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사전지식.
매니저:과장 (the manager).
키퍼:소장 (the keeper).
가아드:경비 (the guard).
작은여우거인:주임 (the little fox giant).
전정기:나무의 잔가지를 동력으로 정리하는 장치 (the trimmer).

매니저가 작은세대수의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그곳에서 만난 키퍼는 바로옆 아파트에 사는 사람으로서 근무처에서는 동대표들때문에
못살겠다고 엄살을 피우면서 정작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선 동대표로서 거기에 근무하는
관리소 직원들을 못살게 구는 그런 표리부동한 인간이었다.
매니저가 취업하여 공동주택을 다니면서 이상한점을 발견하였는데
그건 키퍼가 아침시간만 되면 전정가위를 가지고 나가 사람이 붐비는 정문 부근의 관목을 정리하는데
매니저 역시 그를 따라 다니며 다른일을 제껴두고 한달가랑을 따라 해야만 했다는 부분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키퍼가 동대표들 눈치보느라 뭔가 자기도 꾸준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걸
내세우기 위함이었다.
5월에서 6월이 되면서 그런 보여주기식 전정작업이 아닌 진짜베기 정원정리작업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철죽류는 꽃이 폈다 지면 바로 가지치기 정리 작업을 해야만 한다.
만약 그시기가 조금이라도 늦어진 상태에서 가지를 치면 다음해엔 꽃을 볼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매니저가 관리사무소 일층 노인정 옆 창고를 열어보자 그곳에 낡아 앞이 약간 파손되었지만 작동상태는
이상이 없는 일본제 전정기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4개의 동마다 있는 철죽화단을 전정기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매니저가 교대하면서 작은여우거인에게 내가 1동과 2동을 할테니 그대는 3동과 4동을 책임지고 
하시라고 인수인계 했다.
여기서 교대주임을 작은여우거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해봐야겠다.
립기사가 퇴사를 한뒤 교대주임이 계속 공석이고 스터터링이 오기전 안양에서 철물점을 운영했었다는 
덩치가 작은사람이 두어달 근무를 했었는데 이사람이 또 요물이었다.
힘든일은 교묘하게 빠져나가기가 일수 였고 본인이 근무하는날 무슨일이 생기면 키퍼에게 
자기는 잘 모른다고 하여 비번인 매니저를 몇번에 걸쳐 불러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작은여우거인에게는 일의 배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날 매니저가 출근해 보니 3동과 4동의 철죽이 거의 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그이유를 키퍼에게 물어본즉 작은여우거인이 자기는 전정기가 무서워 이용 못하니 전지가위로 
살살 작업을 하겠다고 했단다.
헐.. 어이 없지만 명확하게 작업구역을 나누었으니 그러든지 말던지 나는 전정기로 1동과 2동을
빨리 정리해 버렸다.
다음날 키퍼가 매니저를 불렀다.
4동 102호 입주민이 자기집앞 측백나무가 너무커서 정리좀 해달라고 하는데 작은여우거인이
전지가위로는 할수 없다고 하는데 매니저가 좀 해달라는 거였다.
하는수없이 사다리를 놓고 매니저가 반나절에 걸쳐 나무모양을 둥그스럽게 정리를 하였다.
그렇게 하는일마다 성의가 없어서 인지 작은여우거인은 얼마안가 키퍼의 눈밖에 나 짤리고 말았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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