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시설업에 입사해서 교대근무 주임으로 근무할때의 일이다.
그곳은 오래되고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 단지였지만 개별로는 꽤나 큰평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서나 생기기 시작한 휘트니스장이 지하주차장 한켠을 차지 하고 있었다.
키퍼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언가 동대표들에게 생색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딱히 떠오른
생각은 없었다.
그런 키퍼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것은 바로 몇일전 길에서 본 LED등 교체 전단지 였다.
신문지상등을 통해 획기적으로 전기를 절감할수 있다는 내용이 계속 실리고 있었다.
입주자대표회의날 키퍼가 기아자동차에 다니며 전기기사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어 노후 준비는
끝났다고 목에 기브스하고 다니는 102동 동대표에게 휘트니스장에 있는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하면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수 있다고 제안을 하였다.
그러면서 백열전구 대비 80프로, 형광등 대비 50프로이상의 전기소비를 줄일 수 있으며
LED 등기구만 사준다면 자기가 손수 교체를 해서 최대한 공사비도 아끼겠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고 있었다.
몇주 있다 LED등기구 50개가 배달 되어 왔고 키퍼는 매니저가 오자 마자 손수 사다리를 타고
등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아파트내 시설 현황 파악도 안된 매니저는 최대한 따라 다니며 시다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리고 일요일을 맞이 하여 혼자 근무 하면서 키퍼가 한만큼을 교체 하였다.
그리고 토요일은 립기사가 근무하는 날이지만 그는 혼자라는 이유로 한개도 교체하지 않았다.
그리고 월요일 키퍼와 립이 나머지 등기구를 교체하고 있었다.
키퍼가 느끼기엔 매니저의 경우 처음온날 시다를 잘해줬을뿐더러 일요일에는 혼자서 교체도
했는데 이놈의 립기사는 공구를 몇개 집어 주는가 하면 어느샌가 전화 받고 없어져 나타나질
않았다.
키퍼는 힘들게 등기구를 교체하고 저녁에 퇴근하여 아는 동내 사람과 술한잔 하다 낮의 일을
생각해내고 괴씸한 립기사를 혼을 내줘야 겠다는 심사를 굳히고 있었다.
술모임이 헤어진 밤 12시 30분에 아파트로 온 소장이 립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기사의 뺨을 후려쳐 얼굴에 멍이 들게 만들고 말았다.
다음날 출근한 매니저는 립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굴이 왜그러냐고 다그쳐 물으니 립이 어제밤의 일을 소상하게 말하며 퇴근하면서 경찰서로가
즉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몇일뒤 키퍼도 립이 밀어서 다쳤다고 하며 맞고소를 했고 한달여를 지리하게 경찰서를
오고 갔다.
그런 어느날 억지로 참고 가아드와 화단의 풀을 뽑고 있는 립에게 키퍼가 한소리 하자 그즉시
열쇠를 집어던지고 립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후로 북키핑과 매니저는 소장을 위한 탄원서를 써주는등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고 매니저는
새로은 기사를 구할때까지 야간에만 출근해서 일을 처리해야만 했고 그로인해 거의 2주간을 잠을
못자 피로가 누적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후로도 몇명의 젊은 기사가 왔다가 정화조가 있다는 이유로 자신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근무할수 없다고 2에서 3일정도 근무후 관두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안기사가 입사를 했는데 입주민에 대한 대민 서비스를 해야하는 직종인데 말을 더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급한 마음에 입사시킨 키퍼의 처사로 일이 한사람한테만 몰려 매니저는 더욱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5. (LED등 교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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