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출할수 없는 분노
전철로 출퇴근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변수라는건 전철을 타는데 사람들이 많아 시달리거나 시간이 지켜지지 않아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질때를 말함이다.
전동차 도착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데는 노조원들의 태업이 첫째이고 그다음으로는 전장연의 데모가 있겠다.
승객이 붐비고 안붐비는것의 최대의 변수는 대학생에게 달려 있겠다 하겠다.
천안에는 많은 대학이 있어 학기때와 방학때의 전동차내 붐비는 정도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라 할수 있다.
이몸은 퇴근시 봉명역에서 오후 다섯시 전동차를 타고 다녔는데 방학때는 빈자리가 많아 널널하게 앉아서 화서까지 다닐수 있었다.
그러면서 승객의수가 역을 지날때마다 늘어가면서 서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좌석시간 할당제 같은 우스개 소리를 한적이 있었다.
이제 구월로 접어 들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학기를 시작했고 전동차도 붐비기 시작했고 더욱이 빈좌석은 찾을수 없게 되어 가고 있었다.
어제도 다섯시에 전동차에 올랐다.
맨앞칸에서 요몇일간 요행으로 좌석에 앉을수 있었다.
그러나 어제는 그런 행운이 사라졌다.
노약자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대학생들로 채워져 있고 서있는 이들도 꽤나 되었다.
오늘은 운동 부족이라 힘을 써야 하지 않겠냐며 하늘에서 기회를 주신거라 여기고 양팔을 들어올려 손잡이를 잡고 힘을 주었다.
그러며 천안, 성환, 평택, 송탄까지는 갈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금이 당겨 오기 시작했다.
내 앞에는 다리에 털이 많은 한 남학생이 앉아가고 있었는데 이아이가 실내의 표시부를 자주 보고 있어 옳타구나 곧 내리 겠구나 하는데 결국은 나와 같은 화서역까지 버티고 가더라...
그러는 사이 옆에서는 나보다 늦게 탄 사람들이 줄줄이 앉을수 있게 되고 있었다.
오늘은 내게 자리에 앉을 운이 없다고 여기면서도 뜸금없이 앞에 앉아 나몰라라 핸폰에 열중하고 있는 그아이의 귀퉁배기를 한차례 갈겨주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기 어렵다.
생각만 그렇다는 거다. 실제로 그럴수는 없지 않는가
그랬다가는 방송 패널들이 저녁에 하는 요즘 또라이들이 많다고 씹어대는 방송이 대다수 인데 그곳의 주요 소재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종료
'무언가에 대한 잔상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 복무기간 마감 (부제: 직원간의 불화에 대하여) (1) | 2023.10.10 |
---|---|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59 (냉방요금 민원) (1) | 2023.10.06 |
나라 지키는 벤또 16 (대대장 딱갈이) (0) | 2023.10.03 |
나라 지키는 벤또 15 (복불복 야간사격) (0) | 2023.09.29 |
나라 지키는 벤또 14 (박격포 교안) (0) | 2023.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