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왜 뻔뻔하지 못할까

역시나 5시 퇴근시간에 전동차에 올랐으나 빈좌석은 없다.
하지만 눈에 확띠는 모습이 있었다.
의자 맨끝에 여대생이 앉아 있었고 그옆에는 자전거가 놓여 있었다.
아 이것은 하늘의 도우심이로구나 저 여학생은 두정에서 내릴것이 분명하니 오늘은 운이 좋게 앉아서 갈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전동차가 천안역에 정차를 하고 그곳에서 한 여자가 승차를 했다.
그 여자는 자전거를 가진 여대생이 곧 하차를 할것을 나와 같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지 측면에 있던 나를 가리고 여대생 정면에 서고 있었다.
헉...나는 너무나 뻔뻔해 보이는것 같아 정면에 서지 못하고 측면에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좌석을 강탈당하고 마는구나
아 그렇게 수원역까지 서서 가는 수밖에 없는 나에게 한줄기 광명이 빛추고 있는건 임산부 지정석이었다.
평상시도 비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앉아 있다가 임산부 표시를 가진 사람이 타면 즉시 양보하면 될것이 아니겠는가
성환을 지나 평택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 지자 나의 눈은 임산부가 타지 않나를 계속해서 확인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자리에 앉아서도 태평하게 졸면서 가던데 나는 왜이리 불안한 것인가.
임산부 좌석을 양보하라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나의 인내는 한계에 도달하고 오산역에서 일어서 다른곳으로 옮긴후 서서 가게 만들고 있었다.
왜 뻔뻔이들 처럼 끝까지 가보지 그려

종료

 

의자에 찍힌 도야지의 엉덩이 물도장

구월의 어느날 퇴근시간 다섯시에 전동차에 올라탔다.
좀더 덜 붐빌것으로 판단되는 맨앞칸에서 전동차 안을 둘러 봤으나 빈좌석은 없었다.
다만 좌석 한쪽 끝에 자전거가 놓여 있는것을 보고 이럴경우 대개 천안 아니면 두정역에서 하차하는경우가 많아 그앞을 차지하고 서서 가기로 했다.
역시나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몸집이 작은 여대생이 끝자리에서 일어서 자전거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나는 바로 그자리에 앉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옆좌석에 있던 뚱뚱보 도야지가 끝좌석으로 몸을 끌어 옮겼다.
어쩔수 없이 도야지가 앉았던 좌석을 차지할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앞에서 잠시 멈춰서 망설일수 밖에 없었다.
그 플라스틱 좌석에는 도야지의 엉덩이 모양의 물도장이 찍혀져 있었다.
앉을까 말까를 고민하다 뒤주머니에 넣어둔 휴지가 생각나 세차게 의자를 문질러 댔다.
한참을 닦고 에어콘 바람이 불어대자 의자에서 물기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옆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도 그 현상을 제공한 도야지는 눈을 감고 태연하게 자는체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도야지를 한차례 째려본후 여전히 찝찝하지만 수원까지의 머나먼 길을 고려해 앉을수 밖에 없었다.
아 정말 찝찝하다 찝찝해...

종료

 

 

최악의 운빨: 최악중의 최악

매번 전동차를 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왔는데 그중에서도 어제는 최악중에 최악이라 하겠다.
저녁 5시 전동차를 봉명역에서 올라 탔다.
대학생들 학기중으로 좌석은 이미 만석인데다 몇명 서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부터는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누가 가장빨리 일어날 상인가를 파악해서 그앞자리에 서서 그가 일어서기만을 기다려야 하는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이나이에 뻔뻔하지 못해 임산부좌석 앞에 서서 가다 나보다 나중에 탄이가 먼저 앉는 꼴을 보고 슬슬 안측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평택을 지나면서 점점 서서가는 사람도 많아지니 폭넓은 선택은 할수 없고 입지가 좁아 지고 있다.
그래도 내 앞에 앉은 두명을 관심대상으로 하고 기다릴수 밖에 없다.
왼쪽 남자애는 아주 곯아 떨어져서 가치가 없어 보이고 그나마 왼쪽 여자애는 전광판을 자주 보는게 내릴것 같긴한데 송탄을 지나면 거의 포기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 오산에서 그녀가 허겁지겁 내리자 천만 다행이라고 하며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렇게 3정거장을 가고 있는데 전동차 고장이라고 병점역에서 맞은편에 있는 차로 갈아 타라는 안내멘트가 나오고 있다.
헐 이제사 3정거정 앉아왔는데..이게 뭔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 모두다 왼쪽으로 내리려고 서있는데 내경험상 오른쪽으로 내리는경우가 많았다.
오른쪽 문에 바짝 서서 있는데 내 마지막 희망을 꺽는 안내멘트가 나오고 있었다.
내리실문 왼쪽 입니다.
으이그 지지리 운도 없당께롱...

종료

 

 

 

 

 

 

내마음대로 특별법 15부
(큰소리로 노래듣기, 큰소리로 떠들어 대기, 공공벤치에서 홀딱 벗고 자기)

이 특별법의 전제 조건은 이러하다.
이법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남을 존중하지 않는다.
이법은 특히 양심불량자에 대한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다.
이법은 불량배들에 대한 인권을 거론하지 않는다.
이법은 오로지 나만의 안위를 고려한다.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에 답답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구운공원으로 올라 조용하게 바람을 쐬고 있는데 맨발벗고 걷는 늙은이가 핸드폰으로 노래를 크게틀고 왕복운동을 하고 있더라
그 노래는 당신이나 좋은거지 남도 좋은가
물불 못가리고 제좋은 짓거리만 하는 자 누구란 말인가
전투 비행장으로 순간 이동하여 소음에 고통받아 보거라

다음날 구운공원으로 올라 또다시 조용히 쉬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년 아지매 3인방이 맨발로 걸으며 쉬지 않고 큰소리로 수다를 떨어 대더라
알고싶지 않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자 누구란 말인가
동네 마당에 마이크 가져다 줄테니 이사람 저사람 흉허물을 떠들어 보거라
동네 사람들의 보복은 덤으로 받거라

그다음날도 답답한 마음 가라 앉히기 위해 농업박물관으로 나서 그늘에서 경치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반나체로 벤치에 누워자는자 누구란 말인가
좋치도 않은몸 그리 자랑하고 싶은자 누구란 말인가
서울 붐비는 지하철역으로 순간이동하여 빤스한조각 없이 몸매 자랑하다 경찰에 잡혀가거라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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