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함을 스며드는 아린맛

특별한날 아이들 어렸을적에는 집사람과
대형마트에 가서 모올래 선물을 사서
머리맡에 두곤 했었다.
그러면 그걸가지고 무척이나 즐거워 했던 아이들 이었다.
어버이 날이었다.
이른 아침을 위해 잠자리에 든 나를 땡글이가 불러내었다.
거실에 앉았더니 문득 카네이션과 봉투를 내밀었다.
그러면서 나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나레이션을 했다.
제가 알바 기사 쓰고 언니가 더 보탠거예요
처음 받아본 봉투에 흠칫 놀라며 열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액수였다.
한편으론 대견하면서도 또다른쪽은 아려온다.
땡글이의 아토피로 붉게 물든 팔 안쪽과
쉬는 날이면 잠을 몰아자는 큰쁜이를 떠올리며
어지간히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꽃과 봉투를 가만히 만져보며 
고마움과 애잔함이 섞여드는 하루다
종료

 

 

새로운 8개월을 향하여
(부제: 직원간의 불화에 대하여)

현수퍼와 하이과장간의 불화에서 시작되어
하이과장의 퇴사로 끝난 지난한 일정에서
후임으로 좀더 나이 많은 현이사가 오게 되었다.
하이이사는 현이사를 대하는데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몇번 현이사를 데리고 현장을 나가는 날 그에게
하이과장에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하이과장이 다른곳에 앉아있었던 이유라고 말하였다.
하이이사는 현이사를 현장사무실에 인사 시키고
전기실등 주요한곳을 안내설명한후 그다음에는
현이사가 따라 나오지 않는 이상 같이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안좋은 일의
재현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었다.
현수퍼 또한 하이과장때와 같이 사람을 붙잡고 
꼬치꼬치 가르치려 들지 않으니 평온하게 한달을 보낼수 있었다.
현수퍼의 첫인상은 묵직해 보여 문제점을 
발생시키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천만 다행이다.
감리에 대해서도 생활을 해봐서 인지 그럭저럭 잘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8개월을 이렇게 큰 탈없이 있다가 
끝내기를 하이이사는 바라고 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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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자의 호사

화서역 가까이 살고 있으니 연말 연시에
불어닥친 대형상가 오픈시즌에 덩달아 들뜬 맘이 들더라.
하지만 실제는 교통만 복잡해 지니 당장 그곳을 들르는데는
커다란 어려움이 있더라.
본시 관광지 근처에 사는사람이 그곳을 모르고 먼데 있는
사람들이 새벽에 차몰고 오지 않던가
몇달이 지나고 번거로움이 잦아질즈음 대형 창고형 매장을 
가보게 되었다.
신기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불필요한것도 사게 되는데
카운터 근처에 캠핑용 접는 의자는 만원도 안한다.
그것을 집어든 집사람에게 왜사냐고 눈치를 주지 못한
나를 탓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기막힌 반전이 있더라
수원 탑동 시민농장에 텃밭이 당첨되어 자주 가고 있다.
그리고 텃밭옆 뚝방 나무 밑에 그걸 설치하고 작은딸이 사준
발낮은 테이블위에 놓인 커피한잔의 여유에
탑동 시민농장의 풍경을 즐기면
먼데 좋은곳 보다 더할나위 없이 나이스해지는 거다.
우리에겐 필요 없겠다고 한것의 쓰임새가 커지면서
그만한 효자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종료

 

 

출퇴근 심리적 압박

퇴근시간대 봉명역에서 5시 전동차에 오르면
이전 역에서 올라탄 대학생들이 좌석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운좋게 천안에서 누군가 한사람이 하차를 하면
그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쟁탈전에서 탈락하면 천안역에서 내려 
다음전동차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신창에서 출발해 오는 5시 20분 전동차를 타는 수밖에 없을 까 하는데
5시 12분에 병점행 전동차가 도착한다.
아 널널하게 다리 꼬고 편하게 탈수 있다.
하지만 병점이 다가 오면 또한번의 좌석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타고가 전동차에서 하차하여 맞은편에 있는 차로 
뛰어 슬라이딩으로 또한번의 승리를 쟁취하는 순간이다.
아 오늘도 편하게 앉아갈수 있는 퇴근길이다.
종료

 

 

