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킬거리며 상상하기 3
오후 5시 정각에 퇴근하여 근무처를 나서 전동차에 몸을 실어 부렀어.
화서역에서 내려 여섯시쯤 화서체육센터를 지나다 보면 1층에서 탁구하는 사람들의
악따구니와 위층에서 들리는 징헌 장구소음이 내 신경을 긁었지
어느 사람은 허벌라게 일하고 허겁지겁 퇴근하기 바쁜데 다른이들은 퇴근시간전에
탁구라켓을 잡고 신나게 놀고 자빠졌시니 세상사 이건 좀 불공평한거 아니냐구
그럼 여기서 그들은 어떻게 남들 퇴근도 하기전에 룰루랄라 할수 있는건지에 대해
킬킬거리며 상상을 좀 해보장께요.
나혼자씨는 지난해 회사에 사직서를 던져불고 현재 탱자탱자 상태지.
그도 처음엔 다른곳에 취업을 해보기 위하여 이력서를 이곳저곳에 허벌나게 제출 해봤으나
어중간한 중년 나이에 헐줄아는게 없는 사람을 뽑아줄 회사는 아무데도 없었지.
그렇다고 마냥 집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응께 노년에도 취업이 잘된다는 라이선스 공부를
해보려고 도서관을 댕기기 시작혔지.
하지만 않던 공부가 눈에 들어올리 없고 음주가무에 쩔어버린 뇌가 정상 작동을
할리가 없지 않컸어.
도서관을 나와 휘적휘적 바람 쐬이려고 공원으로 나오다 체육회관에서 핑퐁하는 소리가
들려왔지.
물어보니 주중에는 세시간에 1200원으로 사용료도 아주 저렴했지라.
그렇게 체육회관을 드나들다 인간들 퇴근전엔 사용자가 적어서 쉽게 탁구대를 차지할수 있었고
같은 처지의 미스터 박과 만나 즐겁게 땀을 흘릴수 있어 허벌라게 좋았당께
오늘도 나혼자씨는 도서관에서 허부적대다 체육회관에서는 있는 악다구니를 다지르며 활력을 찾고 있었당께
너바람씨는 오십대 아자씨로 자영업으로 일식 덮밥집을 하고 있는데 장사는 징허게 잘되고
있었으나 하루종일 작은 가게 주방에 갇혀 지내다 보니 건강도 말이 아니고 젊었을땐
애씨들한테 인기도 있었다고 자부했는데 이제는 마누라외에는 본인한테 말걸어 오는 애씨들이 한명두 없었지라.
물론 홀서빙은 와이프가 도맡아 하고 있으니 시간이 잠시 날때 오토바이로 휘이익 하고
배달하는게 낙이었으나 그것도 요즘 배달앱들이 우후죽순 생긴후론 할수 없었당께.
모처럼 쉬는날 가게앞 공원으로 나섰다가 탁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고 무엇엔가 이끌려
탁구를 배워보고자 했는데 워낙 배우자는 사람들이 밀려 있었지라.
낙담하고 있을때 혹시 탁구 배우러 오셨어요라고 등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 왔지.
돌아봤을때 귄한 아줌마가 거기 서있었지
그아줌마는 이곳 체육센터에서 남편과 같이 탁구를 배운후 그재미에 폭빠져 계속 나오고 있으나 같이
나와줘야할 남편이란 작자는 집 쇼파에서 곰처럼 누워 겨울잠만 자고 있으니 나가 누구라도 꼬셔서 같이 탁구를 해야겠다고 나선 참이었지라.
그런 그녀가 꼬시기에 적합한 어리숙해 보이는 너바람씨를 선택한것이었지.
그후로 주방에 있던 너바람씨는 오후 브레이크타임이면 바로 체육회관으로 쫏아가 이쁜 아줌마랑
정신없이 탁구를 하고 있었지
저녁 장사를 준비해야함에도 돌아오지 않는 너바람 때문에 속을 상하고 있는 와이프 입장은
전혀 안중에도 없어지고 있었지라
흐미 이인간을 어쩔것이여
죽여 말어
킬킬거리며 상상하기 3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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