나 싱숭생숭한 마음 주체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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