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운 남편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어제는 힘든 하루였다.
교체 가능한 지역을 담당한 과장님이 휴가를 가시면 혼자 2사람이
해야할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그래도 일이 한가할때는 할만 한 경우도 있는데 어제는 그런 행운이
없었다.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들이 많이 있어 하루종일 시달렸다.
저녁에는 집에가 짧은 시간이나마 푹쉬고 싶다.
집에서 전화가 왔다.
아는 사람이 닭요리집을 개업해 가봐야 하는데 아이들도 데리고 갈
테니 혼자와서 저녁을 먹으라고 했다.
두 시간여가 걸리는 퇴근시간을 산넘고 물건너 집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고 식탁위에는 저녁이 차려져 있었다.
편하게 옷을 벗고 대충 속옷 차림으로 밥을 먹고 있는데 별안간
아파트 문이 열리더니 큰딸내미가 확닫아 버린다.
그러더니 집사람이 먼저 들어 오며 애들이 왔으니 옷을 갖추어 입고
있는게 좋겠다고 했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있으니..우리 애들 2명외에 7~8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 왔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부산 스러웠다.
내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보고 있는데 집사람이 따라 들어 왔다.
애들 놀게 하고 자기는 닭집에 가서 1시간 정도 있다 오겠단다.
갑자기 부화가 치밀었다.
지금 시간이 9시가 넘었는데.. 낮이라면 이해 하겠지만..
당신이 보모도 아니고 그애들 엄마는 무엇 하는 사람들이냐고
톤이 높아져 말했다.
그러니 집사람도 약간 상기가 됐는지 알았다고 하면서 30여분후
아이들을 모두 집에 돌려 보낸후 청소까지 마쳤다며 가게에 갔
다 오겠다고 나갔다.
이제야 편안하고 쉴수 있는 마이 홈이 돼었다.
하지만 좀 지나자 후회가 밀려 오고 있었다.
내가 좀 피곤해서 민감해져 있었나.. 애들 봐줄테니 나갔다 오라고
웃으며 말할수도 있었을텐데..내가 왜 그랬을까?
오늘 아침에 밥상을 차려주는 집사람에게 괜히 미안해 똑바로 쳐다
보지도 못하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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