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스나이퍼 H
-이 권--

 

서울과 천안을 연결하는 전동열차를 타고서 평택역에서 내려 쌍용차 문제로
시끄러운 AK광장을지나 몇백미터를 가면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도시 크기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이 터미널에서 70번 또는 370번을 타면 인근
소도시 안성과 연결이 된다.
엄밀히 말하면 50번도 평택 안성을 연결하지만 전철역에서 안성으로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내를 통과하지 않는 70번을 선택 한다.
회사원 이상도는 오늘도 회사에서 지친몸을 이끌고 북수원 셩균관대역에서 부터
시작된 기나긴 퇴근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는 70번으로 갈아타기위해 버스역으로 걸어가며 혼자 바보처럼 웃고 있었다.
오늘 점심 시간의 삼계탕 알리바이가 떠올라서 였다.
회사 인원이 다른 곳으로 많이 이동을 한후로 식당 운영사정이 좋치 않아 많은
표를 강매를 해야만 했다.
한달에 10장만 사면 됐던게 14장으로 늘었다.
별로 외식을 안하는 남자들이야 모자르는 숫자이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식권이
남았다.

한여름이다.
다른 회사 구내식당 같으면 초복, 중복, 말복을 거치면 적어도 하루는 삼계탕이 나오는게
관례였지만 이곳은 운영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나올 기미가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노조지부장이 부족한 금액을 지원하기로 해서 중복에 닭을 먹을수
있었다.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난 오후 2시 뜸금없이 메세지가 날아왔다.
내용은

"과장님..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바쁜신데...... 부탁드릴려구요..
오늘 무료 식사인줄 알고 식권 안내신분들이 계신것 같아요..
식권이 10장 안들어왔다고 하네요..(평소엔 2~3장 정도인데...)
공지 좀 부탁드립니다..

이었다.
일순간 사무실의 조용하던 분위기가 출렁거렸다.
"먹었던 삼계탕이 소화가 안돼겠다."
"각자 식권을 낸 알리바이를 대라."
"나는 누구누구와 같이 냈다."
"오늘 찟어진 식권을 내며 지난번것 까지 2장 냈다."
"하필 아줌마가 식권을 세어 봤을까 그냥 넘어가지.."
등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걷히지 않은 식권을 찾아낼 뾰족한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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