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속 관리사무소 41. (첫느낌)
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대기업을 퇴직한후 선배의 도움으로 재취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대한주택관리사 홈페이지를 통해 집근처 가까운 곳을 찾아 이력서를 넣었다.
경력별로 수전설비를 선임할수 있는 용량이 틀렸기 때문에 한국전력기술인 협회에
전회사에서의 전기분야 경력을 닥닥끌어 모아 제출해야만 했다.
이력서를 오후에 제출했는데 다음날 오전에 전화가 와서 면담한번 하자고 전화가 왔다.
이곳은 적은세대수의 공동주택으로 평수는 제법 컸다.
자전거를 탄다면 십여분이 걸릴 거리를 약간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걸어서 갔다.
정문을 통해 우측으로 아파트 사이에 서있는 2층짜리 관리사무소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면담이라기 보단 바로 출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세대수가 적어 라이선스 가진사람이 교대근무를 해야하니 신청자가 오랫동안 없었던듯 싶었다.
관리사무소는 2층으로 1층에는 노인정이 있었다.
작은사무실에는 키퍼와 북키핑자리가 있고 주임자리도 있기는 했다.
그리고 안측으로는 입주자대표회의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키퍼를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 전기실로 향했다.
주차장을 걷다 오른편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두컴컴하고 강한 모터 소리가 들려 온다.
첫느낌은 불결하고 더럽고 사람이 있을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경력을 채워야만 밝은 지상으로 갈수 있지 않겠나.
문을 열고 다시 몇개의 계단을 내려서니 기계실 전경이 나온다. 노랑 빨강 파랑의
배관들과 펌프들이 연결되어 있다.
기계실에서 다시 오른쪽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기실이다.
전기실 특유의 윙하는 소음이 들려온다.
기계실에 비하면 전기실은 깔끔한 편이고 그끝에는 발전기가 놓여 있다.
다시 되돌아 나오다보니 전기실과 기계실 사이에 숙직실이 있다.
들어가 보니 불결해 보인다. 다행히 침대가 2개이니 내것을 정하고 빨아서 사용하면
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상대방이 그 규칙을 지켜주냐에 달려 있겠다.
이곳엔 독한 모기가 있었다. 자다가 몇군데 물리면 그날은 잠자긴 틀린날이었다.
모기퇴치를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했으나 소용이 없어
개인용 모기장을 구매해 사용을 했었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입구는 틀리지만 기계실 바로 옆이 정화조 였다는걸 모르고 있었다.
첫 근무날 바로 못하겠다고 할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키퍼가 막걸리를 사가지고와
그걸 몇잔 먹고 나서 그대로 곯아 떨어 졌던걸 생각하니 괜한 웃음이 번져 나온다.
첫느낌을 정리하자면 지하주차장도 마음에 안드는데 거기서 한번더 내려가는곳이라니
내가 땅두더지도 아니고 인간대접을 못받는거 같았다.
거기다 낡은 기계실의 어두운 조명에 정안가는 설비들은 나를 더욱 주눅들게 하였다.
그리고 그옆으로 문이 하나더 있었는데 지하물탱크실이었다.
지금도 궁금한데 왜 이곳은 어둡다못해 컴컴해야만 한단 말인가
나에게 당장이라도 나이트메어의 프레디나 에이리언의 괴물이 덮쳐올것 같은 공포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장소다.
차라리 예전에 투덜거렸던 전기실 변압기의 진동음은 백배 나은편이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여기서 경험을 쌓아야만 사무실 같은곳에서 근무할수
있다는 희망에 버틸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41. (첫느낌)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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