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물론 제우스의 정실인 헤라의 농간으로 그의 어머니 세멜레는 죽음을 맞이했고 그는 
제우스의 다리와 요정에 의해 키워졌다.
그런 그가 최초로 포도주를 개발하여 술의 신이 된것은 순리라고 할수 있다.

이재수 그의 별명은 뱅크 라버리 다.
부산에 있는 동일한 은행을 5년 단위로 4번에 걸쳐서 털었기 때문에 얻은 별명 이었다.
마약등에 쩔을대로 쩐 이재수가 4번째 은행을 턴후 달아날 때에는 공범 2명과 같이 람보르기니 
베너노 로드스터를 타고 백만원이 넘는 발렌타인 30년산을 두병이나 마셨다.
검붉은 로드스터는 명성대로 12기통 엔진 750마력에 제로백 2.8초인 최고속도 355Km/h로
에어로다이나믹을 극대화한 성능의 모델로 심야의 경부고속도로 추격에서 애시당초 경찰차로는
따라 잡는것이 불가능 했다.
그순간 다른 순찰차를 압도하는 출력의 소나타가 앞으로 나섰다.
서울방향으로 과속으로 달리던 로드스터는 영락 IC부근에서 회동저수지로 추락하고 말았다.
경찰에 의해 인양된 로드스터의 조수석에는 공범 2명이 뒤엉켜 숨져 있었고 운전석에는
술냄새를 풍기는 악마같은 모습의 이재수가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내가 죽어서도 너희들에게 디오니소스의 명으로 알콜과 로드스터로 복수를 하고 
말것이다"였다.


부산경찰서 장시녕경장은 이번 뱅크 라버리 일망타진 작전에서 출력이 개조된 소나타로 로드스터를 
끝까지 추격한 공로로 일계급 특진에 푸짐한 부상까지 수상 하였다.
그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회식장소에서 장경사는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고 있었다.
서장이 그에게 다가와 "자 장경사 이럴때 안마시면 언제 마시나 한잔 마셔"라고 술을 따라 주려 하자
"죄송합니다. 제가 술을 마시지 못하니 이걸로 주십시요" 하며 음료수 사이다를 가리켰다.
"에이..내가 장경사 술마시는거 한번 보는게 소원이다"라고 서장이 껄껄 웃으며 사이다를 한컵 가득
따라 주었다.
회식이 끝난후 집으로 돌아 가는 버스안에서 장경사는 어머니 정혜임에게 전화를 했다.
"어머니 저 시녕이예요 지금 회식이 끝나서 돌아가고 있어요"
"너 설마 술마신거 아니지..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술을 마시면 너하고 나와의 부모 자식의 연은 
끊어지는거야"
"어머니 술 안먹는다니까요..제목소리를 들어 보시면 몰라요"
엄밀히 말하면 시녕은 술을 못먹는것이 아니고 마시지를 않는것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시녕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알콜 중독으로 모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에게 금주할
것을 어려서 부터 주입 교육을 해왔고 그러기에 그는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고 있었다.

그 다음날부터 장경사는 고급차를 여기 저기 알아보고 있었다.
포상금과 그동안 술안마시며 모아둔 돈으로 고급차를 사기 위해서 였다.
그는 차를 보기 위해 들른 현대 자동차 부산 송정대리점에서 유언순을 만났다.
유언순은 나이를 알수 없는 묘한 매력의 능력있는 세일즈 맨 이었다.
장시녕은 GV80 모델을 보여 달라고 했고 시승차량을 가지고 나온 유언순과 부산 해변 일주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옆에서 유언순이 GV80 모델의 성능과 제원 그리고 가격대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코너를 급하게 틀다 균형이 무너진 시녕의 오른손이 유언순의 매끈한 다리에 닿고 말았다.
장시녕은 급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 매너있게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처음 몰아본 차라 제어가 서툴러서..."
"호호호 장경사님 참 순진하시네요...전 순진한 남자가 좋더라구요.." 하면서 유언순이 장시녕의
손을 잡자 그의 얽굴이 붉어 졌다.
그후 그들은 차구매를 핑계로 거의 매일 만났고 연인이 되어 있었다.
유언순의 "시녕씨 차는 제가 최고로 멋진걸로 골라 줄테니 걱정 말고 기다려 봐요"라는 말과 키스에
장시녕의 가슴은 완전히 녹아 내렸고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그녀에게 주고 말았다.

경찰서에서 일을 보고 있는 장시녕에게 유언순의 전화가 걸려 왔다,
"시녕씨 오늘 저녁 10시에 제가 멋진차를 가져 갈테니 기대하고 있어요"
"네 언순씨..기대하고 있을께요..다 알아서 해주세요"
저녁 10시 시녕의 배산역 단독주택 앞으로 검붉은 색의 로드스터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었고
차에서는 육감적인 몸매에 딱맞는 연분홍의 원피스를 입은 유언순이 시녕이 조수석에 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해운대 바닷가 도로를 달려 어느 한적한 곳에 정차를 하였다.
언순이 시녕을 안고 찐한 키스를 퍼부었고 시녕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자기야 이렇게 멋진차를 내가 선물할테니 이 즐거운 날 내소원 한번만 들어 주라"
"언순씨 무얼요..무엇이든 다 들어 줄께요"
"이게 뭔줄 알아 이건 발렌타인 30년산이야 우리 이거 한병씩만 즐겁게 마시자"
"어 ..안되는데...까짓거 언순씨 소원이라는데 뭐는 못해 마실께요"
처음 독한 양주 한병을 마셔 버린 시녕의 눈은 이미 풀려 있었다.
"시녕씨 이제 이차로 나를 즐겁게 드라이브 해주세요"
 "까짓거 언순씨가 원하는데 해드리지요..헤헤헤"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시녕이 말했다.
해안도로를 250Km달리던 시녕의 로드스터는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다.
서서히 부산 바다로 가라앉는 로드스터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언순의 얼굴이
이재수의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편으로 술의신 디오니 소스의 큰그림자가
드리워 지고 있었다.

