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통신회사를 20여년간 다니다 퇴직금+알파라는 소리에 그만 명예퇴직에 사인을 하고 말았다.
노조라는것이 노동자를 위하여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조는 경영자를 대표하듯이 회사가
어려워 자녀 대학교 학자금을 없앴으니 이번 기회에 퇴직을 하면 퇴직금에 더하여 위로금을 받을수
있어 현명하다는 말을 암암리에 전파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노조가 그 역활에 반해 사측의 나팔수 역활을 충실히 했다.
형식은 노조의 간교함을 다 알고 동료들과 욕을 하면서도 일찍 결혼해 두 자녀의 대학교 학자금을 이미 
수급했고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한국판 형사업을 하고자 이번을 기회로 삼았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심부름센터 사무실은 평택시의 구시가지인 비전동에 위치해 있었고 후에 삼손전자가
가덕지구에 세워지며 땅값으로 배를 불린 졸부들의 늘어난 치정놀음에 꽤 짭잘한 소득을 올릴수 있었다.

 

어느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날 심부름센터 사무실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형식의 비서겸 직원인 김윤옥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무엇이든지 해결해 드리는... 뽀빠이 심부름센터 입니다."
"아...과장님 안녕하세요. 어쩐일이세요"
"네..김형식 사장님이요.. 옆에 계신데요 바꿔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얀성경찰서 박과장님 이예요 전화받으세요."
"오 그래..김형식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아이구 박과장님 왠일이세요..전화는 제 핸드폰으로 하시지 ..."
형식의 고등학교 선배인 박과장은 얀성경찰서 형사 과장으로 서로간에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
였다.
김사장 오랜간만이야..이번에 곤란한 문제가 생겼는데 좀 도와 줄 수 있어..
선배님 무슨일이신데요..당연히 제가 도와 드려야 지요.
박과장이 부탁한 내용은 이러 하였다.
얀성시 여당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 되면서 이번에 보궐선거가 치러 지게
되었다.
보궐선거 후보로 여당측에서 얀성시 시의회 의장 출신인 장해민이 야당측에선 3선의 홍권표가 맞붙게
되어 있는데 여론조사 결과 막상막하로 누가 당선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쪽이든 터럭만큼이라도 실수를 하는 측이 낙선하는 결과를 초래 할것으로 예측 되고 있었다.
문제는 야권후보인 홍권표가 선거후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1억이 넘는 가격대의 제네시스 GV90
을 구매 하였고 차량을 탁송 받았다.
그런데 트렁크에서 똥이 잔뜩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이 발견되어 이를 모르고 열어 보던 홍권표가
똥을 뒤집어 쓰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장해민의 소행이라고 신고를 해온것이다.
박과장의 입장에서는 사건을 직접 수사할수 도 있었으나 선거판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서 좋을게 없다는
윗선의 판단으로 김형식이 내막을 밝혀주면 외부로부터의 제 3자 익명제보로 처리하여 부담을 덜고 싶으니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김형식은 수사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는 조건하에 사건을 맡기로 하였다.
김형식은 일단 탁송기사인 김현식을 만나러 얀성으로 향했다.
"김현식씨 전화를 잘 안받으시던데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전화로 저하고 이름이 비슷하다고 하신 김형식 사장님이신가요. "
"무슨일이 있는게 아니라 일이 밀려서 새벽까지 일을 하고 술한잔 마신후 잠이 들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뭐 그것도 잘못 입니까?"
김현식은 충혈된 눈으로 불만섞인 고장난 믹서기 같은 소리를 냈다.
"뭘 또 그렇게 까지 민감 하게 말씀을 하실까..그런데 GV90 트렁크에 있던 분뇨에 대해서는 아시는게
있으십니까? 지금으로선 가장 강력한 용의자 이신데.."
"제가 알아보니 탁송전 자동차 대리점에서는 직원들이 차량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 했고 사진까지 촬영해 놨더라구요."
김현식이 반색을 하면 말을 했다. "아니 저는 그냥 차받아서 가져다 준거 밖에는 없어요."
"울산에서 밤새워 오느라 배가 고파서 얀성휴게소에서 이영자의 소떡소떡 하나 사먹은게 다라구요"
김형식은 김현식과 헤어진후 또다른 직원인 김용옥에게 부탁해 놓은 CCTV를 확인 하러 사무실로 
향했다. "김현식 표정이 뭔가 속이는게 있는거 같은데 그게 무엇일까?"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용옥이 말했다. "사장님 김현식이 새벽에 얀성 휴게소에 들른것은 사실이네요"
"그래..그밖에 이상한 점은 더 없나.."
"네 지금 휴게소 CCTV 자료를 받아 더 확인 중에 있습니다."
"지독한 놈이네요 울산에서 얀성까지 긴시간을 쉬지않고 달려 왔네요. "
"아..그런데 얀성 휴게소에서 왠 여자를 만나 이야기 하고 있네요."
"뭐 그래..김현식이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이걸 감추고 있었군"라고 형식은 생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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