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비가오고 백로마져 떠나버린 여기산의 나무들은 잎을 떨구며 겨울을 준비 하고 있다.
서호공원으로 산책을 나서니 흐린날씨에 단풍나무는 붉은 잎을 더욱더 짓붉게 만들고 있다.
떨어져 있는 낙옆은 밟으며 걷는이를 한없이 비평없는 감상주의로 빠져들게 한다.
서호 유입구 주변에는 백로, 가마우지, 오리가 끝없이 먹이를 기다리며 서있다.
호수주변 길로 발을 내딛다 보니 중앙에 있는 섬의 나무들도 훤해 지고 있다.
그러다 어디선가 왁자지껄하게 한바탕의 소란이 일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늘을 시커멎게 할정도의 새떼다.
나중에 찾아 보니 흰빰검둥오리일 것으로 추정 되는 무리가 섬중앙을 휘감으며 몇바퀴 돌아
물로 내려 앉고 있다.
그야말로 때맞춘 장관에 나의 눈은 휘둥그래질 수 밖에 없다.
일사분란한 착륙이 있은지 얼마후
처음 떼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견줄만한 오리떼가 또다시 몰려와 그옆으로 내려 앉는다.
그들 서로간에는 가까이 하지 않고 따로 무리를 이루고 있다.
오리떼를 무질서하다고 봤으나 자세히 보면 질서가 확실히 확립되어 있다.
그들의 비행쇼를 보고난후 농업박물관 운동장으로 가보면 열매와 잎이 모두
붉은색을 띠고 있는 남천이 한무리를 이루고 있다.
한켠의 큰 느티나무를 살펴보며 농업박물관으로 향하니 아직 준비중인 내부에
상추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얼핏 보이고 있다.
요즘같은 만추에는 어딜가나 자연이 짙은색을 띠고 있으니 따로 수채화를 그리지 않더라도
그기분을 만킥할수 있어 좋을수 밖에 없겠다.
서호공원 둘러보기 (in late autumn).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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