다음날 장시녕의 죽음을 부여잡고 정혜임이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내가 이럴까봐 술을 멀리하라고 그렇게 당부 했건만...흑흑흑"
울고 있는 혜임 앞으로 유언순이 검은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다.
"네 이년 네가 기어이 내 하나남은 자식의 목숨마져 가져 갔느냐...
이제 나한테 남은건 아무것도 없으니 나두 데려가라..."
라며 혜임이 악을 쓰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언순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쩜 그렇게 혈족들이 똑같을까 술과 타는거라면 사족을 못쓰니...
그건 그집안의 잘못된 유전자 때문인데 왜 내 탓을 하나 호호호"
"그리고 내가 장시녕 만은 살려줄까 했는데 왜 이재수와 얽혀서 이꼴을 당할까나.."
정혜임이 "그게 무슨 소리야.."라고 악따구니를 했다.
"이제와 알려줘도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 너의 목숨을 취하기 전에 마지막 절차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알려주지"
"우리 디오니소스님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어머니 세멜레를 부활 시키기 위해서
순수혈통을 지켜온 인간 백명의 목숨이 필요 했지..하지만 전세계적인 침략 전쟁과 자유무역등으로
깨끗한 피를 가진 영혼을 찾는것이 96명에서 멈추고 말았지.
그러던중 한반도 남부에 아직까지 순수한 혈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순수성 100%
의 인간을 찾기 위한 유전자 연구소를 부산에 차렸고 그걸 유지하기 위하여 이재수를 그의 수하로
만들었던거야"
"그렇게 해서 찾아 낸것이 장육남과 장춘식이었지..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너의 시아버지와
너의 남편이었지. 그들의 목숨을 취하여 98명의 영혼을 채웠고..네 남편의 영혼을 취한날 너와
약조하여 너의 자식만은 살려주겠다고 했지만...너의 자식이 이재수를 죽음으로 몰았기 때문에
나도 어쩔수 없이 장시녕의 목숨을 취할수 밖에 없었어...그래서 세멜레님의 부활을 위해 남은
맑고 즐거운 영혼은 이제 하나지.."
"그리고 어제 최종적으로 정혜임 너도 순수혈통임이 밝혀졌으니..네가 원하는 대로 너의 목숨을 취할수 
밖에 없지 않겠어..호호호"
그러면서 유언순이 반강제로 발렌타인을 정혜임의 입속에 밀어 넣었다.
마력과 알콜로 인해 정신이 몽롱해진 정혜임을 로드스터에 태우며 "어떼 기분이 하늘을 날아 갈것 같지"
라고 유언순이 말했다.
정혜임은 검붉은 로드스터와 함께 부산 앞바다로 서서히 잠기며 숨이 막히는 최고의 쾌락을 
즐기고 있었다.
붉은 노을이 물들어 가는 부산 앞바다에서 세멜레를 부활시키기 위한 복수조건인 순수혈통 과 
숨지기전 최고의 쾌락을 느낀 맑은영혼이 그렇게 만들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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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순은 부모님의 태생을 따른것인지 바다를 무척 좋아 했다.
부모님의 고향이 남쪽 바닷가였지만 정작 본인은 대도시 인 수원 호매실에서 태어났음에도 그랬다.
언순은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방학때 친구들과 놀러갔었던 대천 해수욕장, 강릉 경포대, 부산해운대의 
따사로운 모래톱과 시원한 블루톤의 바닷물의 추억이 아직도 그녀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인생의 황금기인 대학생 시절  그녀의 단짝 친구인 정혜임과 틈만 나면 인천의 많은 섬으로 백패킹을
다니는것을 낙으로 삼은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언순과 혜임은 낯설고 조용한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작은 의자와 테이블위에 독일식 프랑크소세지를 
노릇하게 숯불에 구운후 푸른 바다색을 닮은소주를 곁들이며 젓가락 장단에 맞춰 부르는 노랫 가락을
무척이나 즐겨 했다.

쿵다라 궁다 궁다라 궁따
....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 밑에
말을 매는 나그네야 해가 졌느냐
....
언순의 간들어지는 트롯과 혜임의 젓가락 장단은 그야 말로 어두운 바닷가를 흥겨운 우리내 가락의
난장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젊음을 특이하게 즐기던 그녀들이 백패킹에서 낚시라면 미쳐 못사는 정망근과 박춘식을
만난것은 어쩌면 필연이라 할것이었다.

그런던중 언순에게 희소식이 날라왔다.
그녀의 외삼촌 이재수가 청정 바닷가의 파도리 민박집을 공매로 싸게 낙찰받은 것이다.
민박을해 근근이 살아가던 80대의 노파는 남보다 못한 아들때문에 평생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노파를 딱하게 여긴 이재수는 공매가외에 근처에서 방을 얻을 수 있는 돈을 추가로 지불하고
이사짐까지 날라 주는 미덕을 시전하여 주변 사람들로 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런 이재수 덕분에 언순은 바다를 보고 싶을때 숙소 걱정없이 언제든지 달려갈수 있는 것은 물론
동내 사람들로 부터 갖은 편의를 다 받을수 있게 되었다.

어느 때이르게 따가운 봄날 유언순, 정망근, 정혜임, 박춘식이 파도리 민박집에 도착 했다.
파도리는 어느덧 그들의 베이스캠프가 되어 있었다.
이번 목표는 파도리 남쪽 끝부분에 있는 꽃섬 이었다.

간조시는 걸어 들어갈수 있고 만조시는 거친 강물처럼 바닷물이 가로 막아 버리는 꽃섬은 풍경도

단조롭고 산행은 애매했다.

하지만 꽃섬이 앞으로 20년동안 희귀 동 식물의 자생지 보호와 해안지형 경관 보전을 위해 특별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낚시, 임산물 채취를 위한 출입을 단속한다는 점이 그들의 
모험심을 더욱 더 자극 하였다.

그들은 이재수의 탁월한 친화력 덕분에  이장이 이끄는대로 한밤중이지만 서행땅끝 파도리 아치내캠핑장을    지나 편안하게 꽃섬에 걸어서 도착 할수 있었다.
그들 일행은 출발전 기상앵커의 갑자스런 폭풍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꽃섬을 즐길수 있다는 흥분에 한없이 들떠 있었다.
이장이 돌아가자 언순, 혜임은 젓가락 장단 공연 준비에 망근, 춘식은 심야 낚시 채비에 
바빴다.
그렇게 정신없는 여흥 준비에 그들중 먹구름이 몰려드는걸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일순간에 쏟아진 폭우와 바람에 더해 집채만한 파도가 그들을 덥치고 말았다.
언순은 한참을 물속에서 정신없이 헤메다 어찌어찌하여 모래톱에 올라 설수 있었다.
그녀는 켁켁거리며 바닷물을 뱉고 섬중턱에 마련된 그들의 텐트로 향했다.
그곳에서 망근, 혜임, 춘식이 걱정스런 얼굴로 언순을 맞이했다.
언순이 반가워 손으로 혜임을 안으려 했으나 그럴수 없었다.
망근, 춘식 역시 마찮가지였다.
언순을 제외한 3사람은 모여서 그녀의 얼굴색이 시커멓고 몸을 만질 수 없다는 것은 그녀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었다.
그들은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었다.
아침이 되자 날씨는 언제 그랬냐 싶게 너무나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때마춰 배로 꽃섬에 도착한 이재수와 이장이 그들을 소리내어 찾고 있었다.

