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챙긴 통장만 생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 지는 정망근이지만 그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어촌계장을 맡은면서 부터 부쩍 M자 탈모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이미지는 머리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는그에게 머머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일이었다.
정망근이 탈모에 좋다는 약에 샴푸에 민간요법까지 안해본것이 없지만 속절없이 넓어지는 이마는 
어쩔수 없었다. 
옛말에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벗겨진다는 말이 이럴때 적절할것이다.
정자수가 홈쇼핑에서 부분 가발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몇달전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채취권을 획득한 주민 최모숙이 들어왔다.
최모숙:(TV와 정자수를 번갈아 보며) 아니 계장님 가발하실려구요..그러고 보니 앞머리가 훤하시네
..아직 나이가 있으신데 벌써 그럴까요?
정망근:(나이가 몇살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반말로)그려....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머리털이 없어지니 고민이네..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있어...이것저거 다해봐도 복구가 안돼네
최모숙:그러고 보니 계장님 아버지 정자수님은 가운데 머리가 훤하시던데요..원형탈모인가봐요
원형탈모는 스트레스성인데 고민이 많으신가요.
정망근:그려 바지락 채취권 때문에 몇몇 놈들이 따지고 들어서 골치 아퍼서 그렇치 뭐...나도 그런거 
같구
최모숙:근데 이거 아세요..우리 친척중에 유명대학병원 피부과에 계신분이 있는데 이번에 탈모에
획기적인 신물질을 개발해서 극비리에 임상 시험중이래요.
말이 임상시험이지 이미 시험한 사람들은 머리가 풍성해져서 아주 만족한데요..
그러니 계장님도 아버지와 같이 한번 유료임상시험에 참가 해보시죠
정망근:정말이야..혹시 거짓말 아녀..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약 저약 다 해봤는데 다 효과가 없던데...
최모숙:아니예요. 우리 아저씨 말에 의하면 연구자들중에 대머리 인 사람들이 다 해봤는데 모두 
확실한 효과를 봤데요...이것도 아는 사람만 일억의 돈을 내야 할수 있는거니 한번 신청해 보세요
정망근:그래..그렇게 효과가 확실하다는 거지..그럼 임상실험 신청자가 넘치기 전에 신청 해야 겠네
어떻게 하는거여
최모숙:아~ 제가 친척한테 말해 놓으면 될거예요. 그리고 그 탈모임상연구소는 병원과 달리 산속에 
있으니 제가 적어 드리는 데로 가시면 돼요
다음날 정망근과 정자수는 최모숙이 적어준데로 산속 연구소로 갔다.
연구소직원:어서 오세요. 모발이식이 두려운 탈모때문에 고민스러워 오셨지요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한 혁신적인 약물은 스트레스성탈모, 지루성탈모, 노화성탈모, 유전적탈모
할것없이 모든 탈모에 효과가 확실하니 걱정 마시고 시키시는대로 하시면 됩니다.
저두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 탈모였는데 몇달 사용하고나니 보시는 대로 머리가 풍성하지 않습니까
하면서 연구소 직원이 전후 사진을 보여줬다.
정망근:근데 유명대학병원에서 하는 임상 시험이라는데 왜 이렇게 산속 작은 건물에서 하고 있지요
연구소직원:아...그런 의문이 드실만 하죠..그런데 저희가 개발한 신물질은 대학 재단이사장님등
몇몇분만 아시는 극비사항으로 비밀리에 개발되었어요
그래서 그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있어 임상시험도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돈을 받고 해드리고
있어요.
효과는 시중에 나가기만 하면 전세계적으로 혁신적인 머머리 치료제가 될거로 이가격에 보다
비싸질걸로 확신합니다.
정망근:아 그래요 그럼 저하고 아버지머리도 치료하고 싶은데 약을 처방 해주시죠
연구소직원:아 그러죠..치료는 일주일에 한번 오셔서 머리에 신약을 주사 받으시고 먹는약을
동시에 드시면 됩니다, 치료기간은 한달 입니다.
정자수와 정망근은 한달동안 열심히 치료를 받았고 처음 1~2주일 동안은 효과가 있는듯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로 부터 조사할것이 있으니 출석하라는 통지서가 날라왔다.
바다리 어촌계 운영에 관해 고발장이 들어와 조사할것이 있다고 하며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제
연행 될수도 있다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정망근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정망근:아버지 경찰서에서 출석하라는 통지서가 왔는데 손좀 써주세요.
정자수:야~ 말도마라 나도 출석통지서를 받았어..
이번에 경찰서장이 교체되면서 내영향력이 없어졌어...로비좀 하려고 한번 보자고 했는데 씨알도 
안먹히네...그건 그거고 넌 머리카락 괜찮냐 나는 어제부터 머리카락이 뭉터기로 빠지더니
이제 완전 머머리가 되었어..어쩌냐..
정망근:아버지 나도 머리가 빠지고 있어요..내일 임상연구소 가서 책임 지라고 해야 겠어요
다음날 산속 연구소에 도착한 정자수 부자가 건물에 들어 서려고 문을 밀자 덜컥하고 소리가 나며
열리지 않았다.
그때 지나가던 약초꾼이 말하였다.
약초꾼:여긴 한때 산장 이었으나 몇년전부터 폐쇄되어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일 있으세요
정망근:뭐요...우린 몇일전만 해도 여기서탈모 치료를 받았단 말이예요.
약초꾼:아~ 그건 모르겠구요 여긴 빈 건물이고 아무도 없어요.
정망근과 정자수는 하는수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정망근은 어촌계 사무실로 나가 최모숙을 찾았다.
정망근:최모숙...네가 말한 탈모임상연구소가서 아버지꺼까지 해서 돈을 이억씩이나 주고 치료를 
받았는데 오히려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이 빠져 버렸어..그리고 어제 거길 갔더니 빈건물이고...이거 
어떻게 할꺼야 니가 책임져야지 난 머리카락 없인 챙피해서 사람들 앞에 나설수가 없단 말이야...
최모숙:(깔깔 웃으며)그래..잘됐네...너희 부자는 더이상 사람들앞에 나설 필요가 없을텐데
정망근:야 그게 무슨 말이야..
최모숙:내가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바지락 채취권을 물려 받았다고 했는데..내가 
왜 그랬다고 생각하니.. 우리 아버지는 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너희 아버지 농간에 빠지셔서 외지인 
채취권을 많이 받으셨는데 그후 수입이 줄어드는 바람에 은행 빛독촉에 시달리다 자살하셨지..
아버지의 죽음에 뭔가 석연치 않은것을 내가 눈치채고 바다리로 들어와 너희 부자의 비리에
관한 조사를 모두 마치고 관련자료를 경찰에 신고 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그리고 탈모약은 말이야...너희 부자가 머머리를 무척 싫어하고 그런상태론 사회생활조차 하기
어렵다는걸 알고 내가 영창가기전 선물로 준거야..
혁신적인 물질은 맞긴 맞지...ㅎㅎㅎㅎ...바로 대머리로 되는 혁신 물질..ㅎㅎㅎ
그리고 바보들아 너희가 머머리 되는데 너희돈 이억을 투자 한거야 ㅎㅎㅎ

그다음날 바다시 경찰서 앞에는 바다리 어촌계 바지락 채취권 관련 비리로 잡혀가는 머머리 부자의
빛나는 쌍라이트에 폴리스 라인에 선 취재기자들은 썬글라스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파도리 3부작 완성

(꽃섬의 엇갈린 운명, 보험왕 자연인으로 태어나다, 머머리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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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리는 서해에서도 해식지형의 빼어난 풍광으로 인기가 높은 곳으로
특히 바다가에서 바라보는 해넘이의 놀라운 장면은 이를 보는 모든이의 기억속에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는다는건 주지의 사실이다.
또하나 방문객을 즐겁게 하는건 게르마늄 바지락의 산지라는 명성에 있다.
바다리에서 나는 바지락은 그것으로 칼국수를 하면 바다의 맛을 함유한 풍성함으로 다른 조미료가 필요 
없고 모든 찌게의 맛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신비의 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다리 어촌계장 정망근은 오늘도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바지락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지만 그가 올리는 비윤리적인 부수입은 짭잘한 수준을 넘어 엄청 나기 
때문이다. 그는 1년전 그의 아버지로 부터 어촌계장직을 물려 받았다.

