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8월초 원장님의 휴가 기간이다. 딸들은 스캐쥴이 따로 다 있다. 나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작년에 이어 제천에 있는 손윗동서네 별장에가서 피래미 낚시를 하기로 하였다. 출발하기전 잔기적떡, 삼겹살을 구매 했다. 콩물은 물량이 떨어져 살수가 없었다. 하양이를 타고 출발 했는데 네비가 영동고속도로를 바로 타지 않고 용인까지는 국도로 안내한다. 휴가철이라 고속도로에 차량이 많을것이다. 역시나 고속도로는 저속으로 가고 있다.
용인휴게소
신림 농협에서 과일을 사려고했으니 집에 다 있다고하여 그냥 차를 몰아 갔다.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나니 전국이 폭염상태이다. 이곳도 예외일수는 없다.
옥전리 다리밑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처형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낚시대를 메고 냇가로 향했다. 자신감있게 낚시대를 냇가에 담갔으나 처음 2마리가 잡힌것외에는 입질이 전혀없다. 그리고 자꾸 낚시 바늘이 엉켜서 그걸 푸느라 다쳤던 왼쪽 검지에 통증이 있고 붓기 시작한다. 분하지만 돌틈에 앉아서 원장님이 낚시하는걸 바라보고 있는데 왠걸 줄줄이 피래미를 낚고 있다.
엉클캠핑장옆 냇가
아...나에게서 올해는 어신이 떠나간 모양이다. 원장님과 처형이 잡은 피래미를 손질해 집에가져와 씨래기와 방아잎을 넣고 매운탕을 끓였다. 방아잎 향이 쎈것을 걱정했으나 간을 맞추니 달착지근 매콤한 매운탕이 먹을만 하다
보기에는 그래도 맛은 괜찮은 매운탕
매년 느끼는거지만 귀찮을 만도 한데 언제나 두팔벌려 환영해 주고 같이 놀아 주는 처형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덕분에 올해도 시원한 냇가에 발을 담그고 매운탕을 먹으며 보낼수 있었다.
7월 마지막 주말 장마가 끝났음인지 비는 뜸한데 더위는 극심해 지고 있다. 텃밭에 잠시 둘러보러 갔다 오는데도 땀이 비오듯하니 감히 어디 갈생각을 못한다. 간다면 스타필드정도 인데 안이 시원하긴 해도 사람이 인산인해이니 좋은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보고싶은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도 다음달이나 개봉을 하니 시원한 에어콘 아래서 머무는게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때마침 OTT에서 극장에서 못본 "파묘"를 한다니 시원하게 에어콘 틀고 암막 커튼 치고 팝콘 하나 놓고 영화를 보기 시작 했다.
영화는 매체에서 떠들어 대서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고 중반 까지만 해도 어느정도 공포감을 가져다 주고 있지만 일본 오니가 나오고 쇠말뚝이 나오며 지관이 애국자라는 뜬금포는 이야기를 식상함 그자체로 흐르게 한다. 천만이 넘었다는 영화에 대해 실망감이 커지는 순간이다. 금요일의 실망감을 만회하고자 토요일엔 SNS를 조회해서 강력추천한다는 공포영화에 도전을 하였다. 영화 제목은 "제인도"였다.
시체 부검소를 대물림 한다는 설정은 우리에겐 무척이나 생소하지만 이 영화 역시 중반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한다. 헉 그러나 마녀라는 말이 나오면서 이또한 식상함으로 빠져 들고 만다. 일요일 아침 모두 늦잠을 자고 있는데 또다시 으스스한 영화에 도전을 하였다. 이번의 제목은 "헬홀"이라는 폴란드 영화다.