언순이 우린 여기에 있고 모두 무사하다고 말하며 그들앞에 나섰다.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던 이재수가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언순이 여기에 있지 않냐고 뒤를 돌아 봤지만 거긴에 아무도 없었다.

이장이 새벽에 가의도 포구에 3명의 신원 불명의 시체가 떠올랐다고 하더니 그들

이 틀림없을 거라고 말했다.
이재수와 이장을 따라 언순이 배에 올랐고 그 뒤로 시커먼 큰배가 다가 오고 있었다.
그 배위의 검은 옷의 사자가 망근, 혜임, 춘식을 향해 당신들은 이배에 타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김윤옥은 이십대 후반으로 아직 미혼이다.
그녀는 어려서 부터 이상형인 사람과 결혼하는걸 꿈꿔왔다.
오늘도 그녀는 이상형과의 드라마틱한 만남을 기대하며 근처 이마트로 향했다.
그녀의 집은 얀성시내의 우남퍼스트빌로 가로수 그늘로 걷다 보면 롯데하이마트 얀성점이 
나오고 4월의 때이른 더위로 머리가 뜨거울 즘에 시원한 대형마트건물로 들어 설수 있었다.
윤옥이 가장 좋아하는 열대과일 코너를 돌다 한남자와 거의 맞부딪칠 뻔하였다.
그녀는 "어머 죄송해요"라고  순간적으로 허리를 굽히며 
"아닙니다. 제가 더 죄송하죠"라고 말하는 상대방 남성의 얼굴을 쳐다 봤다.
반곱슬로 잘빗어 넘긴 머리와 적당한 크기의 눈매, 오똑한 콧날, 붉은 입술, 흰피부 그리고 180대 
중반을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에 세미정장의 깔끔한 옷매무새는 바로 그녀의 이상형이었다.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고 얼버무리며 피해간 과자코너에서 발빠르게 살것을 고른후 다시

과일코너로 향했다.
신선열대과일 중 그녀가 평상시 가장 좋아하는 페루산 켄트 애플망고 9개 들이 박스가 한개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가 빠른 손놀림으로 박스를 낚아 채려는 순간 반대쪽에서도 다른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윤옥이  "아 오늘은 일진이 사나운가 왜이러지 " 하면서 다시 상대방을 똑바로 바라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바로 그녀의 이상형이었다.
그들은 서로 멋적게 웃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커피숍으로 향했고
유쾌하게 오늘일에 대해 소통한 후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그후 그녀는 남자친구 아니 애인과 꿈같은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남자 친구 이름은 장시녕으로 언제나 멋지고 매너 있는 말투로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복고풍을 좋아하는 그들은 맛잇는녀석들이라는 케이블 TV에도 나왔던 경양식 
전문점인 마로니에 에서 데이트 중이었다.
"시녕씨 난 자기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 우리가 만난지 1달이 넘어 가고 있는데 
자기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어"
"무슨 이야기지"
"자기 직장은 어디고 집은 어디인지 알고 싶어"
윤옥이 그말을 마치자 그윽하게 웃고 있던 시녕의 눈빛이 그로테스크하게 변하고 있었다.
"자기야! 난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너무 많은 관심을 갖는걸 싫어한다고 했지"
라고 시녕이 평상시 달콤함과는 다른 톤높고 드센 목소리를 냈다.
처음겪는 상황에 너무 놀란 윤옥은 당황며 울음을 보이고 말았다
"좋아하는 사람끼리 그정도의 관심을 갖는게  화 낼일이야......"
시녕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미안해 내가 요즘 직장에서 일이 많아 예민해 졌나봐..."라고 말하며 다시 평정심을 찾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과의 뜻으로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우리집으로 초대를 할께"
윤옥이 눈물을 흠치며 "정말이야..너무 좋아" 라고 말했다.


