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에 대한 추억
오늘 중식시간후에 이런얘기 저런얘기 하던중에
학창시절 사랑의 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정서가 매마르다는 실업계 즉 공업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당시 가장 중요한건 전공에 따른 자격증 취득에
있었다.
물론 실업계 고교를 다니면서 대학 진학을 준비 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그수는 많지 않았다.
평상시는 실습시간에만 선반(lathe-공작기계) 다루는
법을 익혔지만 자격증 취득 일정이 다가오면 필기시험에
합격한 아이들은 한달전서부터 학교에서는 밤10시 이후까지
실습을시켰다.
열심히 실습을 하던 어느날 A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선반에서 회전하는 환봉(둥근 쇠덩어리)을 바이트 공구로
깍다가 실수로 튕겨서 실습장 한편 나무게시판에 박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람에게 맞았으면 어쨌을까...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
이다.
굉음이 일어나자 실습 선생님이 사무실에서 얼굴이 파랗게
질리셔서 나오셨다.
모두 집합을 했고 훈계와 체벌이 이어졌다.
마포자루(지금생각하면 마포걸레자루가 맞을거 같은데 왜 마포
자루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로 줄서서 맞기 시작 했다.
기다릴때의 그 절망감은 당해 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모르실거다.
그건 아마도 초등학교시절 옆반부터 진행되는 불주사를 기다리는
초조함 다음으로 마음을 조렸던거 같다.
다행인것은 맨처음 맞은 친구가 엄살이 심해 한대 맞고
딩굴고 한 덕분에 많이 맞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당시 내생각으로는 앞에 서면 더 아플것 같아
뒤로 섰다.
선생님도 사람인데 처음엔 화가 나서 있는 힘껏 때리시겠지만
때리다 보면 힘도 빠지고 화도 누구러지는게 당연하지 않을지..
아무튼 우리반 모두는 당사자들을 제외하곤 단체생활이라는
명분하에 마포자루 세례를 받았다.
그당시에는 괜히 억울하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렇게 재미없는 추억만은 아닌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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