이것도 경찰이 수도원에 위장 잠입해 실종사건을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기현상을 다루고 있다. 참나원 그런데 이영화 역시 후반에 거대한 염소가 나타나면서 공포가 아닌 코미디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면서 끝나고 만다. 한여름 무더위속에세 본 금,토,일의 세편의 추천한다는 공포영화들이 모두 중반 까지는 괜찮은 편인데 왜 후반으로 가면서 그 힘을 잃어 버리는지를 보면서 역시나 극본을 쓰는건 너무나 어렵고 웬만한 이야기는 모두 세상에 나와 있으니 식상함에서 벗어날수 없음이 함정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스치듯 들었다.
금요일의 열차는 다른 날보다 더욱 한가하다.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 있으니 다른 사람들의 몸간섭 없이 편하게 한숨 자면서 갈수 있다. 서정리 쯤일까..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4명이 타더니 같이 앉을 자리를 찾아 이러저리 방황을 했다.
그러나 아주 친절한 사람들이 4명이 앉을 좌석을 일렬로 비워 둘리는 만무하지 않겠는가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둘씩 떨어져 앉아서 평택까지 가더라 그러다가 한명이 돌아 다니며 심각하게 논의를 하더니 모두 일어서 성환에서 내리기로 한모양 이었다. 아마도 수원으로 가야할껄 천안 방향으로 잘못 탄듯 하였다. 내가 풍경을 살펴보다 그애들이 앉아 있던 자리에 마스크가 떨어져 있는걸 발견해 가르쳐 줬다. 다시 문앞에 서서 서로 수다 떨면서 언니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라고 하는 그아이들 발밑에 교통카드를 발견하였다. 손으로 카드를 가르켜 줬더니 그중 한명이 꾸벅 인사를 하며 줍더라 방학이 시작되면서 친구들끼리 놀러가는듯 한데 안타던 열차를 타니 방향이 좀 헷깔리고 정신이 산만스럽겠지만 뭐 그게 대수겠는가
20, 30분 늦는다 해도 그저 재미 있게 놀수있는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아무일도 아니리라
밀운불우는 대개의 경우 정치적 색채가 짙게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할것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그냥 글자 뜻대로 믿어 보기로 했다. 장마철 일기예보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고 되어 있으나 잠깐 폭우가 내린후 햇볕이 나는 경우가 많아 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구름은 많으나 비가 오지는 않는다. 며칠새 우산을 들고 다니느라 팔이 고생을 했으니 그냥 나가볼 샘이다. 우거진 가로수 밑을 지나갈때면 잎에 고여 있던 물이 간간히 한두방울 떨어질뿐 그곳을 벗어나면 비는 오지 않는다. 걸어가는 길도 배수가 잘돼서 인지 여름 신발이 젖어서 느껴지는 축축함은 없다. 후덥지근 하지만 그래도 아침 공기가 신선하니 씩씩하게 걸어 나선다. 그러다 우산을 펴고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니 비도 안오는데 왠 우산이람"이라며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질책을 해본다. 전동차에 올라 탈때까지 거짓말 보태 빗방울은 한개도 내리지 않았다. 오늘따라 자리운도 좋아 편하게 앉아 가고 있었다. 그러다 송탄쯤 다다랐을때 환하던 밖에 어두워 지고 있었다. 안개가 낀것인가를 의심하고있는데 전동차 차창 너머로 물이 번지기 시작한다.
큰일인걸 오늘은 꼼짝없이 봉명역에서 내려 근무처까지 비맞으며 걸어갈수 밖에 없겠는걸 하면서 그래도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에 돈을 투자할 의향은 전혀 없었다. 또다른 맘으론 이제서 평택이니 봉명역에 도달하면 운이 좋게 비가 맘출수도 있겠지라며 나의 운을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려 놓고 있었다. 성환, 직산,두정역에서 정차할때마다 초초하게 밖을 내다보니 비는 계속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드디어 봉명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 밖으로 나가 보니 가늘어 졌어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비 안맞을 운은 없는 모양이다.
그저 영화 클래식의 손예진 조인성 처럼 겉옷으로 머리를 가리고 바람처럼 뛰어 갈 뿐이다. 오늘은 밀운불우가 아니라 밀운하우(密雲下雨)가 틀림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