금요일 윤옥은 하루종일 마음이 들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퇴근을 일찍 서두른 그녀는 분홍 정장 투피스에 입술과 구두까지 색상을 맛추었다.
"아..내가 그렇게 바라던 시녕씨의 집을 간다 이거지"
시녕의 집은 서운산 자락의 멋진 풍광이 있는 장소에 백여평 남짓으로 꽤나 멋지고 수영장까지 
갖춘 운치있는 별장식 주택 이었다.
"이집은 건축사인 아버지가 특별히 신경 써 지은신 걸로 5년전 일본으로 이민 가시면서 나에게
물려주신 집이야"
"시녕씨 너무 좋다."
"윤옥씨 배가 고플테데 일단 저녁을 먹자구" 시녕이 거실옆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테이블위에 음식들이
이미 차려져 있었다.
"어머 바빴겠네. 언제 이렇게 음식을 준비했어?"
"안 바빴어 대부분은 주문한것들이야"
한동안 음식을 맛있게 음미한 윤옥에게 시녕이 말했다.
"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니 지하에 있는 나만의 장소를 윤옥씨에게 공개 할께"
지하로 내려진 나무 계단을 따라 들어선 공간에는 너무나도 끔찍해 보이는 도구들이 전시돼어
있었다.
날카로은 칼, 창등 과 법의학 실습실에나 있을법한 테이블 그리고 밖에서 잠금수 있는 튼튼한 철장이
있었다.
"어머 시녕씨 이게 다 뭐예요"
"응..우리 취미가 공포영화 잖아 그래서 보았던 것들을 손수 제작 해본거야"
"뭐야 시녕씨 그럼 진짜로 여기서 사람을 해친적도 있다는 거야"
"내가 영화광이라 필름과 현실이 가끔 구분이 안될 때도 있지만 거기까지 발전하진 못했지
그건 우리가 결혼해서 같이 해보기로 하고.." 라고 말하는 시녕의 눈빛은 점점 사악해 지고 있었다.
"대신에 요즘은 개, 고양이등을 데려와 예행 연습을 하고 있지"
"그것들이 고통스러워 울부짓을 때마다 내속에서 쾌감이 솟구쳐 오르고 있어"
거기까지 맞장구를 치던 윤옥의 등줄기에서도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 했다.
"근데 시녕씨 저 철장은 들어가서 잠기면 안에서는 열수 없는건가?"
"그렇치 요즘은 대형견들을 잡아다 가둬 놓고 시험하는데 쓰고 있지만...장차 인간에게도 할수 있을테니"
"시녕씨 그러면 우리 저안에서 마시다 만 포도주를 마실까"
이말을 듣고 장시녕이 일어 서려고 하자 윤옥이 그를 막으며 
"시녕씨가 이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고생했는데 그럴수 있나..내가 가져 올게 ..이안에서 쉬고 있어"
라고 말하며 그를 철장에 넣은 후 나가 철장문에 빗장을 걸었다.
"윤옥씨는 철저하고만 그렇다고 문을 잠글 필요 까지는 없잖아" 장시녕은 아직까지 분위기 파악이 안됐
는지 느긋하게 말했다.
그때 윤옥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시녕! 이제 네가 천벌을 받을 때 가 온거야"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지"
"네가 안성 시내에 있는 대형 애완견들을 납치해와 여기서 끔찍한 짓을 벌인걸 내가 다 알고 있어"
"그리고 그중에 하나가 내 골든리트리버야..." 라고 말하며 한쪽 벽에 쳐진 커튼을 겉자
그곳에는 죽기직전의 처철한 눈빛을 하고 있는 많은 애완견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중에서 자신의 조카에게 산책을 맡겼다 잃어버리 골든 리트리버의 사진을 발견한 윤옥이 눈믈을
흘렸다.
"네놈은 이제 그곳에서 서서히 굶어 죽을때까지 갇혀 있게 될꺼야"
"그리고 나는 이곳에 편하게 앉아 그걸 지겨 볼것이고"

몇일후 윤옥의 직장인 뽀빠이 심부름센터에서 김형식 소장과 김용옥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용옥아  윤옥이가 자기 애완견이 처참하게 죽은것 때문에 분노해서 장시녕을 죽이게 할수는 
없으니 어느정도 복수심이 사라질 즘에 대형 애완견 실종 사건 진범으로 얀성경찰서에 그놈을
넘기자고"
"예 사장님 그러지 않아도 우리가 윤옥이 골든리트리버에 대한 복수를 하게끔 모든 정보와 상황을 
만들어 줬지만 윤옥이 시녕을 죽게 만든다면 우리도 범죄를 저지르는 꼴이니 그놈이 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지요"

"그래 그렇게 해서 우리 심부름 센터가 점점 수사력을 발전시키며 커가는 거지"
 




다음날 김형식은 홍권표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정혜임에게 전화를 해 방문약속시간을 잡았다.
그는 출발전 용옥에게 CCTV를 좀더 확인해 볼것을 지시하였다.
정혜임이 비리로 얼룩진 홍권표 같은 자 밑에서 몇년씩 충성을 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학벌이 야간대를 나와서 그렇치 정치적 능력도 뛰어나고 인물도 미스얀성 출신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는데 말이야...정치적 욕심이 있었서 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형식은
차를 얀성으로 몰았다.

전통 민속놀이를 내세운 얀성시는 도의 지원 사업으로 시내구간의 너저분한 전신주를 지하화 하면서 
말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형식은 정혜임의 안내를 받아 홍권표의 선거 사무실로 들어섰다.
"야 너는 누구야..경찰에 신고 했는데 수사는 안하고 뭐 이런 똥파리들만 달라 붙는거야"
홍권표의 목소리는 그옛날 정오를 알리던 사이렌 소리에 맞먹는 크기로 듣는 사람의 귀를 먹게
할정도였다. 
그는 아주 오래 묵은 똥물을 뒤집어 써서 인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향수냄새와 뒤섞인 좋치
않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김형식은 속으로 생각했다."이보슈 당신이 똥물을 뒤집어 썼으니 파리가 들끓치..ㅎㅎㅎ"
"후보님 그게 아니고요.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려면 인원 차출등 시일이 걸리지만 저같은 경우
에는 빠르고 신속하게 내막을 파악할수 있어 의원님 선거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거겁니다."
홍권표는 이전 3번의 의정활동중 자신의 출생지인 궁도읍 개발에만 신경을 써 얀성읍등
나머지 동부권역 주민들로 부터 많은 원성을 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가 권력을 이용 자신과 친인척 명의의 땅주변을 골라 개발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척
한것으로 의심하고 있었고 그로 인하여 지난번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낙선을 한것이었다.
"조사는 무슨 조사야 장해민이를 잡아다 족치면 다 밝혀질 일인데..."
"그리고 어느놈들이 내가 비리로 벤츠 S클래스를 뇌물로 받았다고 소문을 내는거냐구.."
"나는 말이야 애국 시민의 한사람으로 대중적인 국산차를 항상 사용하고 있단 말이야.."라고 
홍권표가 다시 버럭 소리를 질러댔고 틱장애 있는듯이 머리를 한방향으로 반복해서 튕겼다.
"의원님 그런데...GV90하고 벤츠S클래스는 가격이 비슷하지 않나요"라고 형식이 말했다.
"뭐~~~그게 무슨 개소리야..내가 지금껏 국산 싸구려 중고 에쿠스를 타고 다니고 있는데.."
"그게 말이야 오래 되니 수리비가 더들어 그래서 이번에 큰맘 먹고 GV90을 구매한거라고"
"그리고 이번 사건은 장해민이가 조용히 구매하는 개인차를 노리고 똥물을 넣어 비리로 
비싼차를 받은 똥물 홍권표로 인식시켜 낙선 시키려고 한 개수작이야 "
"후보자님 그렇게 말씀 하시는건 증거가 있다는 건가요?"형식이 말했다.
"증거는 없지만 이시점에서 나를 역먹일 놈은 장해민이 밖에 없어"
김형식은 홍권표의 주장을 그정도 들은후 가는귀가 먹을거 같아 그의 선거 사무실을 나왔다.
광신로타리를 건너는 순간 김용옥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뭐.. 그 여자가 홍권표 선거대책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혜임이라고.."
김용옥으로 부터 CCTV의 확인 사항을 전달 받은 김형식은 나왔던 길을 다시 돌아 홍권표의
선거 사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엔 홍권표가 아닌 정혜임을 만나기 위해서 였다.
"뽀빠이 심부름센터 사장님 다시 오셨네요..후보님한테 안내해 드릴까요"
"아닙니다. 이번엔 본부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그래요 제 인기가 그렇게 많은가 보네요..ㅎㅎㅎ"
"똥물사건에 대해서 몇가지 물어 볼게 있어서요"라고 말하자 정혜임의 표정이 일순간 싸늘하게
바뀌었다.
"그건 저하고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인데 저한테 뭘 물어 본다는 거죠"
"예..제가 고속도로 CCTV를 모두 확인 했습니다. 그런데 얀성휴게소에서 김현식과 새벽에 만난
여성이 정혜임씨 당신 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김현식과 한 30여분 음식점에서 이야기 하는사이에 건장한 사내 두명이 탁송차량에 
올라서 여행용 가방을 트렁크에 넣는걸 확인 했습니다."
제 사무소 직원이 그들이 얀셩시 조직폭력배 장시녕과 서정근임을 밝혀 냈습니다.
김형식이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정혜임이 굳었던 얼굴을 펴며 말했다.
"당신 대단한 사람이네요 일본같이 형사업이 있다면 대성 하겠네요. 홍권표는 우리 집안의 원수예요
그래서 그 앙갚음을 하기위해 그의 비서직으로 들어가게 됐구요. "
"지난번선거에서는 홍권표의 비리를 SNS에 조직적으로 퍼트려 낙선 시키는데 성공 했으나 바보같은
여당 후보가 선거사범으로 실형을 받는 바람에 이렇게 된거예요."
"이번 보궐선거에서 또다시 홍권표가 권력을 잡을수 있을거 같아 그가 다시는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비리 똥물 국회의원 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벌인 일이예요."
"그런데 원수라는건 무슨이야기 인가요"형식이 물었다.
정혜임이 김형식을 똑바로 노려보다 시선을 먼 하늘로 돌렸다.
"15년전에 우리는 궁도읍에 많은 땅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때 어릴적 부터 친구 사이이던 홍권표가
찾아와 자기를 믿고 집문서와 인감을 맡기면 5년안에 안성에서 제일 가는 부자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어요. 워낙 잘아는 사이였던 저희 아버지는 그말을 믿고 모든걸 맡겼는데...
저희 가족에게 남은건 아무것도 없었어요..그 소식을 안 아버지는 술만 드시다가 자살을 하셨어요.
그때부터 우리가족은 지옥같은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됐구요"
"그후로 저는 모든인생을 복수를 위해 살고 있었어요"