정망근의 아버지 정자수는 바다리에서 뼈대 있는 가문으로 몇대째 선장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있어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꽃게와 오징어의 많은 수확으로 부를 축척해온 정자수는 근처 해안에 유조선의 좌초로 발생한 오염과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수입이 줄어 들자 이를 타파 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다.
우선 해변으로부터 오염원을 제거 하는 작업이 주민들과 유조선 업체의 노력만으론 어렵자 바다시에 제안
하여 전국민적으로 바다리를 도와 주자는 캠페인 운동을 벌여 많은 효과를 낳았다.
이당시 바다리의 바다를 살리자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많은수의 일반인들이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 해변가는 정화작업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몇년뒤 바다리는 많이 깨끗해 졌고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름오염 극복 사례로 남게 되었다.
이제 바다리와 바다시 공무원사이에서 정자수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이지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때 오염됐던 바다리의 갯벌이 깨끗해 졌다는 기막힌 생각에 착안하여 정자수는 선주로서가 아닌
또다른 사업에 도전하게된다.
그것은 게르마늄 바지락 사업이었다.
그는 바다리 주민들과 바다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여 일사천리로 사업권을 획득하고
바다리 어촌계를 설립 계장자리를 차지 하였다.
바다리 주민들의 일정지분 투자와 정부의 보조로 재원을 마련하고 17만 제곱미터의 갯벌에 게류마늄이 
함유된 자갈을 살포한후 바지락 종패를 식재 하였다.
종패를 뿌린지 일년후부터 바지락 채취가 시작 되었고 오염에서 청정지역으로라는 캠패인 덕분에
소비자의 지극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후 몇년간 지분을 투자한 바다리 주민들의 소득이 몇배로 상승하여 어민 소득증대의 모범 케이스로
많은 신문 지상을 오르내린후 정자수의 또다른 계획은 실행 되기 시작 하였다.

정자수는 생각 하였다. 
바다리가 잘살게 된것은 오로지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진것인데 자신에게 돌아오는건 다른주민들
과 비슷한 지분의 소득과 바다리 어촌계 계장님이라는 명예 뿐이었다.
이러한 불만이 커지면서 그의 비상한 머리는 또다시 깊은 생각에 들었다.
그러다 그는 무릎을 탁쳤다. 어촌계는 민간조직이고 바다리 주민중에 자신에게 이견을 말하는 사람이
없는 지금이 이득을 취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걸 깨닷는 순간이었다.
그가 이권을 차지할수 있는 포인트는 외지인의 바지락 채취권에 있었다.
새로운 주민이 바지락 채취권을 얻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입회비를 천 오백만원씩 내야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많은곳이 삼천만원 적은 곳은 칠백만원 정도이니 중간정도의 금액을 총회의 의결로
정한 사항이었다.
바다리는 다른곳에 비해 수익이 훨씬 많으니 채취권을 얻고자 하는 외지 사람들의 요청이 쇄도를 하고 
정자수에게 로비가 들어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바다리 주민이 아닌 외지인인 경우 바지락 채취권을 획득 할 수 없었다.
정자수는 외지인의 경우도 어촌계 계장의 판단하에 특수한 경우에 허가해줄수 있도록 정관개정을
총회에서 실행 하였다.
물론 강경파들은 주민의 수입이 준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였지만 대다수는 전국민이 도와준 은혜를
갚아야 하므로 국가 유공자 또는 장애인등에게 문호를 개방 해야 한다는 정자수의 의견에 맞섰다가
불이익을 받을수 있을까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말았다.
그후 바다리에서 바지락을 캐는 날이면 주민들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 나더니 그수가 거의 
주민수에 육박하였다.
그들은 정자수가 타당하다고 하여 받아들인 국가유공자, 장애인관련 채취자들 이었다.
외지인들은 공식적으론 가입비 천오백을 냈지만 뒤로는 정자수에게 천오백을 더낸 사람들이었다.
총 삼천만원의 가입비를 낸사람들이었다.
정자수의 개인통장에는 불과 1~2년사이에 백억 가까운 돈이 모아 졌고 바다리의 논과 밭을 수시로
사들였다.
바다리 사람들 사이에는 정자수의 땅을 밟지 않고는 이곳에서 살수 없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바다리 원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리 정자수가 바다리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지만 이러한 전횡까지 눈감아 줄수는 없다고
반발 하였고 대표단을 꾸려 정자수와 바다시에 항의 방문을 하기로 하였다.
타지역거주 바지락 채취권을 가진 사람들 역시 불만이 커졌다.
채취권을 신청할때는 가구당 년 억대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감언 이설에 삼천만원에 가까운
가입비를 납부 했지만 실상은 늘어난 채취권에 그 수익이 1/3로 줄었기 때문이었다.
이들도 대표를 꾸려 정자수에게 항의 하기로 했다.

정자수 어촌계장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는 또다시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지금의 문제는 수익이 줄었다는게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에 17만 제곱미터 넓이의 바지락 채취 갯벌을
채취권자들이 천만원씩 부담하여 그배인 32제곱 미터로 늘려야 하고 그것을 정부로 부터 허가 받을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주민 대표들이 이사태를 만든 정자수가 또다시 모든 권한을 행사하려는것 아니냐고 반발을
하자 그는 또다른 묘안을 생각해 냈다.
어차피 이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본인 밖에 없는데 자신을 못믿겠다고 하니 모든걸 처리한후
본인이 물러나는 조건으로 차기 어촌계장을 자신의 아들인 정망근으로 하고 차기 총회에서 추인하
라는것이다.
채취권자들이 따로 모여 열띤 토론을 한결과 바지락 갯벌을 확장하는건 정자수의 관공서 영향력이
있어야 가능하므로 그렇게 하자는데 의견이 모아 졌다.
하지만 문제는 어촌계장의 권력 세습이었다.
그들은 차기 총회에서 정망근을 추인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정하면 되지 않냐고 의견을 모았다.

정자수의 로비 능력은 대단했다. 바다리 해수욕장의 면적을 줄여가면서까지 하는 갯벌 확장 사업을
정부로부터 승인 받아 내고 자신은 약속대로 어촌계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정망근이 후임계장으로 취임을 하였다. 물론 강경파들이 총회에서 추인을 거부 하기로 했으나
몇몇 친 정자수 인사들이 모여 회의록등을 날조한후 총회없이 추인하고 말았다.

정망근이 어촌계장을 물려 받으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되는듯 했다.
하지만 갯벌이 확장되면서 관리가 어려워 게르마늄 바지락의 품질이 저하되었고 다른 어촌계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바지락이 개발되면서 바다리 바지락의 수요가 많이 줄어 버렸다.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 가는데 정망근은 그아버지에 그아들이라고 사리사욕을 채울 궁리만 하였다.
정망근은 아버지 정자수와 상의 없이 바지락 채취권리의 일부를 수산업체에 넘기는 조건으로
받은 수십억원을 착복했다.
아직까지 쌩쌩한 아버지 정자수의 영향력이면 이정도 가지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정망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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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기산에 사는 백로야... 인간이 보기엔 뽀얀한게 서호천 또는 호매실 논에 늘씬하게 한다리로 
서 있는 애들 말이야 


백로라고 하면 쇠백로,중백로, 중대백로, 대백로등이 있어 거기다 인간이 보기엔 왜가리도 비슷하게
보일터이니 정확한 호적을 대도 구분은 잘 못할꺼야
하지만 나는 적어도 대백로는 아니야... 그아이는 겨울 철새이기 때문이지..
왜냐면 우리들은 매년 3월 말경 수원으로 와서 여기산 중턱에 집을 짓고 살면서 새끼를 낳아 기르고 10월 
말경 따듯한 남쪽 나라로 가지                                                                                                               
어때 인간들 보기엔 우리가 대단하지 먼 남쪽나라로 갔다가 나침판도 없는데 정확하게 여기산으로
돌아오니..거기다 비행거리가 짧기나해..인간들보다 우리가 훨씬 훌륭한거 같은데..
그런데 인간들중엔  이렇게 멋진 우리를 싫어하는 부류도 있지
우리를 보고 시끄럽고 똥을 아무렇게나 싸서 더럽다고 하지
예를 들면 대전시에 사는 우리 동료들은 그런 이유들로 이리 저리 쫏겨 다닌다고 했어
카이스트에서 시끄럽다고 나무를 베어서 다른곳으로 이사 가니 그곳은 아파트 가까이라 안된다고
벌목을 해서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

인간들에게 쓴소리를 하자면 최소한 우리동료들은 잘못한것이 없다는 거지
우리는 원래 살고 있던 곳에서 계속 살고 있는데 인간들의 숫자가 불어 나면서 우리가 살던 구역까지
침범한것이지..그러니 인간이 우리보고 시끄럽다거나 더럽다고 하는건 어불성설인거지.

