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의 삼중고.

요즘은 대학생 방학기간이다.
그말은 전동차를 타고 다니기에 여유롭다는 뜻이다.
여유롭다는 말은 전동차에 올라 탔을때 앉아서 갈수 있다는 말에 더해서
옆자리가 비어 있어 패딩으로 둘러싼 악성 곰돌이들에 의한 압박감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행운이 사라져 가는듯하다.
아침출근시간 화서역에서 전동차의 맨 앞에서 3번째 차량앞에 서있다 타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여유롭다는 말이 무색하게 전엔 못보던 악성 곰돌이 들이 내가 타는
출입문에 자주 서있다.
출근시 멀리서 걸어 들어가다 악성 곰돌이들을 째려 보고는 하는수 없어 더멀리 
2번째 차량으로 향한다.

이번엔 퇴근시간이다.
봉명역에서 맨앞 전동차에 올라타면 많은 빈자리가 있어 그야말로 여유롭게 갈수 있다.
하지만 그 여유는 딱 평택역까지라고 할수 있다.
거기쯤가면 빈자리가 많이 없어지고 덩치큰 악성 곰돌이 들에 의한 압박감이 심해져 
불쾌해지기 일수였다.
이제 지제역 서정리역을 지나고 있다.
삼성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중에는 깨끗하게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먼지와 기름때에 찌들어 냄새나는 채로 비좁은 의자
사이를 파고드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다 안전모가 든 큰가방은 갈곳을 잃어버리기 일수 였다.
그중 일부는 굳이 임산부석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남모른척 앉아 간다.
물론 오산역에서 그들중 대부분이 내려서 다행이지만
어찌됐든 불쾌한 기분은 어쩔수가 없다.

그러던중 최악의 경우를 말해 본다면 내가 임산부석 바로 옆자리에 앉아 좀더 여유롭게
전동차를 이용할수 있기를 바란 날이었다.
성환역에서 나를 기준으로 임산부석과 반대편에 젊은 여성분이 앉았다.
그리고 서정리역에서 최악의 노가다 먼지투성이 곰돌이가 임산부석에 앉았다.
또한 내 바로 앞에는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이들이 모두 나에게 최악을 선사하는 날은 바로 그날 이었다.
젊은 여성은 졸면서 머리를 나에게 밀어 대고 있고
노가다 먼지투성이에게 닿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
앞에선 젊은애는 바로 기침을 해대고 있다.
최악중에 최악이다. 그냥 바로 내리고 싶은데 갈길이 머니 마스크를 댕겨 쓰고
눈을 감고 참선을 하면서 전동차를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전철에서의 삼중고.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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