앗 깜짝이야

오늘 아침도 이른 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중문을 열었다.
앗 깜짝이야!
뭐야 현관문이 말발굽이 내려진채로 활짝 열려 있다.
헐 밤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잤다는 건가
우리가 사마의를 맞는 제갈공명도 아니고 무슨일이란 말인가
내가 들어와 아직 잠자리에 있는 집사람에게 물었더니
내가 제일 나중에 들어왔으니 내가 열어 논거 아니냐는 말을 했다.
헉 뭔일이래..내가 어제 퇴근하면서 현관 신발들을
집안쪽을 향하게 정리는 한것 같은데
이곳으로 이사와 내가 문을 안닫고 온적이 없었는데 
무슨일이란 말인가
다시 아침 밥을 먹을때 안보이던 딸기우유가 보이던 것이 
생각나 누가 밤에 나갔다 온거 아니냐고 물어 보니
그건 몇일전 집사람 조카가 사다 논거란다.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뭐야 내가 치매라도 걸렸단 말인가?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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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이라는 피날레
(부제: 직원간의 불화에 대하여)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말을 연상시키듯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한사람의 전직이라는 
피날레로 그 끝을 맞이 했다.
현수퍼와 하이과장간의 불화를 말함이다.
감리라는 분야에서 서로의 경력이 출중하다는 점은 
의견의 충돌로 이어졌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현수퍼는 나이어린 하이과장이 대책없이 대든다는 
생각이 들었겠고 하이과장으로선 현수퍼가 나이많고 특급이라는 
위치로 고급인 자신을 그저 찍어 누르려고 한다고 느겼을 것이다.
몇번에 걸친 충들은 화해의 술잔을 나누었음에도 이어지다
결국에는 단장선에서 강제 화해가 이루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투던 그들에게 감리를 교체하라는 
발주처 공문은 그둘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하였다.
현수퍼가 바짝 꼬리를 내리면서 감정은 물속으로 가라 앉았다.
그렇게 대책없이 몇달이 지나갔다.
그러다 공기가 연장 되어 또다시 일년여가 그들앞에 주어졌다.
그러나 연장된 공기가 시작 되기전 하이과장이 
다른곳으로 가겠다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환송식이 있었다.
그자리에서 현수퍼는 그가 그렇게 짜르고 싶어하던 하이과장에게
축하한다고 술을 따르며 가족사까지 축하하는 행태를 보였다.
그의 말은 시원섭섭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들간의 불화는
결국엔 한사람의 전직이라는 피날레로 마무리가 되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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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의 후유증

평상시 출퇴근시는 새벽에 깨서 출근을 하고 있다.
그러다 연휴에는 늦잠을 자고자 했으나 루틴대로 깨버리니 피곤이 이어질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낮시간에 잠을 자고자 해도 그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또한 연휴라고 밤시간대 TV나 핸드폰을 늦께까지 시청하곤 했다.
하지만 그로인해 연휴 마지막날 제대로된 취침을 할수 없어 직장에 근무시간에 피곤함을 어쩔수가 없다.
젊었으때는 이런 문제로 골치를 썩힌 적이 없었으니 이또한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문제라고 사료되고 있다.
갈수록 잠의 질이 나빠지고 있으니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것이다.
어떻게 하면 좀더 향상된 루틴의 삶을 이어나갈수 있을까 고민스럽다.
종료

 

 

걷고 있는 사나이

한사나이가 한가로운 냇가를 걷고 있다.
물에는 겨울 철새인 오리들이 자맥질을 하고 있다.
그가 걸어가는 하늘은 푸른색과 하얀구름이 섞여 흐르고 있다.
사나이 곁으로 컬러풀한 복장을 갖춘 자전거운전자가 지나쳐가고 있다.
머지않아 이곳 둑방에도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게 되겠지
이런 생각에 사나이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지고 있었다.
종료 

 

 

펜드로잉 속근육 단련하기

언젠가 TV에서 펜으로 풍경을 쓱쓱 그려 내려가던 멋진분을 본적이 있다.
어려서 그림에 관심이 있던 사람으로서 와 멋지다
어떻게 펜의 단색으로 저렇게 멋지게 그릴수 있을까라고 감탄에 마지 않았다.
그러다 나두 한번 해볼까 하는데 전문가는 펜으로 똑바로
깨끗하게 그려 내려가는선이 나는 비뚤비뚤한것이 종착점을 찾아가기 어렵다.
그건 손의 속근육이 단련되지 않아서라고 하니 어디 한번 해봐야 겠다.
이것은 제천 어느집의 풍경이다.
파도리의 시골집 풍경이다.
이것은 봉명역 근처 근무지 부근의 길가 모습이다.
지저분한 마감과 정확한 비율을 찾기 어려우나
연습에 연습을 하다 보면 느지막히 찾아오는 새로운 취미활동에
이를 넣을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종료

 

 

좀팽이 속쓰리다

주말이다.
딸이 집에 온다고 했다.
집사람이 점심으로 비비큐 양념통닭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을 시키려고 한다.
순간 좀팽이씨가 배달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세상사람이 다 좀팽이씨 같으면 배달 플랫폼은 이미
모두 망하고 없을것이다.
공원 산책후 통닭은 받아 오기로 하고 겉옷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 
비비큐 꽃뫼노을마을점으로 들어섰다.
아줌마가 혼자 안에서 닭을 열심히 튀기고 있었다.
주문시간이 좀 남아 있어 대기 의자에 앉자니 남자가 한명 들어
오더니 주방으로 들어간다.
좀팽이씨는 기분이 좀 상한다.
손님이 있는데 멀뚱멀뚱하니 그냥 들어가니 말이다.
그러디 시간이 돼서 양념통닭을 가지러 왔다고 전화번호를 말하니
주문된게 없다고 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화서점에다 주문해다고 했다.
여기는 꽃뫼노을마을점이다.
민망한 마음에 왜그러냐고 전화에다 볼멘 소리를 하면서 노을점을 나섰다.
그렇게 배달비를 지급하고 말았다.
일요일이다.
딸이 감기기운이 있다고 했다.
좀팽이씨에게  산책나갈거면 와플좀 사오라고 했다.
좀팽이씨가 비도오고 귀차니즘이 몰려와 한번 튕겨 보았다.
다시한번 딸이 원하는데 사다주지 않냐고 할것을 기다렸는데 조용하다.
옷을 갈아 입고 거실로 나가니 이미 배달 주문을 했다고 한다.
허걱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배달비를 아끼지 못했다.
어제와 오늘 배달비만 아겼어도 파도리땅 일제곱센티는 구매할 돈을 모았을텐데
좀팽이씨는 속이 쓰렸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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