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적은 세대수의 아파트 관리소에서 근무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낮시간대 브로워로 낙엽 청소를 열심히하여 피곤한 상태로 저녁을 먹자 얼마 안돼 그도
모르게 다른날보다 일찍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물론 야간 휴게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했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수 있다는게 이분야의 단한가지 장점이라 하겠다.
새벽 3시 30분쯤 돼서 뭔지 모르게 기분이 찝찝해지면서 눈을 떠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참을 눈꺼플과 씨름을 하다가 눈을 떠서 창너머로 기계실을 바라 보니 때아닌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고 기계실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물이 흩뿌려지고 있었다.
원인을 찾아 헤메다 찾은 것은 난방 배관에 설치되어 있는 사이폰관의 돼지꼬리 부분에서
물이 강한 압력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공구함을 뒤져 고무조각과 스텐밴드를 찾았으나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다구 그대로 내버려 두면 전원이 공급되는 부분에서 사달이 날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그대로 1층 창고로 향해 가아드가 분리수거할때 사용하는 비닐을 가지고 기계실로 향했다.
그리고 돼지꼬리를 뒤집어 씌워 물을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도록
긴급조치를 완료 했다.
아침 7시에 스터터링과 교대하면서 9시가 되면 철물점에서 배관 규격에 맞는 스텐밴드를
사가지고 와 물이 안새도록 조여줄것을 인수인계하였다.
그리고 그다음날 출근해 보니 밴드를 조여 놨어도 물이 고여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배관은 중간에 잠글수 있는 볼밸브 조차 설치되어
있지않아 교체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전문가에게 물어 보니 몇일 놔두다 보면 한방울씩 떨어지는건 멈출수 있으니 더 두고 보라고
했다.
다행히 그후로 물방울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희한한것은 피곤해서 잠이든 상태에서도 불안감을 느껴 눈을 떠서 더 큰 장애로 발전
하지 않게 조치를 취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신의 게시가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가수면 상태라 깊히 잠을 자지 못한다는 방증일수도 있겠다.
그러니 잠을 자고 퇴근을 해도 피곤해 잠을 더자지 않을수 없으니 말이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9.(배관누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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