선거사무실을 나온 김형식은 다시 탁송운전자 김현식을 찾아갔다.

"제가 듣기론 휴게소에서 소떡소떡만 먹었다고 했는데 정혜임씨를 만났더라구요.

왜 말씀 안하신거죠"

잔뜩 졸린눈을 비비며 김현식이 말을 했다. "그러지 않아도 저희 집사람이 여자 문제로

예민한데 아무것도 아니지만 휴게소에서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좋을게 없을거

같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혜임과는 무슨 이야기를 한건가요." 김형식이 또다시 질문을 하자 김현식은 짜증섞인

말투로 "그여자는 처음 보는 여자 였는데 새벽부터 자꾸 이상한 말을 하는거예요"

"자기가 남친에게 차여 죽으러 가는중인데 자기하고 한번만 놀아 줄수 없냐는 거예요"

"그래서 진짜 죽을지도 모르고 해서 위로의 말을 몇마디 했을 뿐이예요."라고 말하였다.

김현식과 헤어진 김형식은 곧바로 박과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날 저녁 평택 폐계닭집에서는 뽀빠이 심부름센터 직원들의 회식이 있었다.
"사장님 모처럼 큰건을 해결 했는데 딸랑 폐계닭이 뭐예요"하며 김윤옥이 형식을 째려보았다.
"윤옥씨 그래도 폐계닭은 언제나 맛있어요" 소주를 한잔 들이키며 김용옥이 말했다.
"그래 그래 미안 하다. 다음번엔 좀 더 번듯한데로 데리고 갈게 너희들도 알다시피 우리 센터가 
예전만 못하지 않냐...요즘은 불륜사건도 많이 없어지구.."
"우리 다시한번 힘을 내서 우리 센터를 좀더 크게 키우자구.. 건배"
그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앞의 TV 화면에는 수갑을 찬 정혜임과 그의 하수인 장시녕, 서정근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똥물 국회의원 이미지의 홍권표에 대해서는 야권의 중앙당 차원에서 
출마 사퇴를 강력하게 종용하고 있다는 기자의 코멘트가 이어 지고 있었다.




김형식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통신회사를 20여년간 다니다 퇴직금+알파라는 소리에 그만 명예퇴직에 사인을 하고 말았다.
노조라는것이 노동자를 위하여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조는 경영자를 대표하듯이 회사가
어려워 자녀 대학교 학자금을 없앴으니 이번 기회에 퇴직을 하면 퇴직금에 더하여 위로금을 받을수
있어 현명하다는 말을 암암리에 전파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노조가 그 역활에 반해 사측의 나팔수 역활을 충실히 했다.
형식은 노조의 간교함을 다 알고 동료들과 욕을 하면서도 일찍 결혼해 두 자녀의 대학교 학자금을 이미 
수급했고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한국판 형사업을 하고자 이번을 기회로 삼았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심부름센터 사무실은 평택시의 구시가지인 비전동에 위치해 있었고 후에 삼손전자가
가덕지구에 세워지며 땅값으로 배를 불린 졸부들의 늘어난 치정놀음에 꽤 짭잘한 소득을 올릴수 있었다.