우리가 뭐 인간들 처럼 잘먹고 잘살기 위해 개발이라는거를 해서 지구환경을 오염 시키지는 않잖어
아...똥싸고..좀 시끄러운거...아이고..그것도 인간들이 버리는 쓰레기와...데모한다고 틀어놓는
스피커 소음에 비하면야 나 우리 새들 비하 하는 말 같아서 쓰기는 싫은데 인간 말대로 하면 
조족지혈이야                                                                                                                                              

그리고 우리가 가끔 가서 고기잡아 먹고 하는 서호라는데 가봤어 인간들아..내가 우리 조상한테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여기 터를 잡은 이유중엔 인간들이 서호를 인공으로 만든것이 한가지 이유일수 
있어 그렇다고 우리가 서호에만 의존하지는 않고 하늘 높이 우아하게 날아 내려다 보면서 반경 넓게 냇가와 논등에서 개구리, 민물고기등을 잡아 먹으며 생활하고 있지..
우리는 최소한 서호에서 사는 민물가마우지 처럼 일년내내 인공섬을 초토화 시키지는 않잖어..
아마도 내가 물어본바로는 개들은 원래 겨울 철새 였는데 서호가 너무 좋아서 인지 그곳에 아예 눌러 살고 있는 텃새가 됐다고 하거든...

이러다보니 내가 인간들에게 계속 투덜거리거나 잘난척 하는거 같은데 그건 절대 아냐 여기산을 보호구역
으로 만들어준건 정말 고마운일이지
적어도 인간들 때문에 이리저리 옮겨 다닐 이유는 없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른 아침 안개낀날 푸른 산에서 긴날개 펴고 멋지게 할강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지지 않아..
그거하나만 해도 우린 인간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고 여겨질거 같은데..
그러니 인간들아 앞으로도 다른 도시처럼 우리가 인간생활에 도움이 안된다고 내쫏을 생각은 털끝도
하지 말아..
제발 부탁이야..
알았지..
착하지..인간들아..우리 같이 오래오래 잘살자..
여기산에 사는 백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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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빌라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마스크로 코를 동여맨채로 빌라 오른편에 쌓아져 있는 재활용 더미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떠들고
있다.
그러다 몇사람이 모아져 있는 물건들을 이리 저리 헤쳐 보고 있다.
"아니 이건 유모차네,,,,이건 함지박이고..상자하고..들통, 쓰레기통, 깨진 화분등은 왜 모아 놓는거래
이러니 빌라 앞에서 나쁜 냄새가 나지.."라고 102동 최모숙이 투덜 거리며 말했다.

오늘은 기필코 꽃분 할매와 싸워서라도 이 쓰레기 더미를 치우자고 의기투합을 하고 있는 이들은 다가
빌라에 사는 다섯세대의 사람들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고 있는 앞으로 대형마트에서 쓰는 카트에 재활용품을 잔뜩 담아 끌고 오는
허리굽은 김꽃분 할매의 모습이 나타났다.
비타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는 모습에 최모숙의 중학교 아들이 뛰어가 꽃분할매를 도와 카트를 밀고 있다.
최모숙:(혀를 끌끌 차며) 아이고..누구 착한 아들 아니날까봐..
최모숙:(아들을 향해) 빙두야...지금은 그랄 때가 아니다..퍼뜩 이리 온나.
병도:(카트를 다밀고 쭈볏쭈볏 거리며 자기 엄마 앞으로 다가 오며) 어무이 저 잘했지요.
어무이가 언제나 남을 도우라 하지 않으셨습니꺼
최모숙:(주변사람들 눈치를 보며)..내가 몬산다..그래 그래 잘했데이...근데 빙두야 오늘은 엄마가 좀
그렇테이...
김꽃분:(카트를 세우고 재활용품을 내리면서) 아니 동네 사람들이 어째서 여기 다모여 있어..
최모숙:꽃분할매 우리가 우짤라고 여기 모여 있겠십니꺼..
김꽃분: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병도 엄마가 나한테 말해 준적 없잖어...
최모숙:꽃분할매여..내가 즌에도 말했지만요...오늘 당장, 즉시, 라잇나우,빠르게 이재활용 품들좀 
치워 주셔야 겠습니더..
다가 빌라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했는데에...전부 냄새가 나서 몬살겠데요..
김꽃분:(눈을 찌푸리며 이마의 땀을 닦는다)나도 말했지만 우리 망근할배 치료비를 한푼이라도 더마련 할려면 어쩔수 없다.
최모숙:할매 그럼 왜 팔지 않고 이렇게 쌓아만 놉니꺼..더운여름에 냄새나서 창문도 못열고로..
김꽃분:(대꾸도 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몰라..그냥 여기에 쌓아 놀거니까..알아서들해..
김꽃분 할매가 막무가내로 재활용품을 내려 쌓아 놓고 101호 들어가자 빌라 사람들이 모여 다시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아무래도 할매한테 이야기 해서는 해결될것 같지 않으니 서울서 은행다니는 잘살고 있다는 
큰딸한테 이야기 하자며 그 대표로 최모숙으로 뽑았다.

동네 사람들로 부터 이야기를 들은 큰딸 정혜임은 그러지 않아도 고령의 어머니가 걱정스러워 요양원에
들어갈것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었으나 꽃분 할매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 어머니와의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그녀는 꽃분할매를 모시고
요즘 TV에서 가족의 각종 문제를 상담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금영박사를 찾아서 상담을
신청했고 일단 꼭꼭 닫혀버린 어머니의 마음을 열기위해서 같이 가족 여행을 해보라는 권유를받았다.

정혜임 자신도 무능력한 남편과 이혼후 하나뿐인 딸을 키우기 위해선 일을 할수 밖에 없는 자신을 
탓하고 있기보단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달뒤 정혜임은 큰맘먹고 자신의 엄마와 따듯한 남태평양으로 크루주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일주일간의 여행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어머니와 딸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올 예정이며
엄마를 요양원으로 보낼수 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 시킬예정 이었다.
출발하는 날 여행용 대형 가방을 한손으로 끝고 등에는 배낭을 맨 정혜임이 어머니 김꽃분할매의 
손을잡고 웃는 얼굴로 승선하였다.
그들은 숙소를 배정받고 선상을 이리저리 둘러본후 저녁을 먹고 첫날의 피곤함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정혜임이 잠을 깬것은 새벽역으로 비바람 소리와 배가 심하게 요동을 쳤기 때문이었다.
옆을 쳐다봤지만 김꽃분 할매는 화장실을 갔는지 그자리에 없었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객실문을 열고 복도로 나온 혜임은 밀려오는 바닷물에 휩쓸리고 말았다.

