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시설업에 처음 입문했을때의 일입니다.,
그당시 매니저가 근무하던 소형단지 공동주택에는 스크린조 정화조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공동주택들은 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정화조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오수배관을 
시배관으로 연결하는 직관화사업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정화조 배관은 시배관보다 낮아서 그작업을 할수가 없다고 키퍼가 말했습니다.
3동과 4동 사이 주차장 옆에는 정화조로 들어가는 맨홀뚜껑이 있었습니다.
그곳 관리소에서 근무하는 주임들은 하루에 한번 들어가서 스크린조에 걸려 있는 이물질을
걷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었습니다.
키퍼는 그 임무를 소홀히 했다가 스크린조가 고장나거나 막히면 모든 책임이 주임들에게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매니저는 그곳을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일년이라도 경력을 쌓아야 다른곳의 과장으로 갈수 있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이면 우비를 입고 맨홀 뚜껑을 열고 수직으로 되어 있는곳을 디귿자로 된
쇠손잡이를 잡고 내려가야만 했습니다.
물은 뚝뚝 떨어지고 냄새는 지독하고 구역질나는 오물들을 걷어내어 한쪽 구석에 쌓아 놓고
있었습니다.
교대근무조 주임을 뽑을때 젊은 사람이 오면 백이면 백 다 정화조 한번 들어갔다 나온후에는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스터터링이나 나이먹고 좀 상태가 하수선한 사람만 기사로 일을 하러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7월중순 키퍼가 매니저를 불렀습니다.
이야기의 골자는 분뇨수거차량을 불러 정화조를 치워야 하는데 현재 쌓아논 오물들이
굳고 한가운데 모여있으니 그것을 옆으로 치우라는거였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하는 여름철 메탄가스가 가득찬 곳에 들어가는건 정말 죽음이었습니다.
맨홀뚜껑을 열고 환기를 시킨후 들어가 오물의 절반정도를 치우고 더이상 할수 없어
정화조에서 나온후 샤워와 옷을 세탁 해야만 했습니다.
다음날 작은여우거인과 교대하면서 내가 절반의 작업을 하였으니 나머지는 그대가 해야한다고
전달하고 퇴근을 하였습니다.
정화조수거차량을 몰고온 운전자는 이래서 안돼고 저래서 안돼고를 떠벌리다 키퍼에게
정해진 수가보다 돈을 더달라고 했습니다.
그후 스터터링기사와 사이가 틀어지고나선 매니저는 정화조에 매일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주정도 있다 들어가보니 그정도면 막힐 염려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아마도 그건 스터터링도 매일 들어가지 않는것 같다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화조에 들어갔다오면 옷을 세탁하지 않을수 없는데 스터터링이 그런 작업을 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고생끝에 매니저는 11개월후 다른곳 과장으로 자리를 옮길수 있었습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7. (스크린조정화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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