 

어느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날 심부름센터 사무실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형식의 비서겸 직원인 김윤옥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무엇이든지 해결해 드리는... 뽀빠이 심부름센터 입니다."
"아...과장님 안녕하세요. 어쩐일이세요"
"네..김형식 사장님이요.. 옆에 계신데요 바꿔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얀성경찰서 박과장님 이예요 전화받으세요."
"오 그래..김형식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아이구 박과장님 왠일이세요..전화는 제 핸드폰으로 하시지 ..."
형식의 고등학교 선배인 박과장은 얀성경찰서 형사 과장으로 서로간에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
였다.
김사장 오랜간만이야..이번에 곤란한 문제가 생겼는데 좀 도와 줄 수 있어..
선배님 무슨일이신데요..당연히 제가 도와 드려야 지요.
박과장이 부탁한 내용은 이러 하였다.
얀성시 여당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 되면서 이번에 보궐선거가 치러 지게
되었다.
보궐선거 후보로 여당측에서 얀성시 시의회 의장 출신인 장해민이 야당측에선 3선의 홍권표가 맞붙게
되어 있는데 여론조사 결과 막상막하로 누가 당선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쪽이든 터럭만큼이라도 실수를 하는 측이 낙선하는 결과를 초래 할것으로 예측 되고 있었다.
문제는 야권후보인 홍권표가 선거후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1억이 넘는 가격대의 제네시스 GV90
을 구매 하였고 차량을 탁송 받았다.
그런데 트렁크에서 똥이 잔뜩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이 발견되어 이를 모르고 열어 보던 홍권표가
똥을 뒤집어 쓰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장해민의 소행이라고 신고를 해온것이다.
박과장의 입장에서는 사건을 직접 수사할수 도 있었으나 선거판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서 좋을게 없다는
윗선의 판단으로 김형식이 내막을 밝혀주면 외부로부터의 제 3자 익명제보로 처리하여 부담을 덜고 싶으니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김형식은 수사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는 조건하에 사건을 맡기로 하였다.
김형식은 일단 탁송기사인 김현식을 만나러 얀성으로 향했다.
"김현식씨 전화를 잘 안받으시던데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전화로 저하고 이름이 비슷하다고 하신 김형식 사장님이신가요. "
"무슨일이 있는게 아니라 일이 밀려서 새벽까지 일을 하고 술한잔 마신후 잠이 들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뭐 그것도 잘못 입니까?"
김현식은 충혈된 눈으로 불만섞인 고장난 믹서기 같은 소리를 냈다.
"뭘 또 그렇게 까지 민감 하게 말씀을 하실까..그런데 GV90 트렁크에 있던 분뇨에 대해서는 아시는게
있으십니까? 지금으로선 가장 강력한 용의자 이신데.."
"제가 알아보니 탁송전 자동차 대리점에서는 직원들이 차량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 했고 사진까지 촬영해 놨더라구요."
김현식이 반색을 하면 말을 했다. "아니 저는 그냥 차받아서 가져다 준거 밖에는 없어요."
"울산에서 밤새워 오느라 배가 고파서 얀성휴게소에서 이영자의 소떡소떡 하나 사먹은게 다라구요"
김형식은 김현식과 헤어진후 또다른 직원인 김용옥에게 부탁해 놓은 CCTV를 확인 하러 사무실로 
향했다. "김현식 표정이 뭔가 속이는게 있는거 같은데 그게 무엇일까?"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용옥이 말했다. "사장님 김현식이 새벽에 얀성 휴게소에 들른것은 사실이네요"
"그래..그밖에 이상한 점은 더 없나.."
"네 지금 휴게소 CCTV 자료를 받아 더 확인 중에 있습니다."
"지독한 놈이네요 울산에서 얀성까지 긴시간을 쉬지않고 달려 왔네요. "
"아..그런데 얀성 휴게소에서 왠 여자를 만나 이야기 하고 있네요."
"뭐 그래..김현식이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이걸 감추고 있었군"라고 형식은 생각 했다.

치약도난사건 -3일간의 기록-

 

전 :
소매가 홍매에게 치약을 준지 이틀째다.
진매가 홍매의 책상주위를 왔다 갔다 배회를 하다 무언가에 눈이 번뜩 했다.
진매 : 어 이게 뭐여...
책상 밑을 들여다 보다 진매가 치약을 꺼내 들었다.
진매 : 이거 좀도둑이 여기 있었구만...
홍매 : 헐~ 좀도둑은 무슨.... 빼앗긴거 되찾아 온거지...
진매 : 아니지 나한테 말안하고 가져가서 나보고 내놓으라고 한거니 날 농락 한거지
응분의 책임을 져야지..
홍매 : 말도 안돼...그럼 구한말 프랑스에서 가져간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도 안된다는
말이여..
진매 : 아 그거와는 격이 다르지...그건 빼앗아 간거라도 우리가 정식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한거지...살짝 가져다 놓고 프랑스를 농락한건 아니지..
홍매 : 에이...강제로 빼앗겼는데 그정도는 애교로 봐줘야지...분통이 터지는데..
빼앗아 간자도 애좀 먹어야지..
이말에 얼굴표정이 굳어져 가던 진매가 굳은 결의를 다시 말했다.
진매 : 내가 바로 중부경찰서에 도난 신고 할거니 콩밥좀 먹어봐...봉도사와 이기회에
친해져봐...
홍매 : 헐...맨처음 강탈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지..
좋아 우리 같이 감방 가자..그래서 콩밥도 같이 먹자..
진매 : 근데..참고로 나는 콩밥 무척 싫어해..
홍매 : 아~ 그건 아마 옛말일껄...요즘은 콩이 더 비싸서...쌀밥을 줄지도 몰라
그둘의 한심한 논쟁을 바라보고 있던 고매가 한마디 던졌다.
고매 : 고매가 말하노니...그 씨이이잘때기 없는 말들좀 고마좀 해라...잉..

 

결 :
한가로운 퇴근 무렵이다.
또다시 진매가 홍매의 책상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그리고 잔뜩 웅크린 홍매는 치약 두개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는 다시는 빼앗기지 않으리라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파워와 매서운 매의 눈을 가진 진매의 일격에 치약을 빼앗기고 만다.
이를 따라 붙으며 돌려 달라고 징징거리며 홍매가 요구했다.
집요한 요구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진매가 치약을 유매의 옷속에 넣었다.
진매 : 가져 갈려면 가져가봐...
유매 : 내몸에 손대면 삼천만원이다.
그앞에서 홍매는 난감해 학 있었다.
한참을 지나자 홍매가 안되보였는지 치약을 꺼낸 유매가 진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던져 준다.
진매는 절망의 신음 소리를 내었다.
진매 : 으으으으...이럴수가...
다시 집요한 쟁탈전이 벌어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치약을 가슴에 품은 홍매가 발빠르게 컴퓨터를 끈후 밖으로 달아나 버렸다.
사무실안에는 허탈해 하는 진매가 맥없이 서있었다.
그뒤를 다가온 고매가 말했다.
고매 : 고마 해라...씨이이이잘때가 없는짓 많이 했으니 ...,고마해라..
그들의 등뒤로 꺼진 히터 탓인지 찬바람이 한차례 휘돌아 나갔다.

