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키는 벤또 6
(특공무술과 화생방훈련)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구월의 어느날 뺀질이 중사새끼가 전 부대원을 모아놓고 말했다.
다음달에 특공무술 시범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부터 전부대원의 발차기를 보고 시범단을 차출하겠다고 했다.
부대방위들은 모두 모여 차례로 중사새끼 앞에서 
앞차기 옆차기등을 보여주고 그중에 낫다고 생각되는
부대원들이 시범단으로 뽑히고 있었다.
벤또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발차기야 형님이 이소룡 흉내내는것을 따라서 흉내를 
내왔으니 폼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시범단으로 뽑혀봐야 땡볕에서 거의 한달간을
죽어라 특공무술을 연습해야하는데 그게 과연 할짓인가를 말이다.
벤또는 중사새끼앞에서 엉망진창 발차기를 해댔다.
결국 그는 시범단에 뽑히지 않았다.
아 이제 그는 땡볕에서 죽어라 특공무술 훈련하는 아새끼들을
보며 슬슬 삽질이나 몇번 하는 농땡이를 피며 세월만 낚으면 되는것이었다.
그런데 그들 즉 발차기 못하는 자들 앞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그들에게 일주일간 화생방 훈련을 익히고 나서 연대의 현역병들의
화생방교관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것이었다.
그들은 산속 코스별로 배치가 되어 현역병들 앞에서 화생방에 대해 
앵무새 처럼 떠들고 현역들이 가스실에서 나와 눈물콧물을 흘리는걸
그늘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현역병들이 제들은 소위 교관인데 왜 가스실 체험을 안시키는 거냐는 거센 항의를 하면서
방위들의 가스실 체험이 이훈련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었다.
벤또는 태어나서 이렇게 와사비 몇십배에 가까운 자극으로 눈물, 콧물, 침등을 흘려보긴 처음이었다.
그렇게 벤또의 방위생활 마지막 가을의 국방부 시계는 착실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특공무술과 화생방훈련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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