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김치

 

옛날에는 보관하기 힘들어 아주 추운 12월달이
다되어야 김치를 얼음물을 제치며 씻어 담갔다.
그렇게 담그는 김치는, 없던 시절 겨울의 한식량이었다.

 

김치가 배추로만 담그는게 아니라 무우로도 담그기도
하고 그이름을 총각김치라고 한다.
그 총각 김치는 총각 무우로 담갔는데 그 크기가 손가락
두세개 합친 크기로 맛있는것도 있지만 심이 박혀 있어
질기고 맛이 없거나 매운맛이 들어 있어 익기전에 먹기는
고역 이었다.

 

오늘 총각김치를 담갔다.
하지만 무우는 총각무우를 사용 하지 않았다. 일반 개량무우를
10월 초쯤 심어 한달 반가량 키우면 그 크기가 총각무우 담기에
적당 해진다.
이를 알게된것은 고맙게도 밭까지 빌려 주셔서 올해 고추, 고구마, 열무,
토마토등을 먹게 해주신 같은 아파트 10층 대부님 부부 덕분이다.

일반무우를 사용 해서 총각 김치를 담갔다고 처음 주실때는
그맛이 기존의 무우 김치와는 아주 다른 맛으로 사각사각해
입맛을 사로 잡았었다.

 

 

 

 

아침 10시쯤 집사람과 같이 밭으로 향해서 무우를 뽑고 대충
다듬었다. 대부분 무우 김치 담기에 크기는 적당했다.
그중 아주 큰것들은 집사람이 무우말랭이나 짱아치를 만들어 보겠다고
구분해 놓았다.
무거운것을 차까지 옮기는데 집사람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는데도 무척 미안함은 어쩔수 없다.
봉산동 어머님댁에가서 소금과 까놓으신 마늘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무우를 큰통에 넣어 물로 한번 씻고 소금에 절인다. 이는 내가 한다고
해도 집사람이 굳이 하겠다고 했다.
그사이 나는 무우 지저분한 부분을 다듬고 또 한편으론 쪽파를 쓸수있게
손을 봤다.
점심때 대덕 농협을 가서 잔치국수와 김밥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생새우와 돼지 앞다리 고기를 사서 집에 왔다.

어머니가 오셨다. 본인께서는 몸조리를 해야 하는 며느리가 김장을 담그는게
무척 미안하신 눈치시다.
이것 저것 도와 주시려고 분주 하시다.
같이 마늘을 손질해 믹서에 갈고, 양파, 생새우, 찹쌀풀도 준비 완료 했다.

돼지 앞다리 고기를 양념볶음을 해 저녁으로 맛있게 먹고
저녁 9시부터 무우를 물로 두어번 행군후 큰 통에 넣어 갖은 양념을 넣고
비볐다. 이것은 남자인 내가 해도 좀 힘이 들더라...
집사람은 무우가 꽤나 많아 김치 통이 많이 필요 할거라 했지만 ..
생각같이 많치는 않았다.
요즘 김치통으로 4개정도 된다. 하지만 우리만 먹는건 아니다.

 

남은 밥과 무우김치를 가지고 밥을 먹어 보는데 둘째 딸은 무척 잘먹는다.
식성이 요즘 아이들같이 인스턴트가 아닌것은 천만당행일 것이다.

 

무우김치를 담그는데.. 내가 집사람을 도와 주려고 노력은 많이 했는데..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집사람 몸조리에 악영향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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