김꽃분 할매는 이름모를 무인도 해변가에 서있다.
그옆에는 아주 멀끔하게 생긴 청년이 같이 있다.
꽃분할매:(코발트색의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며) 젊은이 여기가 어디야?
청년이 웃는 눈으로 할매를 바라 보며 말했다.
청년:꽃분이 여기는 남태평양의 섬이야..크루즈가 태풍을 만나 좌초되고 말았어..그래서 우리는 이곳으로
표류한거야..
꽃분할매:(젊은 청년을 한참 바라보다..누군지 알겠는 표정으로) 망근씨...망근씨예요..
정망근:그래 할멈 이제사 날 알아 보겠어..
꽃분할매:(눈물 맺힌 눈으로 망근의 손을 잡으며) 당신 아파서 앓아 누웠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해 졌어요..
정망근:내가 언제 아팠다고 그래..보라고 난 이렇게 젊고 팔팔하다고..
하면서 망근이 팔뚝의 알통을 보여준다.
김꽃분 할매는 너무 좋아 숨이 넘어갈듯 망근의 손을 잡고 아픈 다리로 팔짝 팔짝 뛰었다.
정망근은 근처 숲으로가 나무와 야자잎으로 해변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해변가에 떠내려온 물체에서 날카로운 쇠조각을 떼어내 나무에 묶은후 그것을 가지고 바닷물로
들어가 많은 열대 물고기를 잡아왔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도구를 이용하여 애쓴끝에 불을 피웠다.
꽃분할매:어쩜 망근씨는 못하는게 없어..
정망근:할멈은 잊었어..내가 캠핑을 좋아해서 야생 전문가라는거
그렇게 그들은 몇일동안 생선구이로 끼니를 해결하며 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정혜임은 남태평양 주변 국가들의 구조 활동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크루즈에 승선했던 많은수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실종 되었다.
그녀는 구조자와 입원자 그리고 사망자 명단에서 어머니의 이름을 찾았지만 그 어느곳에서도
김꽃분은 없었다.
남태평양 구조 센터로 가 계속해서 크루주 좌초 지역을 중심으로 구조대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걸 확인한후
어머니 소식이 있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주일뒤 어머니가 인근 무인도에서 구조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혜임은 부리나케 구조센터로 달려갔다.
정혜임:엄마..너무 다행이야..정말 다친데가 없는거야..
꽃분할매:(딸은 본체 만체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망근씨는 어디갔니..구조 될때까지 같이 있었는데...
정혜임: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아빠는 3년전에 돌아가셨잖아..
꽃분할매:(입으로 계속 중얼거린다.)아니야..조금전까지 니아버지가 여기 있었어..여기에 말이야..
정혜임:그건 그렇구 아무것도 못먹었을 텐데 배 고프지..
꽃분할매:아니야..너희 아빠가 물고기를 잡아줘서 아주 잘먹었어..
그리고 배가 난파 되던날도 너희 아빠가 와서 위험하니 먼저 나가자고 해서 객실을 나왔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섬 해안가였어..
정혜임:(할매를 붙잡고)엄마..엄마가 자꾸 이러니까..내가 형편상 모실수도 없고 그러니..
양로원에 모실수 밖에 없잖아..
그후 병원에 입원한 꽃분 할매의 메디컬 체크를 담당한 현지 의사가 꽃분 할매의 현상태는 다친곳이 없을
뿐더러 영양상태도 아주 정상이라고 말했다.
퇴원후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꽃분 할매는 딸 정혜임을 꼭 끌어 앉아 주면서 말했다.
꽃분할매:혜임아..네가 정말 고생이 많치...
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내가 정신이 나갔다 들어갔다해서..
내가 돌아가면 다가빌라 재활용품 쌓아 논것 정리하고...
양로원에 들어갈께.. 빌라는 네가 처리해..
정혜임:(눈물을 흘리며) 네..엄마..미안해요...
꽃분할매:그리고..네 아빠가 너와 모든 어려움을 이해하고 같이 화해를 하라고 무인도에서 나를 살려줬나보다..
정혜임:네..그런가봐요.돌아가서 같이 아버지 보러 고향 산소에 가요.
그렇게 두모녀는 꼭잡은 손을 한동안 놓치 않았다.






  유언순은 오늘도 신창행 전동 열차에 몸을 실고 있다.
긴 가뭄끝에 어제 비가 내려서 인지 오늘까지 전동차안은 한산 하기만 하다.
빈좌석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지만 유언순은 계속 서서 가면서 그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올 초만 해도 코로나사태로 병점역 아침 6시 35분 전동열차는 빈좌석이 너무 많아서 좋은 좌석을 
골라서 앉을 수 있었다.

(여기서 좋은 좌석이라는건 옆에 앉는 사람이 몸집이 있어도 같이 어께가 부딪힐일이 없고 쩍벌남으로
부터도 나의 고유영역을 지킬수 있으며 아침부터 대책없이 졸아 머리방아하는 사람으로 부터도 어느정도
안정감을 갖을수 있는 100% 반디지(bondage)가 아닌 50% 프리덤(freedom)의 7인석 좌우끝을 말한다.
물론 혹가다 6좌석의 열차를 만나면 그날은 100% 프리덤의 아주 쾌적하게 출근을 할수 있지만 말이다.)

그러던것이 코로나가 완화되고 학생들의 입학과 개학 시즌이 되면서 전동차 한량에서 빈좌석이 2~3개로
줄면서 병점에서 승차 인원이 많을 경우엔 되도록 앞줄에 서있다 빠르게 올라 빈좌석을 선점하는 경쟁에
나서야 했다.
그후 5월들어 코로나가 실내 마스크외의 제한이 거의 다 풀리자 병점에서 승차한후엔 바로 앉을수 없는 
현실에 맞닥뜨릴수 밖에 없었다.
이럴경우 비상대책으론 문옆 모퉁이에 편히 기대 가기 보다는 사람들 앞에 서있다가 좌석의 변동폭이 큰
오산대역에서 매의 눈으로 내리는 사람을 캐치해 그자리를 잽싸게 차지하는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끌어온 유언순이 내면에 대해 강하게 말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혼잡스러워 졌음에도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외에 부가적으로 승객의 수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사유
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물론 월요일의 경우에는 언제나 좌석이 비좁습니다. 그건 주말에 서울등 본가로 갔다 원룸이 아닌 직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봉급쟁이들과 대학생들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주중에도 고무줄과 같이 탑승인원에 변동이 있는건 왜 일까요?
그건 아마도 아침 전동차 안을 보면 답이 보일 겁니다.
신발을 유심히 보면 안전화를 신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실 겁니다. 물론 신경 쓰지 않아도 안전모와 신호수
복장을 한 사람도 보이지만 말입니다.
이사람들은 비가오거나 화물차운송파업등으로 공사현장에 작업이 없을 경우는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경우 공강이 많은 날이거나..요즘처럼 과별로 엠티를 갔을경우 아니면 학교 건립일 등에는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치밀하지는 않지만 간단히 전동차 승객이 대부분 많지만 어느날 갑자기 고무줄이 오무러 들듯이
주는경우에 대해 말씀드려 봤습니다."

유언순 그녀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리에 앉기위하여 위의 모든 상황을 고려한 작전을 동원했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꾸준히 서서 가기 시작 했습니다.
이제 그녀가 왜 서서 가는지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그녀의 키는 160센티미터 몸무게는 70킬로 그램입니다.
여기서 보듯이 그녀는 몸집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그렇듯 유언순도 다이어트를 여러가지 해봤습니다.
포도다이어트가 유행 할때는 포도를 씨채로 몇송이씩 먹다가 변비에 걸려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구요.
고기다이어트가 좋다고 할때는 돼지 살고기는 싫어서 소고기만 사먹다가 월급 차압이 들어올뻔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말도 안되는 엉덩이로 이름쓰기등 유투브 코미디 내용까지 해봤지만 조금 빠지는듯하다 다시 살이 붙곤 해서 다이어트를 거의 포기 했었습니다.
그러던 유언순이 직장을 수원에서 평택으로 옮기면서 부터 다이어트에 다시 목을 매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전동차를 출퇴근에 이용하면서 유언순이 좌석에 앉으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좌석으로 옮겨가며 노골적으로 그녀를 기피하기 시작 했습니다.
처음 몇번은 그러려니 했지만 째려보며 피해가는 사람들의 눈총속에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시작 됐습니다.
그녀가 애마로 출퇴근하기 위한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던중
유언순의 눈에 웹서핑의 정보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것은 특별히 돈을 들이는것이 아닌 일상 생활방식을 약간 변경하면 다이어트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정보는 이러했습니다.
TV 볼 때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앉지 말고 똑바로 앉아서 보기
할인점에서 바구니 이용하기
지하철에서 서 있기
움직이면서 전화 통화하기
자녀와 몸으로 즐기는 활동하기
리모콘 없애기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기
집안일 할 때 신나는 음악 틀어놓기
서서 대화 나누기
서서 빨래 개기