 

 

치약도난사건 -3일간의 기록-

 

기 :
매서운 칼바람이 잦아 들면서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2월의 어느날,
소매는 밀려오는 짜증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같은 사무실 유매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 작성하고 있는 이동통신 사용형태에 대한 설문이
그녀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홍매가 그녀 옆을 지나가면서 관심을 들어냈다.
홍매 : 오드리 뭐하고 있어...
오드리라는 별명은 그녀가 오래간만에 미용실에서 공을 들인 탓이었다.
소매 : 홍매! 내가 치약줄께..이설문지 대신 작성 해줄래..
홍매 : 글쎄..그거 뭐에 관한 설문인데...
소매 : 핸드폰 사용에 관한건데..시점이 중년남자야..홍매한테 딱맞는 수준이여..
홍매 : 알았어..할께..근대 치약은 안줘도 돼..
소매 : 아니야..집에가져가서 중학교 가는 딸래미 줘...입학하면 가져가야해...
그후 한참동안을 끙끙거리며 설문을 작성을 했다.
홍매 : 다했어..여깄어..
이매 : 고생했어...야~ 치약 가져..
괜찮다는 홍매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매는 치약을 책상에 놓고 갔다.

 

승 :
소매가 준 치약이 홍매의 책상 밑에 놓여 있다.
이를 매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던 진매가 홍매와 소매의 방해 작전이 있었음에도
어렵지 않게 손에 넣었다.
진매 : 흐흐흐 이거 공짜 치약이 생겼네...회사에서 사용 하던지 집에 가져가 사용 해야지
홍매는 완전히 내밥이여..크크크...오늘도 횡재했네..
속으로 만세를 부르고 있던 진매 앞에 소매와 홍매가 다가섰다.
소매 : 내가 홍매 준건데 왜 니가 가져 빨랑 돌려줘..
홍매 : 돌려 주세요...
하지만 진매는 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치약에 대한 강한 실효성 지배에 나섰다.
효과가 있었던지 얼마안가 그들의 외침은 점점 가라 앉아 갔다.
치약에 대한 강탈이 있은 다음날 모두가 졸리운 오후시간 홍매가 진매에가 다가왔다.
홍매 : 어제 가져간 내치약 돌려 줘...
진매 : 어림 없는 소리 마삼...
말을 하면서 진매가 자기 책상을 뒤져 보았으나 치약은 온데간데 없다.
진매 : 어~ 누가 훔쳐 갔나 본데..없어 졌어..치약이..
홍매 : 내놔...내치약 어제 빼앗아 갔으면서 왜 안주는거냐 말이야...
진매 : 없는걸 어떻게해...좀도둑이 있나보네..
이때 홍매는 속으로 생각 했다..
홍매 : 흥~ 좀도둑은 무슨..자기가 좀도둑 아녀...고생좀 하게 계속 달라고 해야지..

 

 

회사원 스나이퍼 H -- 이권


그로부터 하얀운수 기사들이 승객들과 트러블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 하고
있었다.
지난 6개월간 교통사고 건수 5번, 개문발차 여부로 승객과 소송건 7건등
정상적인 운수사업자에서 탈퇴 직전이었다.
회사가 법적인 여러가지 문제로 시달리자 햐얀운수 백운수 사장에게는
회사를 넘기라는 좁은여객 김형도의 말은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하얀운수 노조원들의 반발에 있었다. 왜 안성 기반의 유일한
운수회사를 평택 기반의 좁은 여객에게 넘기냐는 반발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다른속내는 회사가 통합되면서 신분보장이 어려워지고 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른
다는 불안감이 한몫을 하고 있었으며 그의 중심에는 운전기사
박진석이 한목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박진석은 수도권의 괜찮은 대학교를 중퇴한 먹물좀 먹은 운동권학생 출신의
노동운동 전문가였다. 하얀운수의 다른 운전자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70번 운전기사 박진석과 이상도의 트러블은 우연이 아니라고
볼수도 있었다.
이상도와 김협도의 눈에는 빅진석이 다된밥에 코를 빠뜨리게 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길수도 있었다.

대림동산앞에서 운전기사 박진석이 사망한 다음날 안성 경찰서에서 이상도와
좁은여객 김협도를 체포 했다.
김협도는 박진석을 총기로 살해한 협의가 주어 졌고 이상도는 공범으로
지목 됐기 때문이었다.
증거로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안성으로 향했던 김협도의 차 트렁크에서 스나이퍼용
총이 발견 됐으며 총구에서는 발사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두사람의 야망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몇일뒤 안성 원곡의 지문리 저수지 으슥한곳에서는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온 노신사가
H에게 10억의 현금이 든 돈가방을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두사람은 유유히 헤어졌다.
노신사는 바로 안성 공도의 땅부자 이상도의 아버지 이졸부였다.
한달전 아들이 좁은여객 김협도와 작당을 해서 자신이 대출을 신청한것처럼
허위문서를 만든것을 발견 했다. 이상도는 자신의 혼인외 자식으로 나이 40이 넘도록
자신의 속을 썩여왔다.
그의 생각으로는 자식한테 200억을 사기 당하는 것보다 이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했고 그가 찾은 전문가가 바로 회사원 스나이퍼 H 였다.
돈앞에 너무나도 냉정하게 자신의 자식 이상도마저 처리한 이졸부는 아직도
많은 돈을 갈구 하고 있었다.
사기대출문제를 해결하는 외에 그에게는 또다른 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운수 사업의 전문가를 만나고 다닌것도 아들의 사기대출문제를 알아 보기 시작한
이후였다.
그리고 조용히 폐사 직전의 70번과 사장이 살인자로 몰려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를
50번 두회사를 동시에 집어 삼킬 계획을 진행 중에 있었다.
리무진을 출발 시키는 그의 입가에는 이름모를 웃음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이권 끝---- 

 

 

 회사원 스나이퍼 H -- 이권

 

 

 

하지만 승객 어느 누구도 베르빌 아파트 옥상에서 저격용 스나이퍼총
을 분해해서 가방에 정리 하고 있는 H를 발견한 사람은 없었다.
몇일전부터 101동 1~2라인에서 사용중인 엘리베이터에 상하 속도가 
일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수리를 요청한 상태였기에 H를 의심하는
아파트 직원또한 아무도 없었다.
임의적으로 작동에 문제를 일으켰던 엘리베이터의 조속기를 간단히
원복 시켜놓고 H는 베르빌 아파트를 나섰다.

