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과  참새한점

 

첫눈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낭만..연인들...영화 러브 스토리..

괜히 만날 사람 없는데도...누군가 만나러
떠나야만 할거같구...
그러다 나는 왜 첫눈과 연관된 아련한 첫사랑
사연 조차 없을까... 책망도 해보게 된다.

그러한 낭만섞인 푸념뿐만 아니라 나에게는
눈 하면 생각나는 어릴적 추억이 새롭다.


어려서 부모님은 좋치는 않치만 방이 5개 정도
돼는 집을 마련하셔서 방하나는 우리가 살고
나머지는 세를 놓으셨다.
그위치는 안성천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옛날
지명으론 물문거리(어려서는 물먹거리라고 한거같다)
라는 곳에서 뚝방을 내려오면 솥공장이 있었는데 바로
그 옆에 우리 집이 있었다.

집구조는 ㄱ 자 구조로 대문을 들어 서면 돼지우리가
있고 그다음 방이두개, 우리가 살던방,넓은대청마루, 방, 방
이 있고 물을 깃는 펌푸가 있었다.
제일 마지막에 사진관을 운영하는 아저씨가 사셨었는데...
그게 아니라 노가다 관리를 하시는 분인지 불분명 하다.
그게 중요한것은 아니다.
그 아저씨가 겨울이 돼서 눈이 많이 내리면 공기총을 마련해
참새 사냥을 다녔는데 나를 포함한 동네 꼬마들 몇명이서
따라 다니며 잡은 참새를 주워 모으는 충성심을 보이면
저녁에 소고기 10점과도 안바꾼다는 참새구이 한점을 얻어
먹을수 있었다.

 

 


그맛이 정확히 어땠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그냥 기가 막힐정도
라는건 남아 있다.
그렇게 몇년동안 겨울철 눈이 내리면 참새한점에 맛을 들이고
있었는데 그아저씨가 이사가시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는 참새 한점을 얻기위한 작전 회의를 한결과
한친구가 참새보다 꿩이 맛이 있고 잡는 방법은
콩속을 파고 싸이나(독약)를 넣고 촛농으로 막은다음
꿩이 많이 다니는 곳에 뿌려 놓으면 재수좋을때는 몇마리씩
잡을수도 있다는 제안을 했다.
그친구가 싸이나를 구해와서 산속에 콩을 몇개 뿌려 놨다가
그다음날 가보니 근처 수풀에 꿩이 한마리 쓰러져 딱딱하게
얼어 있었다.
그걸 어린 마음들에 구워 먹으면 맛있을것 같아 잔가지를 모아
불을피워 굽다가 제대로 먹어 보지도 못하고 고생만실컷 하고
시커먹게 그을려 내버리고 말았다.
그실패로 인해 충격을 받은 후로는 참새 한점을 먹기위한 작전회의
는 중단됐다.

 

지금도 눈이 내리면 나는 참새 한점을 먹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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