물론 이것들만 가지고 획기적으로 다이어트가 되진 않겠지만 꾸준한 운동, 식이요법과 병행을 하면서
유언순의 몸무게는 한달만에 4킬로 그램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유언순은 빈자리가 있어도 전철에서 앉기를 거부하고 앉아도 옆사람이 다른곳으로 피해가지 않을 좋은 날을 맞기 위하여 서서 가기를 꾸준히 실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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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 봉명역에서 차돌로 쪽으로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제비표페인트 가게가 나온다.
그 가게의 역쪽 부분은 옅은 그린색의 철망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마당의 한모퉁이에는 거위 한쌍이 텃를 잡고 있다.

열차 손님들이 드나들때면 시끄럽게 꽉꽉거려 싫어 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고정 고객들은 그들을 반갑고 즐겁게 바라 보다 가곤 했다.
페인트 가게 주인 강병도는 바쁜 와중에도 기스(거위)들을 정성껏 돌보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바닥을 톱밥을 구해 교체해주고 먹이도 사료만 주는것이 아니고 천안 외곽 논으로 나가 개구리등을 잡아 특식을 주곤 했다.
그래서인지 거위들은 털이 빤지레 해지고 아주 건강하여 그 목소리가 봉명역안 열차 대기 손님들에게 까지 들리곤 하여 봉명역장님으로 부터 민원이 들어 오기도 하였다.
사료를 주다말고 거위들을 흐믓하게 바라 보며 강병도는 시간여행속으로 들어간다.

원래 기스들은 페인트가게 소유가 아니었다.
그들은 길건너 오두막에 사는 윤꽃분 할매 소유였었다.
강병도가 봉명역에 페인트가게를 열기전 부터 길건너편엔 윤꽃분 할매의 오두막이 있었고 심심해서 인지 할매는 춥거나 덥거나 할것없이 좁은 마당에 나와 차돌로로 다니는 차와 행인 그리고 강병도의 가게를 흘깃 거리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곤 하였다.

그러던중 윤꽃분 할매의 큰아들이 와서 왜 남사스럽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냐고 하며 할매와 큰소리로 대판 싸우고 간 다음날 둘째 아들이 거위 새끼 한쌍을 사가지고와 마당 한편에 목재로 집을 만들어 주고 간후론 할매는 거위들을 돌보느라 집 밖으로 눈길을 거의 주지 않았다.

그렇게 10여개월이 지난 어느날 윤꽃분 할매가 페인트 가게로 찾아왔다.
할매:페인트 가게 사장님 노란색 페인트 한통에 얼만나 합니까?
강병도:할매..어떻게 오셨어요..저희 가게를 다오시다니 반갑네요
할매:그려..내가 매일 나와서 바라보고 해서 귀찮았지..돈이 없어 노인정에도 갈수 없고 다리힘이 없어 산책도 어렵고 해서 그런거니 늙은이 사정을 봐서 사장님이 이해를 좀 해줘..
강병도:아무렴요..저는 할매 맴 다 이해해요. 전에 그것때문에 아드님하고 막 소리내고 싸우실때는 제가 뭐 
잘못해서 그런것 같아 민망했어요.
강병도:그건 그렇고 할매가 페인트 사실일은 없으실것 같은데 ...
할매:없긴 왜 없어..우리 꽉돌이와 꽉순이 집을 노란색으로 칠하고 싶어서 그러지
강병도:아~ 거위 집이 지금은 그냥 나무로만 해놔서 포인트가 없어 보이긴 하죠..
할매:그래 강사장은 그래도 사람 맴이 열렸네...내가 큰아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깟 거위새끼들 집에 무슨 페인트냐고 말도 못꺼내게 하는구만..
강병도:제가 보면 목재용 페인트 3리터짜리 2개 정도 필요하실거 같아요
할매:그게 가격이 얼마나 하노..
강병도:하나에 오만원 정도 하니 두통이면 십만원 합니다.
할매:(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꿈벅 거린다.)강사장 알았네..
그렇게 돌아간 윤할매가 다음날 아침 페인트 가게를 열자 마자 다시 찾아왔다.
할매:강사장...혹시 내 사정좀 봐줄수 있나.
강병도:네..할매 무언지 몰라도 들어 드려야죠
할매:미안하지만 어제 저녁에 우리 둘째 아들 한테 전화를 했는데 개가 이달안에 들른다고 했어..
강병도:네 그런데요
할매:노란색 페인트 두통을 나한테 외상으로 줄수 있나...그러면 우리 둘째가 오면 갚아 줄테니
강병도:아.... 그러세요..드려야죠.. 
강병도:할매가 거위들을 정말 이뻐하시나 보네요. 집을 치장 해주시려고 하는거 보니..
할매:고마우이...그렇고 말고 요즘은 우리 꽉돌이 꽉순이 보는 낙으로 사는걸...
강병도가 노란색 페인트 두통과 붓등을 챙겨 할매 집으로 갔다.
강병도:할매 혼자 페인트 칠하기는 좀 어려 우실거예요..저하고 같이 칠하세요.
할매:이렇게 고마울때가 있나..
전문가 답게 강병도가 기스집을 노란색으로 칠하고 일부분을 남긴후 할매가 직접 작업 할수 있도록 했다.
강병도:오늘 한통을 가지고 작업을 했으니 몇일 말린후 나머지것으로 한번더 칠하면 색상이 아주 예쁠거예요
몇일후 할매가 페인트 가게에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며 페인트 값은 한달안에 꼭
갚을테니 걱정 하지 말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일주일후 바쁜 가게 일을 보다 한숨돌리고 앉아 커피한잔을 마시던 강병도 눈에 119 구급차가 할매집앞에
멈춰서는게 보이고 구급대원이 급하게 집안으로 뛰어들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들것에 할매가 실려 나오고 있었다.
강병도가 구급대원에게 물어 보니 할매가 연로하시다 보니 거위집 청소를 하다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된것
같다고 했다.
일주일후 순천향대 병원에서 고관절 수술을 마친 윤꽃분 할매를 강병도가 병문안을 갔을때..할매의 큰아들과 작은 아들이 복도에서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멀리서 들으바로는 자기몸도 잘 가누지 못하시는 분에게 왜 거위를 사드려 가지고 이런 사달을 만드느냐고
큰아들이 말하자 작은 아들이 집에만 계신데 바깥만 바라다 본다고 난리친건 형이 아니냐 그런 사정을 
어머니가 자신한테 통사정을 해 본인도 하는수 없이 소일거리로 사드린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큰아들이 나 돈 없으니 니가 치료비 다 내라고 큰소리 치고 병원밖으로 나가 버리자 작은 아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기까지 듣고 강병도가 병실로 들어서자 다리 고정한 윤꽃분 할매가 너무나 반가워 했다.
할매:강사장 ..병원까지 와주고 너무 고마워...
강병도: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와야죠
할매:그건 그렇고...우리 꽉돌이하고 꽉순이는 잘 있지..
강병도: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돌보고 있으니..
윤꽃분이 한참동안 강병도의 손을잡고 말을 못하고 있다.눈물을 흘리다. 어렵게 말을 했다.
할매:강사장..페인트 값을 갚아야 하는데 지금 내가 말할 처지가 못돼...
강병도:할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할매:그게 아니고..내가 수술후 재활 치료도 해야 하고 해서 한동안 집에 돌아 가지 못할 거야 
할매:그래서 말인데 우리 거위들 돌볼 사람도 필요하고..강사장 페인트 값도 갚아야 하니..
할매:내가 전에 알아 본바에 의하면 거위한마리 가격이 한 오, 육만원 할거야..
할매:그러니 두마리면 십만원이니...그걸 강사장이 페인트 가격 대신에 가져가..
강병도:아이고 할매 더있다 갚으셔도 돼요..그러실 필요 없어요
할매:아니야 강사장이 우리 거위들 이뻐하는거 알아...강사장이라며 아마 잘 돌봐줄꺼야..
할매:우리 큰아들이 보면 거위들을 닭가게에 팔아 버릴거야..강사장 부탁해..
강병도:걱정 마세요..그렇다면 제가 잘 돌보고 있을게요

