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사항.
매니저:과장,manager(이때는 교대근무 주임).
키퍼:소장,keeper.
북키핑:경리,bookeeping.
가아드:경비,guard.
히팅엔지니어:지역난방 구동기교체기사,heating engineer.
렙러젠터티브:동대표,Apartment representative.

매니저가 적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겨울이 오자 주차장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위가 강해 그대로 얼어 붙어 버렸다.
많은세대수의 공동주택과 달리 이곳에서 눈을 치울 사람은 키퍼,매니저,그리고 가아드가 전부였다.
하루종일 내리는 눈을 아침 일찍부터 넉가래로 밀어댔으나 여전히 쌓이고 있어 얼어붙은 주차장은
더이상의 작업이 무의미 했다.
키퍼와 매니저 그리고 가아드는 하는수 없이 염화칼슘을 옥외주차장에 뿌리고 어느정도 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주차장별로 멀룽멀룽해 질척대는 눈을 넉가래로 세사람이 밀고 있는데 가아드가 민원이
있다고 가버리자 키퍼와 매니저는 헉헉대며 둘이 작업을 할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4동 현관출입문의 비디오폰 시건장치가 떨어졌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매니저는 힘들어 죽겠는데 얼씨구나하고 민원처리차 지하전기실로 향했다.
하지만 낡아서 분리되버린 비디오폰 장치는 쉽사리 고정되지 않았다.
매니저는 이리저리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사이 키퍼는 혼자서 질척거리는 눈을 치우다 울화통이 머리 끝까지 오르고 말았다.
힘이든 그가 렙러젠터티브의 눈치가 보이지만 따듯한 커피한잔 마시러 관리사무소로 들어갔다.
문에 들어서는 순간 그에 눈에는 따듯한 사무실안에서 농담따먹기에 심취하고 있는 두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히팅엔지니어와 북키핑이 시시덕거리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히팅엔지니어가 비록 세대의 고장난 지역난방 구동기를 교체하기 위해 들어온 다른회사 직원이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른 키퍼의 눈에는 보이는게 없었다.
키퍼:야이 개새끼야 여기서 나가지 못해.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히팅엔지니어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허겁지겁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키퍼는 북키핑을 노려보다 눈치울 사람이 없으니 나가서 눈을 치우라고
소리쳤다.
그때 비디오폰의 하부를 스카치 테잎으로 단단히 부착한 매니저가 또다시 탈락시는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왠지 모를 불안감에 눈치우기 전선에 다시 복귀하였다.
매니저눈에 생경맞게 어디서도 보지못한 모습으로 야외주차장의 눈을 쓸고 있는 북키핑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던 매니저는 나중에 북키핑으로 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만약에 매니저가 조금 늦게 눈청소에 복귀했다면 그 불똥이 그에게도 떨어질뻔한것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저녁 어둑어둑해질때까지 질척거리는 눈을 주차장 밖으로 어느정도 밀어낸다음 전기실
한쪽 모퉁이에 차려진 근무지로 돌아온 매니저는 한숨을 돌릴수 있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3. 눈치우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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