 

앞서서 말했듯이 평택과 안성을 오가는 버스 노선에는 안성 기반의
하얀운수 70번과 평택 기반의 좁은여객 50번이 있다.
평택에 전철이 개통된 후로는 평택-안성간 버스 노선은 황금 노선
이 되었다.
그만큼 매출액을 올리고자 하는 70번과 50번 양사의 경쟁 또한 치열
했다. 월 매출액을 보면 70번이 65억 50번이 35억 정도에
달해 두회사를 합하면 백억에 가까운 만만치 않은 수익노선인 것이다.
수익구조에서 거의 같은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70번에게
눌리고 있는 50번으로서는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수 없었다.
70번과 같이 평택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외곽으로 직행 하는 노선의
50-1번을 신설하고저 건설교통부에 요청한 신청서는 기각이 돼고
더이상 확실하게 매출액을 끌어 올릴 방안은 없었다.
고민에 빠져 있는 좁은여객 사장 김협도에게 획기적인 제안을 한 사람이
바로 회사원 이상도 였다.
두사람은 평택의 왕창초등학교 동창생으로 30여년간 절친한 관계를
유지 하고 있었다.
술자리에서 이상도가 김협도에게 말했다.

 

"협도야! 그런 문제를 뭘 고민 하고 있어 무척 간단한데..
그냥 70번을 돈주고 사버려 그럼 간단 하잖어."
"야 그걸 누가 생각 안해 봤는줄알아 70번만 어떻게 하면 우리 좁은
여객은 매출액 백억대를 넘는 경기남부에서는 1등가는 버스운송회사가
되는데.. 근데 문제는 하얀운수 사장 백운수가 만만치 않은 인물이야
지난번 50-1번 노선 요청건도 그인간이 위에다 로비를 해서 막았다는
거야.. 그리고 자금도 200억 정도는 있어야 하고.."
"아이고 김협도 너 그러고도 운수사업 어떻게 하냐..나같이 평범한
샐러리맨도 이렇게 머리를 쓰고 있는데...쯧쯧..
자금은 우리 아버지가 공도 지역에 땅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그걸 기반으로
대출 받아서 충당하면 되고..그리고 운수 조합법을 보면 같은 노선에는 경쟁을
허용해야 하지만 한쪽 버스 회사에 여러가지 안좋은 문제가 많이 발생
하면 운행 실적이 양호한 한회사에서 흡수 할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어..
이걸가지고 건설교통부에 압력을 가하면돼.."
"그렇긴 하지만...햐안운수 사장 백운수는 우리 회사보다 기사들 관리도
잘하고 있어..최근에는 타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어서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까지 시키고 있는 실정이야.. 그리고 네가 몇백억대의 자금을
대겠다는데는 조건이 없지 않을텐데..이상도 바라는게 뭐야.."
"바라는거는 나도 언제까지 아버지 그늘에서 희망없이 이렇게 샐러리맨
생활이나 할수는 없는거 아냐..네회사에 투자 했다고 생각 하고 그에대한
댓가로 돌려받은 자금으로 내회사 한번 차려 운영 해보고 싶어서 그래..
나도 사장소리 한번 들어봐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하얀운수 서비스
안좋다는 평 만드는 건 나한테 맡기라고.."

 

회사원 스나이퍼 H
-이 권--


여기까지 생각하며 이상도가 버스역에 다다르니 70번이 나란히 두대 서있고
불이 켜 있었다.
"기사 아저씨 이버스 안성 가나요?"
"버스에 안성 이라고 팻말이 있는데 왜 묻는거요"
기사는 다짜 고짜 시비죠다.
"나원참 기가 막혀 이양반아 그건 알지만 당신네들이 두대다 불을 켜놨으니
어느 차가 먼저 가는지 알수가 없으니 물어 보는거 아냐!"
"뭐 이게 어디다 눈을 부라리는거야 ..내가 운전이나 한다고 깔보는거야!!"
사태가 험악해 지자 다른 승객들과 운전사들이 뜯어 말렸다.
이상도는 분을 삭히며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뒷좌석에서 주변사람들에게 떠들었다.
"아니 버스가 두대면 승객들이 어느 버스가 먼저 가는지 모르니 안가는건
불을 끄는게 맞는 말 아닌가요"
"그래서 물어 봤더니 안성이라고 써있는데 왜 묻냐고 지랄이네.."
"저런 놈들 때문에 나라가 발전이 안돼는거야"
"모든 원칙을 잘지키면 혼란도 없고 시간 낭비도 안돼는데 말이야"
운전사 박진석은 꾸욱 참고서 못들은척 운전을 하며 굿모닝 병원앞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안성 고속도 톨게이트를 지날때까지 계속 돼자 참을 수가 없었다.
진사리 정류장에 정차를 하자 뒤를 보면 소리 쳤다.
"야 너 이새끼 나 욕하면서 내가 운전하는 차 타지말고 내려!!!"
너무나 큰소리로 말을 했기 때문에 모든 승객들이 깜짝 놀랐다.
그때 뒤에서 이상도가 뛰어 나오며 박진석의 뺨을 휘갈겼다.
"쩍" 소리가 나면서 박전석의 입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이후 서로 난투극을 벌이자 승객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공도 파출소 김순경이 출동해 두사람을 뜯어 말려 화해를 시켰다.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들이 왜그러세요.. 날이 더워 불쾌지수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서로 이해를 하고 참으셔야죠"
김순경이 내린후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박진석은 피맺힌 입술을 깨물고 운전을 하고 이상도는 창밖을 내다 보고
아무 말이 없었다.
버스는 다시 롯데마트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버스가 대림동산 버스 터미널을 들이 받고 멈춰선건 바로 그때였다.
승객들이 서로 부딪치고 아수라장이 돼었다.
하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운전사 박진석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는 이마에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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