이런 사정으로 거위들은 강병도의 페인트 가게로 옮겨오게 되었으며 윤꽃분 할매는 수술이 잘 마무리가 돼서 퇴원후 둘째 아들내 집에서 병원으로 재활치료를 하러 다니고 있다고 했다.
강병도는 기스들을 바라보며 윤꽃분 할매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오길 기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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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5시 40분 이곳은 신창에서 청량리까지 가는 1호선 전철속이다.
오늘도 장시녕은 퇴근길에 성환역에서 전철 앞 3번째 칸의 첫번째의 노약자석 출입구를 제외하고 
두번째 출입구로 탑승을 했다.
부장이 10분 일찍가는 어느 운좋은 날에는 앞 열차를 타기도 했지만 앞열차와의 인터발이 긴관계로 빈좌석을 발견할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5시 35분에 승차를 했다.
직산역에서 성환까지의 거리가 5Km 남짓인 반면 성환에서 출발한 열차는 평택까지 거의 9.5Km를 달려
승객이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때쯤 플랫폼으로 들어선다.
평택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내리고 또 많은 사람이 승차를 한다.
장시녕이 자신의 옆으로 덩치큰 사람이 타지 않을것을 기도하면서 2개의 좌석이 빈것을 확인하는 순간 누군가 뛰어 들어와 앉으며 말한다.
"자기야 여기 빈자리 있어 얼른 앉아" 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낭낭하다.
시녕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항상 이시간대에 타는 중년 커플이다.

문춘식과 임현자는 평택역앞 골프 웨어점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다.
문춘식이 15년간 다닌 쌍용자동차를 퇴직하면서 받은 돈으로 옷가게를 열었고 처음으로 채용한 여직원이
임현자 였다.
임현자는 결혼후 애기를 낳은 경력 단절 여성 이었으나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고 인상이 좋아 옷판매에
많은 실적을 올렸다.
그렇게 그들 둘은 3년여간 골프웨어점을 키웠고 현재는 옆가게로 까지 확장하여 재오픈한 상태로 오랜동안 같이 붙어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흉허물이 없는 사이가 되었고 남들이 보면 일명 오피스 허즈번드
오피스와이프로 불리만 했다.
장시녕 옆으로 나란히 앉은 두사람은 오늘도 깨가 쏟아 지고 있다.
옆에서 듣기에는 그저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에 가까운 스토리들이 그들은 그렇게 재미 있는 모양이다.
평택에서 두정거장 지나 서정리에 이르자 아쉬운듯 문춘식의 손을 쓰다듬던 임현자가 내리고...
거기서 세정거장을 더가 오산역에서 입을 앙다문 문춘식이 내렸다.
장시녕이 내리는 문춘식을 멍하니 바라보다 좌석을 보자 거기에 문춘식의 핸드폰이 떨어져 있었다.
뒷주머니에 넣었던 폰이 빠진듯 했다.
어쩔수 없이 병점역까지 들고온 핸드폰을 유실물센터에 접수하려다가 호기심이 발동한 장시녕은 하루만 늦게 신고하기로 하고 집으로 들고왔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폰이 꺼져 있고 비밀번호로 잠겨 있지도 않았다.
폰을 열고 내용을 이리 저리 살펴보니 사진첩에는 문춘식과 임현자의 낯뜨거운 사랑놀이 사진과 동영상이
가득하다.
카톡에도 둘만의 비밀 내용이 가득하다.
본내용은 이러했다 둘은 유부남 유부녀고 애들까지 있는 사람들로서 가게에서 가까워졌고 불륜을 저지르는 관계로 가게에서는 부부처럼 지내지만 퇴근시간만큼은 칼같이 지켜 서로의 가정을 지켜 주기로 약속을 
했으나 요즘들어 임현자가 각자 이혼하고 같이 살것을 요구하고 있는듯 했다.
그리고 이 폰은 문춘식의 세컨폰으로 사용할때는 커놓고 집에 갈때는 끈 상태로 가방속에 보관 한다는것이
흘리고 만것으로 추정 됐다.

장시녕은 밀키트 곱창전골에 소맥을 마시면서 생각했다.
이 미친것들을 어찌 놀려 먹을까하고..
나같이 40대 노총각으로 아직 결혼도 못한 처지로 잠자기전 삼천만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유투브 독거노총각 채널을 시청하는걸 낙으로 사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들처럼 있는것들이 바람까지 피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병점역 유실물센터에 폰을 접수한 장시녕은 그날 오후 컴퓨터에 문자발송 프로그램을 깔고
핸드폰 번호 변경 프로그램으로 장시녕 세컨 폰으로 사랑의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가게의 못생기고 통통한 중년 아줌마는 버리고 젊고 싱싱한 자신과 사랑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런 내용을 일주일 가까이 보낸 어느날 평택역에서 문춘식과 임현자가 다시 3번째 칸으로 승차를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전과는 달리 멀찍이 떨어져 앉았고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것이었다.
그리고 문춘식의 얼굴에는 재생밴드가 붙어 있는것이 둘사이에 불화가 생긴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마도 그들은 세컨폰으로 오는 내용을 가지고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어 갔지만
일주일 가까이 지속된 내용에 임현자가 반응을 했을테고
불륜인 그들이 그내용을 가지고 경찰에 신고를 할 처지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후로 평택역에서 문춘식은 승차를 했지만 임현자는 보이지 않았다.
장시녕은 속으로 미안했지만
불륜을 저지르는 것들은 불륜상대의 어느것도 믿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시녕은 자신이 불륜인간들을 처단하는 정의의 용사처럼 우쭐하면서도 이번엔 내가 임현자를 꼬셔볼까
하는 내면의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자신은 그렇게 저급스러운 인간이 아니라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The Danish National Symphony Orchestra의 the good(장시녕), the bad(문춘식) and the ugly(임현자)속의 Tuva semmingsen의 품위있고 감미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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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운시 통닭거리에 있는 이자수의 통닭집은 오늘도 파리를 날리고 있다.
이자수는 10년간 다니던 횬다 자동자 세일즈맨을 적성에 맞지 않아 퇴직하고 남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통닭집을 운영하기 위해 퇴직금과 은행 빛을 얻어 명성좋은 통닭거리에 기세 좋게 음식점을 개업했었다.
하지만 때맞춰 발병한 코로나로 인하여 배달위주로 영업을 변경 했음에도 직원 월급과 은행이자는 커녕
가게 월세까지 몇달씩 밀리고 있었다.
이자수는 오늘도 가게 안에서 쓴 깡소주를 마시며  "세상에 저런일이"를 보고 있다.
TV속에서는 조상님이 꿈속에 나타나 알려준 로또 번호로 123억에 당첨되어 세금을 떼고도 83억의 실수령액을 받았다는 중년의 아저씨가 얼굴에 벌집을 하고 나와 신나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자수는 세상에나..남들 조상은 저렇게 후손을 위해 노력들을 하는데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뭐하고 계신거냐며 씨부렁 거리고 있다.

이자수의 아버지 이춘식은 3년전에 심장마비로 쓸어져 70의 나이에 저승으로 왔다.
하지만 그가 태어날때의 수명은 92세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직도 19년을 이승에서 떠돌아야 한다.
이자수가 아버지를 위해 천도재라도 지내주면 좋겠지만 약식으로 해도 350만원 이상이라는 큰 비용을 지금의 아들이 부담할수는 없어 보였다.

