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거성제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 H사의 수운화송 대리점이다.
세일즈맨 이자수는 요즘 걱정거리가 많다.
여기저기서 인수할것처럼 집적거리다 모두 포기해 망해가던 경쟁 S사에서 쓸만한 디자인의
중형 SUV T가 나와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겉으로 큰걱정은 안한다가 H사의 입장이지만 세일즈맨들의 입장은 사뭇달랐다.
그러지 않아도 전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으로 발생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기차종인
중,대형 SUV의 인도일이 자꾸 늦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다
경쟁사에서 터푸한 남성들이 선호하는 괴물 디자인과 H사 대비 타당성 있는 가격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건 한대라도 더 팔아야 하는 세일즈맨의 입장에서는 걱정거리가 아닐수 없었다.
몇몇 세일즈 맨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 무더위의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한대라도 더 팔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야말로 마누라와
자식을 제외하고 모든걸 걸어야할 순간인 것이다.
이자수가 제안을 했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며 섬머 위크 인기차종 3박 4일 렌탈 시승 이벤트를 실시
하자는 내용이었다.
각 세일즈 맨들이 자기들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청 사연을 보내면 그중에서 16명
을 추첨해 시승기회를 주고 그외 100명에게는 스타벅스 커피를 쏜다는 문자를 일괄 발송 했다.
직장에서 이내용을 문자로 받은 박여사가 남편에게 한번 응모해 보라고 내용을 전달 했다.
남편은 지난번 스타별별을 판 세일즈 맨이 보낸거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말하며 사이트에 접속해
자세한 내용을 보다 이건 그냥 미끼일 뿐이라고 순간적으로 말했다.
신청 내용을 500자 이내로 보내면 인상깊은 사연을 보낸사람에게 시승기회를 준다고 했으면서
당구장 표시를 하고 차량구매 상담을 원하시는 고객은 사연 말미에 기입해 달라고 하니..
인상깊다는건 결국 차량 구입 상담을 원한다는 내용이라는건 바보가 아닌이상 모두 알수 있지
않은가.
남편은 박여사에게 소용없는 짓이라고 말하고서도 그냥 심심풀이로 아래 내용을 기재해 응모를 했다.
"우리집의 현대차 계보는 트별별XG에서 스타별별로 이어진다.
용도는 어린이집에서 사용하고 있으니 업무용이다.
3년전 트별별을 폐차하고 스타별별 12인승을 구매한후 이벤트가 발생했다.
당시 고3이던 둘째딸이 같은반 친구들에게 제천 탁사정 상류에 있는 이모
별장을 자랑 했고 친구들이 진짜야 사실이야를 반복하다 결국은 집사람과
내가 10명의 청춘 아가씨들을 노란색 스타별별에 태우고 룰루랄라 영동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렸다.
옆차선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우리차는 버스전용차로로 씽하고 달리니
뒤에서 우와~하는 함성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와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제천에 도착 탁사정 상류에서 신나는 물놀이와 잔디밭에서 벌어진 삼겹살
및 백숙 파티에 텃밭의 깻잎과 나무잎을 구분 못하던 도시의 청춘들은 어느덧
농작물 구분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수운으로 돌아오는길도 10명이 넘게 타도 넉넉한 스타별별 덕분에 버스 전용차로를
시원스럽게 달렸다.
이젠 대학생이 된 딸이 하는말 다는 아니여도 몇명만이라도 다시한번 그기분으로 제천에
가보고 싶다구.."
이내용을 본 박여사는 "스타별별 자랑을 더 해야지"
"차가 넓어 많은 인원이 탔는데도 쾌적했다 등~^^" 이라고 말했다.
그말에 토라진 남편이 "자기 이름으로 고쳐서 해봐 그럼" 라고 말하자
박여사가 마지 못해 "잘했어요~ㅎㅎ"라고 입술에 침바른 소리를 했고
남편은 설마 커피라도 주겠지라고 자기 위안을 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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