한편 저승재판부에서는 이승이 발전함에 따라 인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정해진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이 이승을 떠도는 혼란을 줄이기 위하여 죽은 귀신 특별 정리 기간을 정하였다.
즉 특별히 거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식이 간소하게 천도재 형식을 빌어 기도해주면 저승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빠르게 극락 또는 지옥으로 가게 해주는 퀵 서비스를 개설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중 10명을 추첨하여 정성을 다해준 이승에 있는 후손들에게 로또 1등 번호를 알려 줄수 있는 조상 덕 기회 또한 마련 하였다.
이러한 방을 숙지한 이춘식이 아들 이자수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데 3년동안 이승을 배회하여 기력이 많이 소진한 그로서는 매일 술에 쩔어 졸고 있는 이자수의 꿈속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여러궁리를 하던 이춘식은 수운시 외곽에 위치한 해월신당을 운영중인 무당 춘화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아들이 이런 내용을 알고 천도재를 지내 줬으면 하고 만약에 춘화가 도와줘 아들이 로또 일등에 당첨된다면 당첨금을 반반씩 나눠 가질수 있을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다음날 오후 통닭집을 찾은 춘화는 장사 준비는 커녕 술에 취해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는 이자수를 보고 그대로 나가 근처 약국에서 깬다술 10포를 사서 반강제로 자수의 입속에 털어 넣었다.
한시간이 지난후 약효가 있었던지 정신이 돌아온 자수가 당신이 누군데 나를 죽일려고 이많은 걸 먹이냐고
투덜거렸다.
춘화가 투털거리는 자수의 입을 틀어 막아 버리고 아버지 이춘식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자수는 그동안 안 도와준다고 불평만 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데 감동해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춘화는 이자수를 도와 아버지의 천도재를 부족함 없이 지내 드리게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시고 있는 저승재판부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연줄이 좋은 장군신을 불러 앞으로는 더 잘모실테니 저승재판부에 손을써 이춘식이 조상 덕 서비스에 당첨 되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그후 로또는 한달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고 그 금액은 600억이 넘어 있었다.
동내 로또 판매점을 자신감 있게 밀고 들어간 이자수는 아버지가 알려준대로 1게임 1000원어치만 적었다.
그주 토요일 오후 8시에 로또 일등번호가 발표 됐고 일등 당첨자는 정확하게 10명이 나왔다

세금을 제하고도 이자수는 40억원을 받았다.
현금을 좋아하는 그는 모든걸 오만원권으로 받아 여행용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새 돈냄새에 눈이 먼 그는 춘화와 반반 나눠야 한다는 약속을 어기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뒤늦게 이사실을 안 춘화는 노발대발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시고 있는 장군신을 다시 불러 내었다.

그시간 이춘식은 기분좋게 저승 재판정에서 판결을 받기위해 줄을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승에 살아 있을 동안 특별히 나쁜짓을 한것도 없고 해서 지옥으로 갈 이유는 없을거라며 은근히 극락으로 갈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때 시커먼 옷을 입은 험상굿은 저승사자 2명이 이춘식을 찾고 있었다.
자신을 빠르게 극락으로 보내주나보다 하고 기대에 부푼 춘식이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들은 춘식을 거칠게 다뤘다. 
너에 대한 모든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며 춘식을 다시 삼도천 밖으로 던져 버렸다.

십년뒤 알콜중독이된 이자수의 어께 위에는 아직도 이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춘식이 올라 타 있다.
이자수는 도박등으로 모든 돈을 잃고 카지노 근방에서 구걸로 살아 가고 있었다.
이춘식은 무당춘화의 장군신 분노로 죽었으면서도 저승에는 발도 들여 놓치 못하고 이승을 떠돌고 있었다.
오늘도 위태롭게 차도를 걷고 있는 자수의 어깨 위에서 춘식은 아들의 목숨을 지켜기 위하여 갖은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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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춘식은 성거시에 있는 농협 창구에서 근무하고 있다.
농협 암보험에 관심있는 민원인을 상대하느라 바쁜 오전을 보낸 춘식은 늦은 점심을 찾아
시내를 돌고 있다 갑자기 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게실에서 미친돼지 삼겹살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동료 직원이 찾아 왔다.
-직원:문대리님 연순이가 찾아왔는데요.
연순이는 문춘식의 6살난 딸아이의 이름이었다.
-연순:(직원옆으로 들어오며) 아빠!
-춘식:(깜작 놀라며) 연순아! 너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그때 배달 삼겹살이 도착하고 춘식은 연순과 함께 그것을 허겁지겁 먹었다.
-춘식:(다시한번 묻는다)연순아 어떻게 이먼곳까지 찾아왔어?
-연순:응! 아빠 보고 싶다고 하니 엄마가 데려다 줬어.
-춘식:그게 무슨소리야? 
춘식이 말하고 있는 사이 한성시에 있는 그의 장모한테 전화가 왔다
-장모:(다급한 목소리로)문서방 큰일났어. 연순이가 없어졌어..동내를 몇바퀴 돌았는데 찾을수가 없어
-춘식:장모님...연순이 여기 와 있는데요..
-장모:(안심하며)그래~ 그 어린것이 어떻게 거기 까지 갔다니..
그것이 영특해서 전에 지 엄마하고 다니던걸 기억하고 찾아갔나보다..
-춘식:(목소리를 높혀)장모님 그게 말이 돼요 연순이 이제 6살이에요..한성시에서 여기 성거시까지는 버스로 한시간 가까이 걸리고 또 택시를 타야 농협까지 올수 있는데요
장모:그래 말이 그렇긴해도 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애기들이 아빠 근무처 찾아가는
걸 본적이 있어..
-춘식:오마이갓! 장모님..그건 익숙한 전철을 탄거구요 거기다 카메라맨과 작가가 따라 다니는거라구요
애기들 혼자만 다니는게 아니예요.
장모님 연순이가 어떻게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예요.
앞으론 연순이를 잘좀 봐주세요.
-장모:(한숨쉬며 풀죽은 목소리로) 알았어. 잘보고 있었는데 잠깐 베란다 청소하는틈을 타서 나간
모양이야.
문춘식이 오후 6시 퇴근을 한후 성거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들러 연순이 좋아하는 배달치킨을 시켜
배불리 먹인후 한성시 장모님댁으로 갔다.
자신의 장모에게 연순이 다닐 어린이집과 자신이 직장에서 늦을 경우 봐줄 보모를 구할때까지만 
1~2달 더 연순이를 데리고 있어 달라고 이야기 하며 다시는 혼자 나다니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성거시로 돌아 왔다.
그런일이 있은 몇일 동안은 수시로 연순에게 아빠가 보고 싶다고 떼쓰는 전화를 받았으나 주말이면
보러 갈테니 그때까지만 참아 달라고 어린딸을 달래느라 춘식은 애를 먹었다.

그렇게 그일이 잊혀져 가던 어느날 연순이 또다시 아빠를 찾아왔다.
이번에도 춘식은 딸아이를 달래며 다시 장모님한테 돌려 보냈다.
그후에도 그런일이 반복되자 춘식은 휴가를 낸후 연순과 성거시의 아파트에서 하루밤을 보내며 조용히
물어봤다.
-춘식:연순아...너 정말 여기까지 어떻게 오는거니...이길을 다 외우고 있어서 오는거야?
-연순:아빤...나 여기 어떻게 오는지 몰라 그리고 돈도 없어...
-춘식:그럼 어떻게 오는건데...정말 엄마가 데려다 준다는 거야?
-연순:응..내가 할머니 집에서 아빠 보고 싶다고 울고 있으면 엄마가 문열고 들어와서 아빠한테 가자고
데려다 준단 말이야
여기서 춘식은 은근히 난 화를 가라 앉혔다. 이전에도 이런 문제로 거짓말 하지 말라고 야단을 쳤지만 울고불고 떼 만 늘었기 때문에 그는 목소리를 낮춰 다시한번 물었다.
-춘식:연순아..아빠가 다시한번 이야기 해줄께..울지말고 들어 엄마는 ...아주 먼데로 병을 치료 하러 갔기
때문에 순이를 만나러 올수 없어...
-연순:아니야...어제도 엄마가 여기로 데려다 줬는데..무슨말이야..내가 아빠 보고 싶다고 울면 꼭 엄마가
나타났단 말이야..

문춘식과 임현자는 늦은 나이에 불꽃같은 사랑을 했고 그 결실로 8년전 어느 꽃피는 봄날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해 어렵다던 인공수정끝에 연순을 나았고...고생끝에 얻어서 인지 임현자는 딸 연순을 무척이나 예뻐했다.
그렇게 4년동안 그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을 준비하던 임현자가 갑자기 쓰러 졌고 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
그녀는 치료를 위해 딸 연순과 함께 한성시 자신의 어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겼고
종합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잠시 상태가 좋아질때면 딸을 데리고 성거시에 있는 춘식에게 오곤 했었다.

임현자가 하늘나라로 간것은 10개월전 함박눈이 오는 날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낙담한 문춘식은 석달여간을 술에 쩔어 허송세월로 보냈다.
그러던중 이렇게 살순 없다며 정신을 차린후 연순을 처가집에 맡기고 열심히 일을 하여 다음달이면 과장 승진도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

문춘식은 연순이 엄마가 데려다 줬다는 말을 믿지는 않지만 어린딸이 계속해서 그런말을 하는데는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요며칠 사이에 어린여자아이를 태워다준 택시기사와 버스기사를 수소문했다.
-춘식:기사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구요 이렇게 나오셔서 감사 합니다.
-택시기사:예~지금 한창 바쁜시간인데 쫌 그렇치요..
-춘식:네~그건 제가 보충해 드리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건 혹시 그 여자아이를 농협까지 태워 줄때 혹시 누가 같이 탔을까요?
-택시기사:네~ 그여자분 얼굴색이 하도 창백해서 기억이 나요. 
한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데 몸매가 호리호리 하고 쌍꺼풀이 있는 큰눈에 코가 오똑했어요
그리고 택시요금이 오천원이였는데 만원을 주시고 그냥 가버리셨어요.
혹시 거스름돈 때문에 그러시는건가요?
-춘식:(놀라며)아닙니다. 그런건 아닙니다.
(아내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혹시 이사람 입니까?
-택시기사:맞아요..이분이예요..
그 순간 춘식의 뒤덜미를 따라 서늘한 기운이 휘돌아 나갔다.
....
버스기사도 사진을 보고 틀림 없다고 문춘식에게 확인해 주었다.

문춘식은 회사에 일년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신청했다.
회사동료들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데 집안에 무슨 큰일이 있냐고 다들 걱정스런
표정으로 춘식을 바라 보았다.
춘식은 어린딸이 초등학교 들어갈때까지 만이라도 같이 있어주기 위해서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춘식은 연순을 아파트에서 가까운 어린이 집까지 데려다 주고 마트에서 장을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는 죽어서도 딸을 걱정하고 있는데 잠시나마 딸을 처가에 내팽개 치고 승진욕에 불탔던
자신을 반성하며 이정도 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문춘식은 이번 주말에는 딸과 함께 아내의 유골함이 보관되어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을 다녀올 예정이다.

*어제밤에 꿈을 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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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자는 오늘도 봉명초등학교 밑에 있는 봉명 1공원을 몇시간째 배회 하고 있다.
걷기운동기구를 30여분 하다 벤치에 앉아 멍하니 앞의 나무를 바라다 보다 공원주위를 돌다 하며
속에 가득찬 화기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공원의 고목위에서는 오늘따라 그녀의 속을 알고있다는듯 까치 두마리가 깍깍 거리며 분가를 서두르는듯
머리위를 어지럽게 날아 다니고 있다.

임현자는 공원에서 가까운 천안 봉서산 아이파크 아파트 105동에 살고있다.
그녀는 예전부터 며느리를 맞는다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사이가 아닌 엄마와 딸같은 사이로 지내고 싶다는 소원을 주님께 빌고 또 빌었었다.
그러던 중 그녀의 외동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고 며느리가 들어오면서 아이파크 42평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그녀의 며느리는 결혼후 6개월까지는 기존 직장을 계속해서 다니고 있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경영악화로
집에서 쉬게 되었다.
집에 같이 있게 되면서 임현자는 딸같은 며느리가 그렇게 어려운건지 처음 알았다.
임현자와 며느리 사이는 사무적인 말만 하면서 더욱더 서먹해지기만 했다.
그녀가 살가운 사이가 되기 위하여 며느리에게 같이 장을 보러 가자고 하면 집에서 할일이 있다고 어머니 혼자 다녀오시면 안되냐고 하는가 하면 시장에가서 오늘 살것에 대해 상의하기 위하여 전화를 하면 통 받지를 않았다.
힘들게 돌아와서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다른일에 집중하느라 핸드폰을 묵음으로 해서 듣지 못했다고 할 뿐이었다.
그리고 점심을 같이 먹을 요량으로 요리를 하면 어머니 혼자 드시라고 하곤 본인은 그냥 커피에 토스트면 
족하다고 할 뿐이었다.

어느 조용한 주말 임현자가 아들 고유남을 불러 자신은 딸같이 대하고 싶은데 며느리는 그게 아닌거 같다며 약간 서운 하다는 말을 했다.
고유남은 아내 유언순을 데리고 천안천 건너 아베크로 가서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카페모카 두잔을 시킨후 임현자의 말을 전했다.
유언순은 나도 친엄마같이 살갑게 지내고 싶지만 그건 머리로만 그럴뿐 실제로는 어머니가 어려워서 같이 있으면 신경쓰이고 힘들어 잠시도 같이 있고싶지 않다는 거였다.
그리고 결혼한지 6개월밖에 안됐고 또한 집에서 같이 지낸건 몇주 정도이니 서로 노력 하다 보면 많이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러한 유언순의 말들을 듣고 고유남은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있었다.
그들도 연예할때는 그들 사이를 가로막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 했지만 막상 결혼한후 6개월이 지나자 서로간에 사소한것이 맞지 않아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 했으니 말이다.
유언순이 고유남이 집에 들어오면 여기저기 양말을 벗어 던지는 것부터해서 화장실에서 서서 일을 봐 오물이 여기 저기 튀는것등을 지적 해 오는 터가 아니던가..
거기다 고유남은 사용한 수건은 말려서 몇번 더 사용하는 반면 유언순은 한번 사용한 수건은 바로 세탁기로 보내 빨아 쓰는것 조차 서로 맞지 않아 한동안 고생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서로간의 카르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허용해주던가 아니면 서로간에 타협이 필요하지 않던가...
고유남과 유언순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후 집으로 돌아왔다.
고유남은 어머니 임현자에게 아내 유언순과 한 이야기를 전하며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조금만 참고 인내해  주시면 고부간이 많이 나아지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그후 이러저러한 노력을 기울이며 일년여가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임현자와 며느리 유언순 사이는 서먹서먹하다.
임현자가 아파트 노인정에 나갔다 들어오면 며느리 유언순은 친구와 전화로 신나게 떨던 수다를 뚝 멈추고 말았고 약속이 있어 밖으로 나갈때면 표정이 그렇게 밝을수가 없었다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사이가 좋아 지지 않자 임현자는 며느리의 눈치를 보기 시작 했다.
며느리 친구가 집에 오는경우만 봉명공원에 나와 배회 하던것이 요즘은 아침만 먹고 나면 공원으로 나서고 있다.
오늘도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해 있는 임현자는 아파트구매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투자한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작은 평수 2채를 구입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번주는 아들에게 분가해 줄것을 요구하리라 굳게 마음 먹고 있었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임현자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고뇌하고 있었다.
애시당초 시어머니와 며느리사이는 엄마와 딸이 될수 없었다.
2,30여년을 다른집에서 태어나 살던 사람들이 갑자기 결혼이라는 제도아래 묶여 같이 살면서 살갑게 산다는건 어느 누군가에겐 많은 스트레스의 굴레에 빠져들게 하는건 아닌지 다시한번 곱씹어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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